돈을 조 단위로 벌어들이는 온니팬스의 미친 수익구조 (번역)

비록 비상장사이긴 하지만, 온니팬스를 서비스하는 페닉스 인터내셔널(이하 “온니팬스”)은 영국 회사이므로 그 사업과 운영에 관한 특정 정보를 공시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공시 자료들은 제한적이고 2023년 11월 30일까지만 다루고 있지만, 온니팬스의 매출, 이익, 규모, 경쟁력, 영향력 등은 충분히 드러납니다.

이런 내용을 보면, 온니팬스는 2010년 딥마인드 이후 영국에서 탄생한 가장 성공적인 회사이자, 틱톡(뮤지컬리에서 2014년에 시작) 이후 가장 중요한 미디어 플랫폼이며,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 중에서는 아마도… 역대 최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24년, 온니팬스는 총매출 63억 달러(한화 9.1조 원)를 올렸는데, 불과 5년 전 3억 달러였던 걸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입니다. 물론 지금은 그 덩치가 너무 커져서 팬데믹 시절만큼의 성장률은 다시 나오기 어렵겠지만, 2023 회계연도엔 매출이 전년 대비 19%나(약 11억 달러, 한화 1.5조 원) 증가했습니다. 2022년의 매출 증가가 7.5억 달러였으니, 이번 증가율은 그보다 3%포인트 높은 셈입니다.

온니팬스가 주로 구독 요금제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 소비자가 온니팬스에 지출하는 금액의 60% 이상이 건별 구매에서 나옵니다. 더군다나 이건 어떤 <캔디 크러시 사가>에 쓰는 것 같은 소액 결제도 아니고, 종종 수십 달러 이상이 들어가는 추가 구매 형태죠.

실제로 구독 매출은 2021년 이후 9% (대략 2.3억 달러) 늘어난 반면, 트랜잭션 쪽은 70% (약 16억 달러) 증가했고, 이것이 전체 성장분의 88%를 차지합니다.

현재 온니팬스 매출은 폰허브(PornHub), 브래저스(Brazzers), 레드튜브(RedTube), 유폰(YouPorn), 엑스튜브(XTube)를 보유한 포르노 대기업 아이로(Aylo, 이전 이름 MindGeek)의 2배 정도로 추정되고, 등록된 유저는 3억 명을 넘는다고 합니다(물론 이들 전부가 유료 가입자이거나 활발히 활동 중인지는 불분명합니다). 매출의 3분의 2는 미국에서 발생하며, 영국과 유럽을 합치면 16%, 나머지 17%가 그 외 지역(Rest of World)이 차지합니다.


온니팬스는 지난 5년 동안 200억 달러(약 30조 원)가 넘는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러한 매출 성장은 1) 온니팬스라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온니팬스”라는 말이 ‘개인적인(친밀한) 크리에이터 구독’을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상황까지 됨), 2) 카디 비, 벨라 손, 데니스 리처즈, 카멘 일렉트라, 라르사 피펜, 타이가, DJ 칼리드와 팻 조 같은 유명 크리에이터(일부는 음란 콘텐츠를 업로드하지 않음)의 합류, 그리고 3) 여러 포르노 시장 선도 업체들이 규제에 의해 대규모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강제된 환경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또한 레딧, 텀블러 등이 음란물을 금지(혹은 사실상 금지)하면서 시장에 공백이 생기기도 했고, 대규모 팔로워를 가진 크리에이터들이 팬들을 다른 대안 플랫폼으로 적극 끌어가는 분위기도 생겼습니다. 더 폭넓게는, 현재 많은 온니팬스 크리에이터들이 레딧, 이머저(Imgur),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터를 “온니팬스로 유저를 유입하는 전초 기지”로 쓰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소셜 플랫폼들은 크리에이터들이 다른 서비스를 홍보하거나 결제 유도를 하면 제재를 가하곤 하는데(혹은 아예 유사 기능을 자사 플랫폼에 도입해 경쟁하려 하기도 하죠), 온니팬스는 본질적으로 포르노 쪽이고, 주요 소셜들은 음란물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그냥 적당히 규정만 지키면 묵인하는 식입니다. 게다가 소셜 플랫폼 입장에서도 온니팬스 크리에이터가 만들어내는 바이럴 콘텐츠가 이득이므로, 굳이 막으려 하지 않죠.

온니팬스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바로 80%라는 높은 크리에이터 수익 배분율입니다. 제작사나 에이전시를 통해 일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몫을 가져갈 수 있죠.

결과적으로, 온니팬스는 포르노 산업 전반을 서서히 흡수해가고 있습니다. 창작자와 포르노 배우들 모두 여기서 더 많은 수입을 얻고, 더 안전한 환경에서, 더 많은 자율성을 누리며, 팬들에게도 훨씬 진짜 같고 특별하며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참고) 온니팬스가 80%의 높은 비율을 줄 수 있는 건, 앱 스토어 과금(App Store billing)을 전혀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앱 스토어가 있었다면 매출의 15~30%를 떼갈 텐데, 여기서는 그럴 일이 없죠). 게다가 iOS 앱 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 모두 음란물 관련 앱을 아예 허용하지도 않고요.

대부분의 미디어 플랫폼이 이 정도 제한이면 손발이 꽁꽁 묶이겠지만, 온니팬스는 사진과 영상, 메시지를 브라우저로 보는 데 아무 문제 없으니 괜찮습니다(대부분의 게임은 브라우저로 구현하기 어렵지만요).

일반적으로 앱은 사용자 경험이나 결제 과정에서 확실히 편하지만, 온니팬스 유저들은 브라우저로 접속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크게 개의치 않는 편입니다. 카드번호 직접 입력하는 수고로움도 마찬가지죠(사실 캐주얼 게임이나 전자상거래에서는 이런 점이 장벽이 될 수 있지만, 온니팬스에서는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지난 5년간 온니팬스 크리에이터들이 가져간 누적 수익은 150억 달러(약 20조 원)가 넘고, 2023년에는 연 53억 달러를 벌었습니다(전년 대비 19% 증가).

비교하자면, 2023-2024 시즌 NBA 선수단 전체 연봉이 49억 달러, 프리미어리그 전체가 53억 달러 안팎, NFL 연봉 상한은 72억 달러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들 리그는 선수가 각각 500~1,700명 수준이지만, 온니팬스 크리에이터는 410만 명에 달합니다.

또 프로 스포츠 리그는 아마추어/대학/하위리그 등 거대한 저변 중 극히 우수한 선수만 모으는 구조이지만, 온니팬스는 은행 계좌만 있으면 누구든 참여 가능하죠. 그리고 보통 이런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플랫폼은 수익이 상위 크리에이터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창작자는 수익이 미미하고, 상위 극소수는 천문학적 수익을 거둡니다(주요 리그가 아닌 곳의 선수들의 연봉이 낮거나 사실상 없는 것과 유사합니다).

유튜브(YouTube)는 전 인류 사상 최대 규모의 동영상 플랫폼이자 매출도 가장 큰 편인데, 지난해 크리에이터에게 100억 달러 이상을 지급했습니다(온니팬스의 2배입니다. 그런데 유튜브 매출은 온니팬스의 4.5배에 달하죠).

유튜브의 크리에이터 수익배분 비율은 55% 정도이고, 모든 광고 수익이 크리에이터 몫으로 가는 것도 아니며, 유튜브 쇼츠는 55%가 아니라 45% 정도 배분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약 30% 수준이라고 추정됩니다.


미스터비스트(MrBeast)처럼 유튜브에서 최고 인기인 크리에이터는, 메인 채널에서 올리는 1,520개 영상 각각으로 “대략 수백만 달러”씩 광고 수익을 번다고 합니다. (물론 다른 채널도 100개 넘게 운영하지만 조회수는 비교적 적습니다).

2024년 그가 유튜브에서 벌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 1억 달러 정도라는데, 이는 유튜브에 있는 1.1억 개의 활동 채널 중 대부분을 다 합친 것보다 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평균’ 유튜버의 수입 같은 건 비교 대상조차 안 되는 셈이죠.

수치적으로 보면, 온니팬스 크리에이터 1인당 연평균 총매출은 약 1,800달러 정도인데, 그중 약 1,450달러가 크리에이터의 실제 수익으로 잡힙니다. 그런데 예전에 온니팬스가 내부 크리에이터 대시보드에서 공개했던 통계에 따르면, 상위 0.1% 크리에이터는 상위 1% 평균보다도 15배 더 많이 벌고, 상위 10% 평균보다는 100배 더 번다고 합니다. 그보다 낮은 구간과 비교하면 수천~수만 배 차이날 가능성도 있겠죠.

2020년 어느 연구(워싱턴포스트에서 지난해 인용)에 따르면, 상위 10%가 전체 매출의 73%를 가져간다고도 합니다(그렇다면 해당 인원이 대략 36.5만 명이고, 이들이 작년에 39억 달러를 받아갔으니 1인당 1만1천 달러 정도).

상위 1%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33%라면, 3만6,500명이 18억 달러를 벌고 있으니 1인당 약 4만9천 달러네요. 그리고 상위 0.1% 크리에이터가 전체 매출의 15%라면(3,650명, 8억 달러, 인당 22만 달러?), 그리고 0.01% 크리에이터가 6.8%(365명, 3.61억 달러, 인당 100만 달러?) 정도가 됩니다.

온니팬스 측은 실제 분포를 밝히지 않았고, 위 두 자료도 상호간 일치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연 1천만 달러(150억 원) 이상 버는 크리에이터들도 실제 존재한다고 하니, 이들은 더 높은 수준일 테지요.

(위 사진) 크리에이터 배드 바비(Bhad Bhabie)가 본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온니팬스 대시보드 스크린샷


이는 2021년 배드 바비 온니팬스에 가입한 첫 해의 기록, 2022년 4월과 2024년 7월의 누적 수치 등을 보여주는데, 독자 검증을 거치진 않았으나 총매출이 7천만 달러를 넘고, 배드 바비가 실제로 받은 금액은 5천7백만 달러에 달함을 시사합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은 특정 유저에게 개별적으로 메시지를 판매(pay-per-view)한 거래에서 발생했다고 합니다(여기에는 맞춤형 오디오/비디오 콘텐츠를 포함할 수도 있음).


이렇게 쏠린 분포는, ‘팬’ 측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등록된 팬(소비자) 계정은 3억500만 개가 넘는다고 하지만, 모두 활발히 활동하거나 유료 구독자인 것은 아니겠죠. 단순 계산하면 창작자 1인당 팬 74명꼴이지만, 인기 최상위 크리에이터들은 수만~수백만 팬을 거느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온니팬스에서는 매년 24불 상당을 쓰는 팬 3억 명으로부터 매년 1,750 달러 이상을 버는 크리에이터 410만 명 이상이 존재합니다.

탑티어 크리에이터들이 즐겨 쓰는 기법 중 하나는 여러 등급(티어)을 두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무료 등급(Basic), 5달러짜리(Standard), 10달러짜리(Premium), 그리고 100달러짜리(VIP)처럼 점점 비싸지는 식이고, 여기서 추가 결제(예: 유료 메시지나 사진)는 또 따로 지불해야 하며, 심지어 가장 높은 구독자에게만 해당 상품을 먼저 오픈하기도 합니다.

구독자의 이탈을 줄이기 위해서, 이전에 올린 자료(백 카탈로그)를 오래 구독한 사람에게만 보이도록 설정한다든지, 최고 티어에 가입하면 창작자와 직접 대화할 수 있게 해주는 식입니다(이러면 맞춤형 요청을 받아 추가 과금을 유도할 수도 있고요). 물론 그 대화는 실제로 크리에이터 본인이 아닌, 매니저나 서포트 팀이 대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상위 크리에이터들은 연간 수백만 달러 버는 기업이나 마찬가지라, 수많은 VIP와 개인적으로 대화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

어떤 경우에는 이를 두고 “사기”라고 주장하는 소송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많은 팬들이 사진/영상 자체보다 창작자와의 ‘관계(친밀감, 대화)’를 사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참고로 최상위 계정들 중에는 노출 강도가 낮거나 아예 성인물이 없는 경우도 있고, 종종 패트리온(Patreon)이나 서브스택(Substack)에서 볼 만한 ‘콘텐츠’만 올리기도 합니다. 혹은 단순히 비공개 인스타그램을 유료로 공개하며, 추가 기능과 추가 결제를 소개하는 식일 수도 있습니다.


온니팬스가 총매출의 80%를 크리에이터에게 돌려주는데도, 회사는 상당한 수익을 남기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순매출은 13억 달러, 매출 총이익은 8.2억 달러였습니다(4.9억 달러의 ‘매출원가’ 중 절반 이상이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나머지는 대역폭이나 서버 비용일 것으로 추정).

모든 일반 비용을 제외하고 난 영업이익은 6.5억 달러(0.95조 원)로, 순매출 대비 50%, 총매출 대비 10%에 해당합니다. 최근 5년간 누적 영업이익만 17.4억 달러(2.5조 원)고, 이 중 4억 달러가 세금으로 나갔습니다.

온니팬스의 연간 영업이익

온니팬스는 2023년 직원이 단 42명으로 추정됩니다. 2년 전 61명에서 더 줄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1인당 순매출은 3,100만 달러(아마존·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의 13-28배), 인당 영업이익은 1,550만 달러(그들의 27-560배)에 이릅니다. 물론 수백 명의 계약직이 동원되긴 하지만, 그래도 엄청난 효율입니다.

온니팬스의 직원 수(왼쪽)와 인당 매출과 영업이익

2019년 이후 온니팬스는 두 명의 오너에게 11억 달러(1.5조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했습니다. 2023년에만 4.7억 달러를 줬죠.

사실 온니팬스를 2018년에 75% 지분으로 사들인 레오니드 래드빈스키는 이전에 포르노 라이브 스트리밍 회사를 창업했던 인물입니다. 그가 온니팬스를 막 인수될 당시까지만 해도 누적 이익이 100만 달러가 되지 않았을 걸로 추정되는데, 지금은 어마어마한 배당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온니팬스의 오너 두명은 도합 1.5조원을 배당금으로 받아갔습니다.

여러 해 동안 온니팬스와 직접 경쟁하는 플랫폼들이 등장했고, 일부는 크리에이터 수수료를 더 후하게 준다고 홍보합니다. 하지만 온니팬스가 구축한 양면 시장(크리에이터와 이용자)이 워낙 견고해서, 이 지배적 위치는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막대한 수익이 따라오고 있죠.

온니팬스의 매출과 영업이익. 덩치가 이미 커졌는데도 성장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온니팬스의 매출과 비용 구조
온니팬스의 주요 재무사항

마지막으로, “온니팬스 규모가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질 수 있을까?”를 생각해볼 때 흥미로운 이슈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이름을 바꾼 게 적절해 보이는) X가 이 분야를 공략할 때 온니팬스에 어떤 영향을 줄까 하는 건데요. 일론 머스크는 2024년 6월에 X에서 포르노 금지를 해제했습니다. 이것은 X가 유료 구독이나 유료 메시지 기능을 도입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있었던 일이죠.

둘째, 이미지/영상뿐 아니라 ‘개인화된 에이전트’ 등까지 포함하는 ‘생성형 AI’가 이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궁금합니다.

주의: 아래 영상들은 AI로 만들어진 성인 영상들입니다. 그 밑에 글은 이어집니다.

생성형 AI가 더 사실적인 대체물을 제공함에 따라 실제 인간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진짜 사람과 소통한다는 느낌이 더욱 귀해지고 값비싸질 수도 있겠죠.

어쨌든 “사용자가 원하는 걸 전부 맞춰주고,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AI 크리에이터”는 실존 인물과 달리 시차나 언어의 장벽 없이, 3D 등 확장된 형태로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상위 크리에이터가 보낸다는 개별 메시지가 이미 매니저나 서포트 인력에 의해 작성되거나, “맞춤형”이라고 소개되었지만 실제로는 재활용된 콘텐츠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미 LLM 모델들을 활용하고 있을 수도 있고요.

오히려 어떤 팬 입장에서는 AI를 더 ‘진짜’라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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