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요즘, ‘취향을 기르는 일’이 AI 슬롭(저품질 콘텐츠, 쓰레기)의 시대를 거뜬히 헤쳐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다닙니다.
AI가 자동화하는 창작의 시기는 온통 진흙탕으로 뒤범벅이 되겠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작품들도 많이 나올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니까요. 좋은 것과 구린 것을 확실히 가려낼 수만 있다면 여러분은 이 시대의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AI가 대중문화 세계를 어떤 구체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할지는 깊이 확신하지 못하지만— AI 모델이 현재의 발전 속도를 유지한다는 전제에서는— 어떤 분석이든 공급 측의 충격과 그로 인해 등장할 새로운 필터링 메커니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메커니즘 중 하나는 더 깊은 개인화입니다. 알고리즘 피드가 여러분이 드러낸 선호와 숨겨진 선호에 따라 보여 주는 것을 조정하죠. 다른 하나는 기계에 맞서 인간의 작품, 엄선된 큐레이션, 혹은 노력과 취향으로 찾아낸 고품질 콘텐츠를 추구하는 방식입니다.
이 주장을 펼치기 위해, 저는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단순화해 표현한 도식을 그려 봤습니다. 지금(그리고 앞으로) 무엇이 변하고 있는지 감을 잡고, 곧 밀려올 홍수에 대비해 상황을 더 잘 이해하실 수 있도록 하려는 거예요.
제 이번 글은 주로 영상 콘텐츠를 다룹니다. 우리가 오락 시간을 가장 많이 쓰는 영역이기도 하고, 원칙적으로는 다른 시각 매체에도 적용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니까요.

위의 간단 모델은 영상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를 고민해 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각 층은 두 요소로 구성됩니다. 참여자(그 공간에서 활동하는 개인이나 기관)와 엔에이블러(Enabler)—즉,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규정하는 기본 조건이에요.
아래 각 섹션에서 누가 창작하는지, 어떻게 유통되는지, 돈이 어디로 흐르는지, 어떤 권리가 인정되는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이 시간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지 어떻게 결정하는지를 AI가 어떻게 재편하는지를 살펴봅니다.

모든걸 완벽히 다루지는 못했지만, 이 사고실험이 더 ‘슬롭(쓰레기)으로 가득’한 미래가 실제로 어떻게 보일지 머릿속 퍼즐을 맞추는 데 꽤 도움이 될 겁니다.
Creation(창작)
콘텐츠 제작은 전문가들의 파이프라인으로 이뤄집니다.
- 작가는 대본을 쓰고
- 아티스트는 스토리보드를 그리며
- 디자이너는 세트를 짓고 의상을 만들고
- 배우는 대사를 읽고
- 촬영 감독은 장면을 구상하고
- 편집자는 러프 컷을 조립하고
- VFX 팀은 효과를 입히고
- 작곡가는 사운드를 입히죠.
조금 퉁쳐서 생각해보면, 이 단계는 개발(아이디어 찾기) → 프리프로덕션(촬영 준비) → 프로덕션(실제 제작) → 포스트프로덕션(원재료를 최종물로)의 네 그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형 언어 모델(LLM)은 이미 대본 작성에 사용되고 있어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업계에 있는 제 지인은 일부 프로듀서가 “AI 대본이 더 낫다”고 공공연히 말한다며 한숨을 쉬더군요.
Runway나 Pika 같은 툴은 텍스트 입력만으로 움직이는 스토리보드를 뚝딱 만들어 주고, 이미지 생성 툴은 디자인 레퍼런스를 손쉽게 모형으로 보여 줍니다.
촬영이 끝난 뒤에는, VFX 팀이 AI를 사용해 업스케일링이나 디에이징(노화 역순 효과)을 하고, 스튜디오는 플레이트(소스 영상)를 툴에 넣어 얼굴을 렌더링한 뒤, 인간 합성가가 마지막 프레임을 다듬어요. 오디오 측면에서는 AI 음성이 더빙 공백을 메우거나 외국어 더빙을 자동으로 생성하죠.
하지만 촬영 현장 자체에서 AI의 역할은 아직 작습니다. 캡처 오류를 잡아내는 모델이나 얼굴 교체 실험이 있긴 하지만, 영화 제작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정도는 아니거든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여기 두 가지 미래가 있습니다.
(a) 모델이 조금씩 개선돼서 각 단계에 플러그인 형태로 계속 스며드는 경우,
(b) 모델이 훨씬 더 좋아져서 전체 스택을 한 번에 붕괴시키는 경우요.
저는 후자에 베팅하겠습니다. 진전 속도가 둔화될 이유가 보이지 않거든요(구글, HailuoAI, Midjourney의 최근 영상 모델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일부 스크립트만 넣으면, 카메라 움직임, 환경 역학, 동기화된 음향 디자인이 갖춰진 포토리얼 영상이 뚝 하고 나오는 시대가 머지않았습니다.

그런 결과물이 신뢰할 만한 수준이 되면, 영화를 만들기 위한 대규모 팀이 필요 없게 됩니다. 단기적으로는 일자리에 큰 압박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메이저 스튜디오가 ‘프레스티지 프로젝트’로 재편되면서 창작 업계의 파이가 오히려 커질 수도 있겠죠.
이 흐름이 극단으로 가면, ‘원맨 스튜디오’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작은 크리에이터 그룹이 기존 제작사처럼 운영되는 거죠. 제작 속도는 더 빠르고, 제작 주기는 더 짧으며, 간접비는 훨씬 적어지죠(가장 큰 비용은 인건비와 컴퓨트).
“그런 ‘원맨 스튜디오’ 이야기는 한참 전부터 들려왔는데, 대체 그건 언제 가능해지나요?”
저는 5년 후면 3인 팀이 메이저 스튜디오와 대등한 뭔가를 만들어 낼 거라고 봅니다. 아마 AI 생성 애니메이션 영화가 먼저 대중의 찬사를 받을 겁니다(물론 평단에서는 아무 상도 못 받을 가능성이 높겠습니다만).
아직은 아닙니다. 구글의 Veo 3는 정말 놀랍지만, 한 번에 8초 정도밖에 못 만듭니다. 더 까다로운 문제는 장면 일관성입니다. 여러 샷에 걸쳐 동일한 캐릭터와 세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요.
비디오 생성 모델이 앞으로도 지금 수준에 머문다면, 원맨 스튜디오는 물 건너갑니다. 할리우드는 한숨 돌리겠죠. AI로 비용을 확 줄이면서도 수많은 신생 영화사의 경쟁은 피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모델이 계속 발전한다면—지금 속도로 3년만 더—대형 스튜디오도 큰 충격을 받게 될 겁니다.
Distribution(유통)
하지만 너무 앞서 나가지는 않겠습니다. 스튜디오는 창작만이 아니라 유통도 담당하는 거대한 덩치입니다. 마케팅 예산만 해도 수백만 달러고, 극장에 영화를 걸어 두는 것도 결코 싸지 않죠.
창작 측면은 간단히 요약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콘텐츠가 쏟아진다. 얼마나 많이, 얼마나 좋을지는 모르지만.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슬롭(쓰레기)으로 넘실대는 바다 가운데 좋은 것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죠.

스트리밍 시대에도 이미 유통은 알고리즘이 주도했습니다(넷플릭스에서 사람들이 보는 콘텐츠의 약 4분의 3은 추천 엔진이 결정합니다). 틱톡(TikTok) 피드는 몇 가지 클릭만으로도 무명 크리에이터를 하룻밤 사이에 수백만 뷰로 올리거나, 영상을 어둠 속에 묻어 버릴 수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미 우리는 걱정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미래로 가고 있습니다.
더 많은 유튜브 채널이 AI 브레인로트(저품질 중독 영상)를 꾸준히 쏟아 내고, 생성형 음악 스트림이 24시간 오디오를 틀어 놓고, 수천 권의 AI e북이 자가 출판 플랫폼을 범람시키죠. 이런 흐름은 이미 창작자와 관객 사이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시스템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존재하는 콘텐츠 양은 다가올 미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공급 측 충격은 유통사가 시청자에게 보여 줄 콘텐츠를 선별하기 훨씬 더 어렵게 만들 것이고, 이는 새로운 종류의 필터링 메커니즘을 낳을 겁니다:
-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차없는 큐레이션: 모든 주요 플랫폼은 인수 비용이 내려가면서 더 많은 타이틀을 받아들이겠지만, 메인 페이지는 카탈로그 속도를 따라 커질 수 없습니다. 일정 기간에 지표를 못 내면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질 겁니다.
- 크리에이터 플랫폼의 본격화: 세 명이 1만 달러 컴퓨팅 비용만으로 멋진 90분짜리 영화를 만들 수 있다면, 몇 달 걸리고 수정 요청이 잔뜩 딸려오는 넷플릭스 계약은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 수혜자가 되겠죠(그래도 여전히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명성을 원하는 창작자는 많을 거지만요).
- 영화관의 엘리트화: 극장을 운영하는 데 돈이 많이 드는데, 저렴한 AI 영화를 상영하는 건 수지타산이 안 맞습니다. 저는 영화관이 ‘오페라화’될 것으로 봅니다. 표값을 정당화할 수 있는 ‘고오급 수제작’ 영화만 보러 가는 곳이 될 테니까요.
공급은 풍선처럼 부풀지만, 핵심 부동산(메인 페이지, ‘Top 10’ 줄, 극장 스크린)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유통은 (a) 알고리즘적 분류 또는 (b) 인간이 필터링한 통로 중 최소 하나로 기울겁니다.
무엇이 어떻게 되든, 콘텐츠는 폭증할 겁니다. 그 콘텐츠는 필터를 거쳐야 하고, 주 방식은 점점 더 정교해지는 개인화입니다. 한편으로는 “내 취향에 꼭 맞는 콘텐츠가 늘어난다”고 좋아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도 나랑 같은 걸 안 본다”는 지옥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죠.
이런 흐름의 이점은, 소위 ‘휴먼 터치’에 대한 역설적 수요를 낳아 진정성이란 양념을 보태게 한다는 겁니다. 뉴스레터, 큐레이션 커뮤니티, 포럼, 단톡방이 활짝 피어날 거고, 평론가는 그 어느 때보다 대세가 될 것입니다.
크리에이터에게는 알고리즘 최적화로 대중 노출을 노리거나, 피드를 거부하는 충성도 높은 틈새를 가꿀 옵션이 주어질 겁니다. 작은 뮤지션들이 스트리밍 로열티보다 굿즈 판매로 더 많은 돈을 버는 오늘날의 모습과 비슷하죠.
Economy(경제)
전통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생태계에서 현금 흐름은 비교적 선형으로 흘러갔습니다.
- 스튜디오가 창작자에게 돈을 주고,
- 콘텐츠가 극장·TV를 통해 관객에게 팔리며, 광고주는 시청률에 돈을 냅니다.
- 그 수익 일부가 로열티나 수익 배분으로 스튜디오에 돌아와 새 프로젝트를 마련하죠.
넷플릭스 시대는 이 흐름을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산은 이제 구독 풀을 통해 움직이고, 지급 대가가 연동되는 건 불투명한 시청 지표입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개별 창작자가 광고, 패트리온(Patreon), 굿즈, 각종 팬 직거래로 돈 버는 새 옵션들을 더했고요.
생성형 모델은 이 논리를 더 밀어붙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제작 비용입니다. 한때 500만 달러 들던 인디 영화가 AI 덕분에 50만 달러로 가능하다면, 손익분기점 구조가 바뀌잖아요. 더 많은 프로젝트가 더 적은 비용으로 만들어질 수 있지만, 동시에 시장 포화 탓에 잠재적 수익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비용 대비 품질 매트릭스’입니다. 창작물의 풍부함이 투입된 자원 가치에 비해 어느 정도냐는 거죠.

위의 그래프에서 한 축은 제작 비용, 다른 축은 창작 품질입니다.
좌하단에는 대량생산 콘텐츠(예: 낚시성 싸구려 영상)가 있습니다. 우상단에는 프레스티지 스펙터클—예산과 안목이 모두 높은 작품이죠. 우하단은 공장식 블록버스터예요. 비싸지만 창작적으로 안전한, 기존 IP를 재구성하는 경우가 많아요. 좌상단은 인디 예술작품—적은 예산이지만 독창성이 뚜렷한 작품이죠.
- 대량생산 콘텐츠(저비용·저품질): 사람들이 슬롭이라 부르는 대부분이 여기입니다. 생성형 모델이 가장 낮은 마찰 영역에서 비용 곡선을 붕괴시키며 포화를 가속합니다. 검색을 압도하고 기준을 떨어뜨리며, 물량을 터무니없이 늘리겠죠.
- 공장식 블록버스터(고비용·저품질): 또 다른 유형의 슬롭입니다. AI가 비용은 낮추되 품질은 크게 낮추지 않을 테니, 대량의 자본 플레이의 여지가 생기거나, 스튜디오가 스핀오프 등을 더 찍어 낼 수도 있어요.
- 인디 예술작품(저비용·고품질): AI가 개인의 비전을 제로에 가까운 비용으로 증폭해 주기에 가장 큰 상대적 파급을 기대하는 곳입니다. 잘만 풀리면 원맨 스튜디오가 고품질 영화를 우르르 내놓겠죠.
- 프레스티지 스펙터클(고비용·고품질): 《듄(Dune)》처럼 비싸고 위험 부담이 있는 작품입니다. 앞으로는 생성형 모델이 위험을 조금 낮춰 줘서, 예산을 경계 확장에 더 쓸 수 있게 됩니다. ‘노 AI’ 정책이더라도 진정성을 대표하니 이런 영화는 계속 제작될 겁니다.
이렇게 전개된다면, AI는 창작 ‘중산층’의 규모를 키울 겁니다. 효율적 제작으로 충성도 높은 소규모 관객에게 컨텐츠를 제공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창작자가 늘어날 수 있죠. 이는 탈중앙화 시나리오입니다.
좀 우울한 시나리오는 승자독식입니다. 알고리즘이 이미 홍보비를 쓸 수 있는 이들의 콘텐츠만(예. 낚시성 퍼포먼스 마케팅, 차트 알고리즘 해킹, 바이럴 마케팅 등) 더 크게 증폭한다면?
50만 달러 프로젝트에 1,000만 달러 마케팅을 쏟아부어도 수지가 맞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는 저비용·고수익·저위험 콘텐츠(+묻지마 마케팅)에 무게를 실으면서 미디어 경제의 형태를 바꿀 겁니다.
하지만 효율성에는 대가가 있습니다. 전통적 유료 노출(포스트 광고)은 여전히 글로벌 히트를 만들어내지만, 신뢰 기반 발견에 비해 상대적 영향력은 줄고 있습니다(새로운 큐레이션 형태가 등장한다면 이 경향은 더 뚜렷해질 겁니다).

대형 스튜디오들이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자본이 만들어내는 대규모 쓰레기 더미와 극단적인 예술성 기반의 양극단 사이에서 전략적 양분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요. 저렴한 콘텐츠는 더 싸게, 프레스티지 콘텐츠는 더 적은 위험으로 만들 수 있게 됐으니까요.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회사와 GPU 제조사는 분명 이득을 볼 겁니다. 그리고 업계 레거시 세력들의 구조적 우위는 점진적으로 약해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제작 비용이 내려가고 유통이 더 개인화되면, 미디어 경제의 무게 중심은 결국 최상의 콘텐츠로 기울 수 밖에 없습니다. 원맨 스튜디오의 세상에서는, 그런 작품이 어디서든 나올 수 있겠죠.
Rights(권리)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권리 관계는 늘 복잡했지만, 기본적으로는 꽤 명확한 역할·절차에 의존해 왔습니다. 작가는 글을 쓰고, 배우는 연기하고, 편집자는 편집합니다. 이 모든 행위는 추적·인정·보상되었고요.
그런데 이 관계가 접히고 꼬이기 시작하면, 이런 구조는 불안정해지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이미 AI 사용을 둘러싼 할리우드 파업(2023)을 봤습니다. 당시 모델은 지금에 비하면 꽤 원시적이었는데도 말이죠. 스튜디오는 배우를 스캔해 디지털 엑스트라를 만들고, 성우들은 목소리 AI 클론이 적절한 보상 없이 쓰일까 걱정했습니다. SAG-AFTRA의 발언을 볼까요:
“그들이 제안했다는 ‘획기적’ AI 안건에서는, 배경 배우를 스캔해서 하루치 임금만 주고,
그 스캔·이미지·외모를 영원히 마음대로 쓰겠답니다. 동의도, 추가 보상도 없이요. 이게 획기적이라 생각하신다면, 다시 생각해 보시길.”
그 이후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제작자가 배우의 디지털 복제를 만들 때 사전 동의를 의무화하는 SAG-AFTRA 지원 법을 제정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배우가 자기 목소리 디지털 복제를 광고에 사용하도록 라이선스할 수 있게 하되, 배우가 통제권·보수를 갖도록 합의했습니다.
중요한 일들이지만 어디까지나 기존 시스템 내 권리를 다룰 뿐입니다.
새로운 세계, 즉 직무가 뒤섞이고, 하이브리드 역할이 생기며, 작은 창작자가 스택 전반을 다루는 세계는 어떤가요? 한 사람이 서로 다른 열두 개 모델로 만든 영상이라면? 그 사람이 유일한 창작자라 할 수 있을까요? 타인의 작품으로 학습된 AI 결과물을 썼다면?
이 이슈들은 지금 법정에서 가장 치열한 논점입니다. Getty는 Stability AI가 자사 스톡 이미지를 스크래핑했다며 소송 중이고, 아티스트들은 저작권 동의 없이 학습된 AI 모델의 도전을 마주하고 있죠.
사법 당국은 공개 데이터로 모델을 학습하는 걸 공정 이용(fair use)으로 볼지, 저작권 침해로 볼지 확신이 없어요. 관건은 ‘노출’ 자체가 복제에 해당하느냐죠.
하지만 저작권 문제가 풀린 스크립트로 학습된 모델에 시나리오를 달라고 했을 때, 문제는 출력된 결과물입니다. 대사나 줄거리가 기존 작품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면 침해예요. 이런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은 가능하지만, 저작권 자료 학습이 침해 가능성을 높였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크리에이티브 이코노미를 재형성합니다. 법적 위험이 너무 크면, 대형 모델 제공사는 생성형 툴 출시를 망설일 거고, 플랫폼은 AI 영화 노출도를 낮추며, 소비자는 윤리적이지 못하다 여겨지는 콘텐츠를 외면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경우는 주요 소송이 테크 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겁니다. 학습은 공정 이용, 출력은 유사성으로만 판단, 옵트아웃이나 출처 태그만 요구. 이 경우 모델은 계속 발전하고 데이터셋은 나날이 커지며 법적 소동은 관리 가능한 범위가 되겠죠. 최근 판결을 보면 사실 이쪽이 유력합니다.
다른 하나의 경우는 사법 당국이 대규모 스크래핑을 도 넘었다 보고 새 라이선스 체계를 강제하는 겁니다. 텍스트·이미지에 대해 포괄 라이선스나 옵트인을 요구하거나, 아예 ‘학습권’을 새로 정의해 저작권 옆에 명시하게 될 수도 있죠.
추측컨대, 소송이 학습 자체를 금지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법원이 장애물을 세운다 해도 시장에서의 경쟁은 그 장벽을 오래 두지 않을 테니까요. 공격적 판결이 국내 AI 기업을 위협한다면, 입법자를 통해 공정 이용 재정의나 예외 조항으로 규칙을 바꿀 수도 있죠.
Preference(선호)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내가 좋아한다고 표시했거나 좋아할 것 같다고 플랫폼이 판단한 것에 기반한 고품질 인터랙티브 스토리가 나올 겁니다. 레퍼런스·스타일을 끝없이 믹스하고, 실시간으로 플롯이 바뀌며, 시청 지표를 극대화하게 되겠죠.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저는 ‘일인(一人) 관객 맞춤형’ 프레임을 좋아합니다. 경험적 스토리텔링의 독특함을 강조하니까요. 이는 알고리즘 기반 큐레이션에서 창작 자체로 패러다임이 옮겨 가는 극단적 단계입니다.
맞춤형 스토리가 생뚱맞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디즈니(Disney) 같은 기업은 이미 그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오늘날 스트리밍 서비스가 우리가 본 것에 따라 우리가 볼 것을 결정하듯, 이 논리를 창작에 적용하는 건 사실 아주 대단한 비약까지는 아닙니다.
상상할 수 있는(혹은 몰랐던 우리의 니즈를 채워 주는) 모든 설정, 우리의 선택에 따라 반응하는 캐릭터, 그리고 우리가 관심 갖는 테마에 맞춰 조정되는 플롯. 많은 사람은 현실보다 여기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할 거예요.
물론 이 그림에는 맹점이 있습니다. 기술적 제약을 논외로 치더라도, 엔터테인먼트의 즐거움 중 하나는 경험의 공유잖아요. 모두가 맞춤형 콘텐츠의 버블 속으로 사라지면, 좋아하는 쇼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이 없습니다. AI 모험담을 풀어놓는 건, 남에게 내가 꾼 꿈 얘기 들려주는 것만큼 공허하고 재미없을지도 모릅니다.
AI 슬롭(쓰레기)을 많이 볼 수록, 진정성을 더 갈망하게 될 겁니다. 저렴한 공산품이 넘치면 수공예품으로 회귀하듯(음악 스트리밍 시대에 LP 시장이 부활한 것처럼) 말이죠.

빅토리아 시대 디자이너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가 떠오릅니다. 그는 산업 대량생산에 맞서 수공예와 인간 예술성이 담긴 디자인을 강조했죠.
AI 시대에 ‘수공예’는 인간의 존재 자체를 강조하는 작품일 수 있습니다. 연극, 라이브 이벤트, 아날로그 예술은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저는 그래서 영화관이 결국 발레·오페라 같은 엘리트 문화 기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소비자에게 취향 큐레이션은 정체성 선언이 될지도 모릅니다. 선택지가 무한할 때, 특정 인간 창작자나 어떤 미적 운동을 따르는 건 그 자체로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는 방식이니까요.
하지만 이 모든 일이 일어나려면, 우리는 먼저 AI 모델이 만들어내는 슬롭(쓰레기)들을 충분히 사 줘야 합니다. AI 콘텐츠 카테고리에 정당성과 대중성을 부여할 대박 히트작이 나와야 하는거죠. 그게 나와야 재능과 투자가 더 모이고, 그러면 더 좋은 작품과 시장이 탄생하겠죠.
지금까지의 역사는 비관주의들이 과장되어왔음을 보여줍니다. 1855년에도 사람들은 사진이 예술을 죽일 거라 했지만, 화가는 사라지지 않았어요. 큐비즘처럼 카메라가 담지 못하는 것을 탐구하며 회화를 재창조했죠. 마찬가지로, 인간 창작자는 AI가 못 하는 영역—깊은 진정성, 라이브 현장감, 고유한 괴짜스러움—으로 이동할 겁니다.

결과적으로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 무한 개인화의 도파민 충격을 따라, 자신보다 자신을 더 잘 아는 콘텐츠에 몸을 맡기는 사람들.
- 가장 인간적인 경험을 찾아, 콘텐츠의 소비 자체에서 의미를 구하는 사람들.
Scrolling alone? (혼자 스크롤하는 세상?)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몇 차례의 혁신, 몇 건의 대형 판결, 창작자·관객들이 각각 내릴 수억 개의 작은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어렵지만, 저는 미래의 기본 형태를 감히 이렇게 봅니다.
AI 모델이 할리우드를 대체하면서 엔터테인먼트를 갈아엎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공급 측에 엄청난 홍수를 일으켜, 소비자들의 소비 자체를 점점 중요해지는 선택 메커니즘으로 정의하겠죠.
그 필터 중 일부는 알고리즘에 따를 것이고, 나머지는 사회의 흐름을 따를 겁니다. 논의가 계속 돌아오는 분기점이 이것입니다. 더 깊은 개인화와, 그에 대한 반작용 사이의 분기.
누군가는 이를 슬롭(쓰레기)의 시대라 부르겠지만, 극단의 시대라 불러도 좋아요.

내 취향을 기르고, 좋은 큐레이션을 따른다면, 앞으로 몇 년이 지나면 놀라울 만큼의 풍요를 맛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알고리즘과 피드가 주는 것에 만족한다면, 획일적이고, 무의미하며,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결코.
- 원문: Harry Law https://www.learningfromexamples.com/p/inside-the-slop-factory
- 기획& 편집: 뤽 (w/ 초벌 o3, 이미지 생성 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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