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속수무책으로 자리를 뺏기고 있는 성우들 (번역)

영화계의 AI 음성 사용이 확산되면서 인도의 성우들은 동의, 크레딧, 공정한 보수를 요구하고 있다. “그들이 우리 목소리가 지적 재산권이라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2023년,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이 AI으로부터의 보호를 요구하며 4개월간 할리우드를 멈춰 세운 파업을 벌였을 때, 인도의 많은 이들은 왜 자국에서는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지 의아해했다.

이 운동의 우려 사항 중 하나는 거대 스튜디오들이 어떻게 AI를 이용해 배우들의 초상을 사실상 강제적으로 복제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파업은 결국 공정한 임금과, 배우가 자신의 목소리 사용 방식을 승인하도록 요구하는 조항을 포함한 3년간의 협상으로 마무리되었다.

인도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AI의 영향이 유독 강하게 나타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작지만 뾰족한 분야가 있으니, 바로 더빙 및 보이스오버 부문이다.

일거리는 이미 사라지기 시작했다. 업무의 구조 면에서도 인도 업계는 지금 미묘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당신이 성우라면, 전혀 참여한 적 없는 영화에 당신의 목소리가 사용된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왜 하필 성우 업계일까? 저작권, 보상, 동의와 같은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약 2만 명의 프리랜서로 이루어진, 이 비공식적인 업계에 아마도 텍스트 음성 변환(TTS) 모델이나 음성 클로닝 같은 생성형 AI이 등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인도 성우 협회(AVA)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며,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생존하고 공정한 임금을 요구하는 방법을 알리기 위해 회원들에게 회람을 돌리고 토론회를 조직하고 있다.

AI는 아직 전통적인 더빙을 완전히 대체할 만큼 발전하지는 못했다. 설득력 있는 감정 연기를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AI가 할 수 있는 것은 감정 연기와 뉘앙스가 배제된 좀 더 평이한 내레이션으로, 안내방송, 기업 시청각 자료, 사용 설명서, 심지어 TV 예고편에도 완벽하게 기능한다.

많은 성우들이 부족한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이런 분야에서 부업을 하는데, 딱 이 부문 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텍스트 음성 변환 기술은 (클라이언트의) 비용은 절감시켰지만, 성우라는 직업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중이다.

“예전에 한 성우가 한 달에 15~20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했다면, 지금은 아마 6~7개로 줄었을 겁니다.”

인도 성우 협회(AVA)의 사무총장이자 호크아이(어벤져스 어셈블)와 블레이드(데드풀과 울버린)의 힌디어 목소리를 연기한 아마린더 싱 소디(Amarinder Singh Sodhi)가 말한다. “그리고 그 자리를 빼앗긴 성우는 아마 40대나 50대 이상일 겁니다. 그 나이에 하루아침에 직업을 바꾸기란 쉽지 않죠.”라고 그는 덧붙였다.


2023년 SAG-AFTRA 파업이 한창일 때, 배우 조셉 고든 레빗은 열정을 담은 논평을 통해 “테크 대기업, 엔터테인먼트 대기업, 그리고 이익에 굶주린 모든 거대 기업”이 사람들을 AI 훈련 자원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공정한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렇게 썼다.

“AI의 장막 뒤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훈련 데이터를 생산하는 데 들어간 인간의 노동 비용입니다.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 덩어리로 먼저 훈련을 받고 그것을 재조합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생성할 수 없습니다. 그 훈련 데이터는 누가 생산합니까? 바로 사람입니다.”

소디와 그의 동료들도 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 그들은 프로젝트 수임 전에 어떤 일에 뛰어드는 것인지 알고 싶어 한다. 혹시 모를 착취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주로 미국에 기반을 둔 테크 회사들은 종종 성우들에게 모호한 조건으로 프로젝트에 목소리를 빌려달라고 접근하며, 그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어디서, 어떤 형태로 사용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는다.

AI 사용에 대한 정책과 규제의 부재는 특히 신입이거나 경험이 적은 성우들을 그러한 제안에 취약한 상태로 노출시킨다. 그래서 인도 성우 협회는 직접 교육에 나섰다.

“만약에라도 그 일을 계속 진행하려 한다면, 여러분의 목소리는 당신의 지적 재산이라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오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목소리가 사용되는 정도에 따라 성우로서의 미래 전망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스튜디오에 가서 정해진 대본을 받아 녹음하고는 아무 질문도 없이 집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라고 그는 덧붙인다.

“저희의 제언은 오디션을 보러 가기 전에도 질문을 하라는 것입니다. 정확히 무엇을 위해 이 오디션을 보는지 물어보세요. 이제부터 무작위 대본은 절대 안 됩니다.”

니켈로디언의 채널 보이스인 아디티야 마투르(Aditya Mathur)도 소디의 말에 동의한다. “제가 영어로 목소리를 내면, 그것이 캡처되어 AI가 할 수 있는 수많은 언어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제가 그 여러 언어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단순히 보상만의 문제가 아니다. 동의의 문제이기도 하다.

“만약 누군가 제 목소리가 담긴 혐오 발언 클립을 보낸다면 저는 경악할 겁니다. 저는 그것을 전혀 지지하지 않으니까요. 목소리는 우리 인격의 일부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이죠.”

어린 시절부터 성우 업계에서 일해왔고 ‘아바타: 물의 길’ 힌디어 더빙판에서 케이트 윈슬렛의 목소리를 연기한 라키 샤르마(Rakhee Sharma)가 말한다. “이와 관련해 윤리적, 도덕적 문제가 아주 많습니다.”라고 그녀는 덧붙인다.

AI 음성 기술의 최신 성취는 클로닝으로, 시각적 딥페이크에 해당하는 음성 기술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한 성우의 목소리 질감을 다른 배우의 연기에 입힐 수 있다. 이것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당신이 좋아하는 힌디어를 구사하는 발리우드 스타가, 예를 들어 텔루구어로, (성우의 목소리가 아닌) 자기 자신의 목소리로 대사를 내뱉는 것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분명 전통적인 더빙보다 개선된 것으로, 진정성을 부여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성우는 어떤 위치에 놓이게 될까? 그들은 여전히 필요하다. 스타의 목소리 질감이 입혀질 뼈대, 바로 그 중요한 ‘연기’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더빙 프로듀서인 라자슈리 샤르마(Rajashrie Sharma)는 이로 인해 클라이언트들이 돈을 아낄 수 있다고 추측한다.

“예전에 한 성우가 극장용 영화 한 편을 더빙하는 데 약 30만 루피 또는 40만 루피(약 3,500달러에서 4,500달러)를 청구했다면, 이제는 ‘우리는 당신의 목소리는 쓰지 않을 겁니다. 당신의 연기만 사용해서 복제할 겁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음성 클로닝은 영화와 스트리밍 시리즈에서 얼마나 인기 있는 도구가 될까? 이는 이미 범인도권에서 인기를 끈 남인도 영화 ‘칼키 2898 AD’와 ‘베타이얀’ 같은 영화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칸나다어 영화 제작자이자 음성 복제 스튜디오 ‘AI 삼히타(Samhitha)’의 설립자인 M. G. 스리니바스(M. G. Srinivas)는 “현재 여러 언어로 개봉하는 대부분의 대작 영화들이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스리니바스 자신도 그의 최근 영화 ‘고스트’에서 음성 복제를 사용했으며, 인도 영화에서의 그 전망에 대해 기대가 크다. 그는 음성 클로닝이 성우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나, 그냥 평범한 성우가 와서 목소리를 내면 우리가 그걸 배우의 목소리로 복제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성우가 아주 노련해야 합니다. 올바른 발성을 해야 하고, 저음부가 특정 방식이어야 하는 등 기술적으로 강해야 합니다.”

라디오 DJ 출신인 스리니바스는 자신은 목소리의 중요성을 안다고 말한다. “성우들은 독창적이고 진정한 무언가를 가져옵니다. 현재로서는 그것을 대체할 기술이 없지만, 5년 후에는 누가 알겠습니까?”

그렇다면 성우들이 나아갈 길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기술에 적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규제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AI 사용에 관한 조항과 계약이 체결된 미국과 달리, 인도에서는 아직 구속력 있는 업계 합의나 정부의 개입이 없었다.

“어떤 정부나 국가든 AI를 활용하고 싶어 할 겁니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의 삶을 뒤흔들 수도 있는 기술입니다.”라고 소디는 말한다.

그의 동료이자 최근까지 비라트 콜리의 모든 광고 목소리를 연기했고 ‘드래곤볼 Z’에서 손오공의 힌디어 목소리를 맡은 안쿠르 자베리(Ankur Javeri)는 그런 영향력을 가지려면 다른 후반 작업 단위의 다른 노조들도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한다.

자베리는 말한다. “SAG-AFTRA 사람들도 20세기 폭스나 파라마운트 같은 대기업들로부터 많은 저항에 부딪혔지만, 결국 단체 교섭으로 이겨냈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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