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머 아이쇼스피드(IShowSpeed)는 발트해 지역에서 핑크색 수프를 들이키고, 중국에서는 자동차에 감탄했다. 그의 투어는 국가적 프로파간다일까, 아니면 훌륭한 광고인 걸까?

지난주 유튜브 메가 스트리머 아이쇼스피드(본명 대런 왓킨스 주니어·20세)가 웃통을 벗은채 전용기에서 내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Vilnius)에 발을 디뎠다. 리투아니아 국가 재경부 장관은 활주로에서 그를 맞으며 차가운 분홍색 비트 수프 ‘샬티바르슈차이(šaltibarščiai)’ 잔을 건넸다.
구호를 외치는 팬들의 군중도 대기 중이었다. 틱톡·인스타그램·유튜브 팔로워가 총 1억 2,000만 명에 달하는 신시내티 출신의 이 스트리머는 보안 요원들과 함께 미니버스에 올라타 옛 궁전으로 향했다. 빌뉴스 시장은 그에게 치즈와 꿀을 대접했고, 젊은 리투아니아 여성 무용단은 전통 춤을 선보였다.
“이 전통 노래 가사는 심장을 찌르는 내용이에요.” 무용단 중 한 여성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팬들이 ‘스피드(Speed)’라고 부르는 그는 팬데믹 기간 동안 격렬한 장시간 라이브로 유명세를 탔다. 게임에 가감없이 분노를 드러내고, 람보르기니를 뛰어넘고, 갑작스러운 백플립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최근 그의 진정한 스타 파워는 글로벌 투어에서 나타난다. 그는 외국에 번개처럼 들러 명소를 둘러보면서도 10대 팬들에게 둘러싸인 채, 그 모든 과정을 라이브로 스트리밍한다.
스피드의 틱톡 시대 여행기는 종종 혼돈 그 자체가 되고 말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그럼에도 이를 반길 수 밖에 없게 됐다.
올봄 중국을 2주간 돌며 최첨단 스마트폰과 고급 자동차에 찬탄을 보내던 그의 영상은 대박을 터뜨렸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를 “디지털 시대의 마르코 폴로”라 칭송했다.
“미국이 반중(反中) 선전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도 … 인플루언서 아이쇼스피드에게 무너졌다.”
중국 신화통신은 유튜브 댓글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이번 달 차례는 리투아니아였다. 이 발트해 국가는 스피드의 다음 모험이 북동부 유럽을 관통할 것이란 소식을 듣자, 관광 당국이 그를 위해 투창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와 원반 던지기, 14세기 갑옷 차림의 검술 체험, 리투아니아 최고 탑 꼭대기 테라스 걷기 등 이례적 일정을 급히 꾸렸다.
또한 스피드에게 약 2만 3,500달러 상당의 사례비를 제안하고 미니버스·간식·경찰이 지원하는 경호 인력 10명 등에 8,000달러를 더 썼다.

“우리는 세계의 10대들에게 런던과 바르셀로나 같은 도시뿐 아니라 빌뉴스도 ‘정말 멋지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들을 어떻게 만날까요? CNN은 안 보잖아요. 틱톡을 보죠.”
빌뉴스 관광청의 악빌레 레사우스카이테-후(Akvilė Lesauskaitė-Hu)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해당 스트림은 한때 동시 시청자 11만 5,000명 이상을 기록했고, 클립은 수백만 회 재생됐다.
스피드가 벌인 이 광란의 투어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라 불리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비즈니스가 어떻게 전통적인 문화·권위·명성의 서열을 뒤흔들며 새로운 셀럽 계층을 탄생시켰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각국 정부가 거대한 팬덤을 보유한 크리에이터를 국가적 차원의 소프트 파워 전략으로 활용하며, 세계에 자국을 보여주는 방식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국가 브랜딩을 추진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스피드가 중국·사우디아라비아 등지를 다소 피상적으로 방문하는 모습은 그저 그 나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홍보하는 프로파간다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가 복잡한 현실과 마주하기보다는 표면적인 매력만 전했다는 지적이었다.
이러한 지적은 오히려 국가적으로 더 큰 야망을 불태우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은 지난달 팔로워 30만 명 이상인 미국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해 10일간 전국 투어 비용을 전액 지원하며,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 영상을 제작하는 ‘협업 스토리텔링’을 추진했다.
크리에이터들의 팬과의 ‘정서적 자본’은 “많은 정부가 활용하고자 하는 희소 자원”이 되었다고 호주의 디킨대학 자오쉬(Jian Xu) 부교수는 말했다. 스피드는 “수익성 높은 중국 시장을 노렸고 … 중국 정부는 이를 ‘얻어걸린’ 기회로 효과적으로 활용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문화를 연구하는 인류학자 크리스털 아비딘(Crystal Abidin)은 이제 영화배우에 견줄 만한 인기를 지닌 인플루언서를 정부가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스피드가 중국에서 보여준 텐션은 그가 보여왔던 전형적 모습이며, 팬들이 기대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중국이라는 국가를 인스타그램 릴스 속에 미화·대중화한다는 이 아이디어는, 스피드 같은 인플루언서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이에요. 그게 프로파간다인지, 훌륭한 광고 정도인지는 별개의 문제지만요.”
빌뉴스 출신으로 군수 산업 회사의 영업 매니저로 일했던 25세 포빌라스 콘드라타비치우스(Povilas Kondratavicius)는 3년 전 틱톡에서 처음 스피드를 보고 그의 높은 텐션과 운동 능력에 감탄하며 꾸준히 시청해 왔다.
그는 스피드의 중국 영상을 보며 그는 자신이 후진적이고 권위주의적이라고 배워 왔던 나라가 실제로는 상당히 발전했고 문화적으로 풍부하다, 최소한 그래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스피드가 스트림에서 리투아니아 방문을 예고했을 때, 콘드라타비치우스는 국가 관광개발청에 이메일을 보내 “중국의 본보기를 따르라”며 그의 방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건의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리투아니아가 최고의 이미지를 남기도록 하는 것이 “국민으로서의 의무”라고 말했다.
“우리는 정말 작은 나라인데다 동유럽에 있어서, 그것만으로 나쁜 평판을 얻곤 해요.” 그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제 세대와 알파 세대에게 스피드는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예요.”
이메일을 받은 뒤, 당국은 빌뉴스·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 스피드의 발트해 투어 도시의 관광청들과 회의를 열어 긴급 계획을 수립했다고 레사우스카이테-후는 전했다.
스피드는 에펠탑 근처 왕좌에 앉은 모습을 담은 온라인 포스터로 투어를 홍보했지만, 정확한 방문 날짜는 라트비아의 유명 틱톡 스타 매니저의 제보 덕분에 불과 일주일 전에야 알 수 있었다.

스피드 팀은 취재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피드는 라이브에서 보안팀이 공공의 소란을 피하기 위해 계획을 막판까지 비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당국이 파악한 계획은, 스피드가 하루 만에 발트해 3개국 수도를 모두 돌며 각 도시에서 몇 시간만 보내고 전세기로 다음 도시에 이동한다는 것이었다.
그가 이날 아침 에스토니아에서 라이브를 시작하자, 리투아니아 관계자들은 그가 소소한 환영 정도를 받을 것이라 예상하며 지켜봤다. 에스토니아 문화는 “매우 스칸디나비아적이고 … 매우 절제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스피드는 가는 곳마다 인파에 둘러싸였다. 군중으로 붐빈 해안 선착장은 붕괴되기까지 했으며, 스피드는 수상 스쿠터로 극적으로 달려갔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스피드가 오후 늦게 빌뉴스에 도착했을 때, 공항 밖과 도심에는 이미 비를 맞으며 그를 기다리는 군중이 모여 있었다. 그의 촬영 담당이자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인 슬립즈(Slipz)는 맥도날드 로고가 뒤덮인 반바지와 도톰한 슬리퍼만 신은 스피드를 밀착 촬영했다. “리투아니아, 우리가 왔다!” 그는 나라 이름을 잘못 발음하며 외쳤다.
스피드는 말쑥한 정장을 입은 루카스 사비츠카스(Lukas Savickas) 경제·혁신부 장관과 악수했고, 1992년 동메달을 거머쥔 리투아니아 올림픽 농구대표팀에 그레이트풀 데드가 선물했던 것과 같은 타이다이 셔츠를 받았다. 이는 국가적 자부심의 상징이다.

이후 스피드는 민요 춤, 농구, 군인들과의 중세 검투, 리투아니아 마술사 만남, 열기구 비행 등을 번갯불처럼 이어갔다.

“와, 빌뉴스 TV 타워 꼭대기에서 리투아니아 전체를 봐봐. 진짜 쩔어” 그는 빌뉴스 TV 타워 정상에서 말했다.
그의 발트해 질주는 라트비아 등 일부 현지인들의 불만을 샀다. 그는 라트비아 독립전쟁(1918) 전몰병사들을 기리는 자유 기념탑에서 백플립을 하고, 국영 라디오 건물 발코니에서 팬들과 노래를 불렀다.
한 라트비아 기자는 “어떤 규제로도 통제되지 않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라트비아 방송의 중심에서 그의 힘을 과시했다”며 현대 미디어 변화를 암시하는 불길한 상징이라고 썼다.
그러나 가장 큰 논쟁은 비용을 둘러싼 것이었다. 리투아니아는 스피드 팀에 2만 유로(약 2만 3,500달러)를 제안했고, 다른 발트해 국가들도 유사한 패키지를 제시했다. 이에 스트리머와 그 스탭들에 공공의 자금을 투입할 가치가 있는지를 두고 현지 언론에서 논쟁이 일었다.
리투아니아 일간지 카우노 디에나(Kauno Diena)의 칼럼니스트는 그 돈이 경제를 자극할 수도 있었지만 결국 미성년자—“경제적으로 비활성화된 사람들로 아직 확립되지 않은 관점과 산발적인 니즈를 지닌”—를 주 관객으로 한 행사에 쓰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이들은 여행사 빌보드나 TV 광고 비용과 비교하면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리투아니아 언론인 안드리우스 타피나스(Andrius Tapinas)는 페이스북에 “이 정도 글로벌 인지도는 베팅할 만하다”며, 특히 “다른 방법으로는 관심을 끌 수 없는” 젊은 세대에게 효과적이라고 썼다.
“이제 부모들은 자녀들이 무엇에 열광하는지 직접 봤고, 어젯밤 저녁 식탁에서 대화거리라도 생겼을지 모른다.” 그는 리투아니아어로 적었다.

브랜딩을 넘어 일부 발트해 주민들은 이 돈이 국가 안보에 대한 투자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상황에서 국제사회에서의 국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빌뉴스 컨설팅의 공동 창립자 게디미나스 우쥬쿠라티스(Gediminas Užkuraitis)는 리투아니아 공영방송 LRT에서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 국가’ 이미지를 지닌 만큼, 국가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미국 대중이 ‘리투아니아를 지킬 가치가 있나’라고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소한 우리 나라 이름을 들어본 적은 있어야 하죠.”
약 12시간의 스트리밍을 마친 스피드는 17세기 저택을 개조한 호텔 파차이(Hotel Pacai)에서 리투아니아와 작별 인사를 생중계했고, 청소년 팬들이 그의 차를 따라 달리며 배웅했다.
그는 다음 날 폴란드, 이어 슬로바키아와 프랑스를 방문하며 유럽 투어를 계속했다. 그 시점에 빌뉴스 SNS팀은 이미 그의 방문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아이쇼스피드가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 나타나 소소한 소동을 일으켰습니다. 10점 만점에 10점짜리 가치였어요.”
- 원문: 워싱턴포스트 https://www.washingtonpost.com/technology/2025/07/27/ishowspeed-streamer-darren-watkins-lithuania
- 기획& 편집: 뤽 (w/ 초벌 o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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