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시장의 절대 강자는 서브스택일지 몰라도, 비하이브가 일으키는 돌풍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지난 8월, CNN의 올리버 달시(Oliver Darcy)가 방송사를 떠나 미디어 산업 전문 이메일 뉴스레터 ‘스테이터스(Status)’를 창간하기로 결심했을 때, 그는 자신의 새로운 미디어가 판에 박힌 다른 뉴스레터들처럼 보이지 않도록, 그 외양과 분위기(look and feel)를 온전히 구현해 줄 플랫폼을 찾아 나섰다.
물론 뉴스레터 업계의 거인인 서브스택(Substack)이 있었다. 그곳엔 매튜 이글레시아스(Matthew Yglesias), 맷 타이비(Matt Taibbi), 록산 게이(Roxane Gay) 같은 스타 작가들이 포진해 있었다. 자신의 콘텐츠를 직접 서버에서 셀프 호스트하고자 하는 기술적인 사용자들에게 특히 매력적이었던, 오픈소스 대안인 고스트도 있었다.
그러나 달시의 선택은 서브스택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 중인 비하이브(Beehiiv)였다.
그는 2024년 8월 스테이터스를 창간했고, 이후 구독자 85,000명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구독자 중 일부는 뉴스레터 전체 열람을 위해 월 14.95달러를 지불하며, 덕분에 그는 올해 100만 달러가 넘는 연간 반복 매출(ARR;annual recurring revenue)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웹사이트 빌더 기능과 무한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템플릿을 갖춘 비하이브는, 마치 웹빌더 스퀘어스페이스에 창작자의 브랜딩이 가능한 화이트 라벨 뉴스레터 솔루션이 더해진 것과 같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폰트, 색상, 레이아웃, 서식 등 디자인의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

반면, 서브스택은 최소한의 서식 제어만 가능한 단일 기본 템플릿을 제공하며, 사용자 지정 HTML이나 스타일 오버라이드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서브스택은 세련된 미디어 사이트라기보다 최신 뉴스레터를 보여주는 소셜 미디어 피드에 가깝다.
달시는 서브스택의 형식적 제약에서 벗어나 스테이터스만의 뚜렷한 정체성을 원했고, 그래서 비하이브로 향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웹사이트와 이메일 모두를 하나의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으로 완벽히 통제하여 우리만의 고유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비하이브에서는 창작자의 브랜드가 최우선 순위라고 느껴집니다. 그들은 당신이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도록 힘을 실어주는 기술 플랫폼인 셈이죠.”
비하이브에 합류한 유명 인사는 달시뿐만이 아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칼럼니스트 조안나 스턴과 워싱턴 포스트의 ‘틱톡 가이’ 데이브 요겐슨도 최근 비하이브에서 뉴스레터를 시작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모델 애슐리 그레이엄, 저널리스트 캐서린 헤리지 역시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더 스킴(The Skimm), 타임(Time)지, 더 링어(The Ringer) 같은 미디어들도 마찬가지다.
운명의 장난인지, 서브스택의 공동 창업자인 해미시 맥켄지마저 비하이브에서 글을 기고한다. 그는 최근 저널리스트 래클런 카트라이트의 미디어 뉴스레터 ‘브레이커 미디어(Breaker Media)’에 ‘해미시의 핫소스(Hamish’s Hot Sauce)’라는 칼럼을 연재하기로 했다.

이 소식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며 유력 서브스택 작가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었다. (맥켄지는 이 기사에 대한 코멘트를 거절했다.)
카트라이트는 원래 서브스택에서 브레이커를 론칭하려고 논의했었지만, 맥켄지와의 개인적인 친분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비하이브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 친구가 제게 아주 날 선 문자를 보냈다고만 해두죠. 나중에 저녁을 함께하면서, 제게 왜 하필이면 그의 최대 라이벌 플랫폼으로 갔는지에 대해 20분 동안 실컷 불평을 쏟아내게 놔뒀습니다.”
비하이브가 일으키는 돌풍은 디지털 미디어의 지각변동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카트라이트와 달시 같은 인재들을 배출했던 전통 언론사들이 독자층 이탈과 AI라는 실존적 위기에 직면하는 동안, 뉴스레터 기반 미디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몇 년째 꾸준히 증가해왔다.
서브스택은 최근 1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11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뉴스레터 시장의 지배자 자리를 굳혔다. 이제 비하이브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핵심 기능은 유사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서브스택이 수익의 1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반면, 비하이브의 CEO 타일러 덴크(Tyler Denk)는 훨씬 더 ‘창작자 친화적인’ 모델을 제시한다.
비하이브는 구독자 1,000명 기준 월 43달러에서 시작해 10만 명 기준 404달러에 이르는 합리적인 월 구독료만을 받는다. (10만 명 이상은 엔터프라이즈 플랜에 따른 맞춤형 가격이 적용된다.)

비하이브의 전략은 성공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달 연간 반복 매출(ARR) 2,000만 달러를 돌파했으며, 전체 연간 매출 실행률(annual revenue run rate)은 3,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덴크는 밝혔다. 1년 전 투자자들은 이 회사의 가치를 2억 2,500만 달러로 평가했으며, 이들은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명백한 라이벌 관계임에도, 덴크는 비하이브가 항상 서브스택과 엮이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솔직히 말해, 저는 서브스택이 트위터, 스레드, 블루스카이, 링크드인처럼 점점 더 소셜 네트워크가 되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우리도 그 생태계의 일부이지만, 우리의 본질은 이메일 플랫폼이나 웹사이트 플랫폼, 즉 인프라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뉴스레터로 출발했기에 우리는 영원히 그들과 비교되겠지만, 그들의 제품이 지향하는 바는 우리와 완전히 다릅니다.”
2021년, 덴크와 그의 모닝 브루(Morning Brew) 동료였던 벤자민 하겟(Benjamin Hargett), 제이크 허드(Jake Hurd)가 설립한 이 플랫폼은 창작자가 웹사이트와 뉴스레터를 만들고, 독자를 모으고, 수익을 창출하는 데 필요한 모든 도구를 제공한다.

서브스택과는 달리, 비하이브는 소셜 네트워크 기능에 집중하지 않는다. 서브스택에는 뉴스피드, 채팅, 추천 알고리즘이 있지만, 비하이브에는 일반 독자에게 뉴스레터를 무작위로 노출하는 홈페이지나 인앱 피드가 없다.
덴크와 공동 창업자들은 인기 비즈니스 뉴스레터 ‘모닝 브루‘의 성공 신화를 이끈 초기 엔지니어들이었다. 덴크가 다녔던 3년간 모닝 브루는 구독자 10만 명에서 350만 명으로 성장했는데, 이는 콘텐츠의 힘뿐만 아니라 그들이 직접 개발한 맞춤형 콘텐츠 관리 시스템, 분석 대시보드, 광고 관리 시스템 덕분이었다.
그는 비하이브가 기능적으로 모닝 브루의 시스템과 동일하진 않지만, “철학적으로는 매우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모닝 브루는 내부적으로 매우 잘 짜인 기계(well-oiled machine)였습니다.” 뉴스레터를 만들고 키우는 데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했기 때문이라고 덴크는 설명했다.
“서브스택이 알고리즘에 기반해 성장과 확산을 플랫폼에 의존하게 만드는 ‘소셜 플랫폼’을 지향하는 반면, 비하이브는 뒤에서 묵묵히 창작자를 지원합니다. 마치 쇼피파이(Shopify)처럼, 비하이브는 발행인이 ‘온전히 독립적인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죠.”

비하이브의 시리즈 B(Series B) 투자에 참여한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New Enterprise Associates)의 파트너, 다니엘 레이(Danielle Lay)는 이렇게 진단했다.
“구글 AI 요약 기능이 웹사이트 트래픽을 감소시키는 시대에, 당신이 독자들에게 안정적으로 도달하고 진정으로 그들을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바로 이메일입니다.”
서브스택이 사용자를 자사 앱으로 유도하는 것과 달리, “비하이브는 창작자가 자신의 배포 채널을 직접 소유하고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바로 찾아갈 수 있게 해줍니다. 비하이브는 창작자에게 훨씬 더 강력한 권한을 부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비하이브는 독립 언론인들을 플랫폼으로 유치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는 ‘미디어 콜렉티브(Media Collective)’를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는 2024년 맨해튼의 엠파이어 다이너에서 있었던 달시와 덴크의 아침 식사에서 탄생했다.
달시는 게티 이미지(Getty Images) 계약부터 명예훼손 보험(defamation insurance)까지, 미디어 창업의 온갖 현실적인 어려움을 덴크에게 털어놓으며, 만약 비하이브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준다면 “수많은 언론인들이 열광할 것”이라고 말했다.
덴크는 즉시 실행에 옮겼고, 몇 주 후 미디어 콜렉티브가 출범했다. https://www.beehiiv.com/media-collective
이 인비테이션 온니 프로그램은 건강 보험을 위한 월간 생활비, 무료 법률 자문, 그리고 게티 이미지나 AI 모델 접속 서비스인 퍼플렉시티 프로(Perplexity Pro) 같은 핵심적인 작업 도구를 제공한다. (서브스택 역시 선정된 작가에게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디펜더(Defender)‘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미디어 콜렉티브는 카트라이트가 서브스택 대신 비하이브를 선택하게 만든 결정적 한 방이었다. 하지만 그는 의심했다. 여기엔 무슨 조건이 숨어있을까? 카트라이트는 당시를 회상했다.
“타일러는 말했죠. ‘전혀요. 우리는 당신이 이 모든 인프라와 지원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도록 2년이라는 활주로(runway)를 드리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수익을 나눠 갖지 않습니다.’
저는 그들이 서브스택 작가들과 독립을 꿈꾸는 다른 언론인들에게 비하이브가 얼마나 진지한 대안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덴크는 미디어 콜렉티브가 “뉴스레터 운영자, 비즈니스, 암호화폐, 금융” 분야를 넘어 비하이브의 창작자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트위터를 통해 크게 성장했고, 자연히 트위터의 인기 주제들이 우리의 주력 분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넓은 미디어 생태계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 전략은 제대로 먹혀들고 있다. 미디어 콜렉티브는 현재 20~25명의 독립 발행인을 지원하고 있으며,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미디어 업계 내에서 엄청난 신뢰를 얻는 데도 기여했다.

“한 플랫폼이 인디 저널리스트들을 돕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달시가 말했다. 또한 보기 드문 일이기도 하다.
“인디 미디어를 처음 시작하면, 특히 초기에는 모든 것이 벅차기만 합니다. 당신이 당신만의 회사를 세우는 과정을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전문가들이 있다는 건 정말 엄청난 힘이 됩니다.”
그리고 비록 2019년에 이미 ‘뉴스레터의 전성기’를 지났을지 모르지만, 덴크는 지금이라도 이 흐름에 올라타기에 전혀 늦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물론 그의 말이 편향된 것이 아니겠지만 말이다. 그가 말했다.
“4년 전 저희가 시드 라운드를 돌 때 들었던 질문과 똑같습니다. ‘이미 이메일 시장은 포화 상태 아닌가요?'”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겐 크리에이터만 35,000명 있습니다. 그러니 제 생각엔, 아직 우리가 달릴 길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 디인포메이션 https://www.theinformation.com/articles/beehiiv-next-billion-dollar-newsletter-startup
- 기획& 편집: 뤽 (w/ 초벌 제미나이 2.5pr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