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마의 투자자, 인덱스벤처스의 파트너 대니 라이머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2011년, 저는 저희 포트폴리오 회사 중 하나였던 플립보드(Flipboard)에서 18세 인턴을 만났습니다. 그는 사용자들을 인터뷰하며 고객 조사를 진행했고, 팀이 제품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도록 돕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의 분석도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제 눈길을 더 사로잡은 것은 그의 에너지였습니다. 그의 눈은 호기심으로 가득했고, 아이디어가 넘쳐났으며, 사람들이 사랑할 만한 무언가를 만든다는 가능성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
1년 뒤, 저는 링크드인(LinkedIn)의 제프 위너(Jeff Weiner)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나 어도비 스튜디오 같은 세계 최고의 프랜차이즈의 뒤를 이을 차세대 창업가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프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꼭 붙잡고 싶은 아주 끝내주는 인턴이 있는데, 이 친구가 창업을 하고 싶어 해요. 한번 만나 이야기해 보세요. 아주 흥미로울 겁니다.”
그 인턴이 바로, 피그마의 창업자 딜런 필드(Dylan Field)였습니다.
일주일 뒤, 딜런과 공동 창업자 에반 월리스(Evan Wallace)가 인덱스(Index)의 샌프란시스코 사무실로 찾아와 피그마(Figma)라는 서비스에 대해 피칭했습니다.
그 비전은 거대하고 야망으로 가득했습니다. 브라우저에서 완전히 구현되는 협업 크리에이티브 툴이었지요. 그들은 아직 제품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딜런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저는 그가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온 마음과 영혼을 쏟을 사람임을 직감했습니다.
그리고 공동 창업자인 에반은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저희는 그들에게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딜런과 에반의 이야기는 브라운 대학교에서 시작됩니다. 딜런은 컴퓨터 과학과 학생이었고, 에반은 그의 조교였지요. 그들은 WebGL이라는 신기술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며, 브라우저로 GPU급 성능을 가져올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워드(Word)에서 구글 독스(Google Docs)로 전환된 것처럼, 그들은 제품 디자인 툴도 점점 더 커뮤니티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그들은 세상이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딜런이 에반을 굳게 믿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에반이 졸업 후 바로 취업한다면 기회를 놓칠까 봐 걱정했지요. 그래서 딜런은 틸 펠로우십(Thiel Fellowship)에 지원했고, 브라운 대학교를 중퇴한 뒤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했습니다. 에반도 그를 따랐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피그마가 탄생했습니다.
오늘날 피그마는 누구나 아는 이름이지만, 팀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치열하게 노력했는지 사람들은 종종 잊곤 합니다. 처음 몇 년 동안 딜런과 에반은 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이며, 사용자를 이해하고 그들의 필요에 맞는 도구를 만드는 데 시간을 들였습니다.
저희 인덱스 내부에서는 딜런에게 ‘제품은 언제 출시되나요?’라고 묻는 것이 일종의 밈이 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는 항상 열정적으로 답했지요. “내년에요! 완벽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미래는 저절로 디자인되지 않습니다.”
2016년 제품이 무료 툴로 출시되자마자 전 세계 사용자들 사이에서 곧바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회사를 만들기를 꿈꾸던 딜런에게 이는 큰 의미였습니다.
2018년, 그가 제게 라고스(Lagos)에서 할 만한 일에 대한 팁이 있는지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라고스에 가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딜런은 피그마 밋업(Figma meetup)을 위해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제게 거듭 말했습니다. “피그마 커뮤니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싶습니다.” 오늘날 피그마 매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 외 지역에서 발생하며, 사용자의 80% 이상이 해외 이용자입니다. 이는 훌륭한 아이디어와 디자이너는 어디에서든 나온다는 딜런의 믿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지난 몇 년간 피그마의 여정을 지켜보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지만, 제가 가장 사랑했던 것은 리더로서 성장하는 딜런의 모습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늘 자기 인식이 매우 뛰어났습니다. 초기부터 그는 배울 점이 있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역멘토링(reverse mentorship)에 적극적으로 기대며 자신의 부족한 경영 경험을 보완했습니다.
또한 그는 ‘사업적’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세 이해했습니다. 우리가 제품에 요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권유했던 이사회 오찬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한 엔터프라이즈 고객도 그에게 같은 말을 했습니다.
“피그마가 1년 뒤에도 존재할지 아무도 믿지 않아서 내부적으로 규모를 확대할 수 없습니다.” 딜런은 그 피드백을 즉각 받아들였고, 팀은 효과적인 가격 모델을 찾아냈으며 성장은 가속화되었습니다.
딜런의 진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어도비(Adobe)와의 이야기에서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2022년, 어도비가 200억 달러에 피그마 인수를 발표하면서 전 세계는 피그마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순간은 극심한 압박과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좀처럼 경험하지 못할 스포트라이트를 동반합니다. 하지만 딜런은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하고 투명한 모습을 유지했습니다. 1년 뒤 거래가 무산되었을 때도 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저 책장을 넘기듯 새로운 장을 열고 바로 다시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 이후의 에너지는 실로 엄청났습니다. 올해 피그마의 연례 사용자 컨퍼런스인 컨피그(Config)에서, 딜런은 “미래는 우연히 설계되지 않습니다.”라는 말로 기조연설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팀은 피그마 메이크(Figma Make), 피그마 사이트(Figma Sites), 피그마 버즈(Figma Buzz), 피그마 드로우(Figma Draw)라는 4가지 주요 신제품을 공개하며 플랫폼을 디자인 영역을 넘어 코드, 퍼블리싱, 콘텐츠까지 확장했습니다.
오랫동안 AI를 탐구해 온 딜런과 팀은 이러한 출시를 더 넓은 변화의 일환으로 바라보며, 디자인을 토대로 삼아 창의적 프로세스 전반에서 피그마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딜런은 야망을 가지면서도 겸손할 수 있고, 상업적이면서도 커뮤니티를 생각하며, 비전을 품으면서도 깊이 인간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 대니 라이머
오늘날 피그마는 포춘 500대 기업의 95%를 포함해 매달 1,3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4년 피그마의 매출은 7억 4,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거의 50% 증가했습니다. 현재 연간 1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고객이 1,000곳을 넘고, 1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고객은 11,000곳이 넘습니다.
AI가 소프트웨어 구축 방식을 변화시키는 가운데, 피그마는 팀들이 아이디어에서 제품까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식 디자인 시스템(design system of record)’으로 자리매김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수년간 저는 딜런에게서 밤늦은 시간에 전화를 여러 번 받았습니다. 때로는 조언이 필요했고, 또 어떤 때는 그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습니다. 제가 과거로 돌아가 그 플립보드 인턴에게 창업자로서 겪게 될 모든 희로애락을 알려줄 수 있다면, 그가 뭐라고 답할지 저는 정확히 압니다. “저 해볼래요!”
이번 IPO는 이 놀라운 회사에 있어 거대한 이정표입니다. 하지만 이는 10대 시절부터 이 길을 꿈꾸며 자신과 팀을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밀어붙여 온 한 창업자에게도 지극히 개인적인 의미가 큽니다.
딜런은 야망과 겸손을 함께 지닐 수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상업적이면서도 커뮤니티 지향적이고, 비전이 있으면서도 인간미가 깊습니다.
딜런은 저희 인덱스 팀 내에서 특별한 존재입니다. 그는 우리 회사의 놀라운 파트너이자 지지자였으며,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담아, 딜런과 피그마 팀 전체에 진심으로 축하를 전합니다.
여러분은 정말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어냈습니다. 동시에 이것이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걸, 저는 알고 있습니다.
- 원문: 인덱스 벤처스 https://www.indexventures.com/perspectives/figma-goes-public-thirteen-unforgettable-years-with-dylan-field/
- 기획& 편집: 뤽 (w/ o3, 2.5pro), 피맥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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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하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가능하게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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