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진짜 큰일났나봅니다. 팀쿡이 가전업체들이 연간 매출의 큰 비중을 뽑아내는 블랙프레이데이가 있는 18년 마지막 분기(10월~12월)의 매출 예상을 낮춘다는 소식을 주주들에게 전했습니다.
지난 실적발표에서 애플은 18년 10월~12월 매출이 890억~930억 달러 정도는 될것이라고 예측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무려 세 종류의 아이폰(XS, XS Max, XR)를 내놓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840억 달러 정도가 될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가장 작은 예상보다 50억 달러(5.6조원)이나 낮은 실적을 예상한다니,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Quartz “Apple had a much rougher holiday quarter than it expected”
팀쿡은 문제의 원인으로 중국의 경제 침체로 인한 부진과 배터리 교체를 지목했습니다. 중국은 애플 매출의 거의 20%를 차지하는 시장입니다. 중국 경제 성장에 슬슬 제동이 걸리는 마당에 중국과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켜 문제가 심화된데다, 환율도 꽤나 올라서 안그래도 안팔릴 아이폰이 더 안팔려버렸다는 이유입니다. 배터리는 원래 69 달러를 받고 교체해 주는 것을 29 달러에 해주면서, 사람들이 폰은 안바꾸고 배터리만 바꿨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이런 문제는 어쩌면 예견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IDC에서 발표하는 스마트폰 출하량 시장 점유율을 보면, 이미 18년 2분기에 애플은 2위 자리를 화웨이에게 빼았겼습니다. 삼성(21%) > 화웨이(16%) > 애플(12%)로 1년전의 17년 2분기 순위인 삼성(23%) > 애플 (12%) > 화웨이(11%) 에 비하면 애플은 겨우 자리를 지키고 있고, 화웨이가 애플의 자리를 치고 올라왔습니다. 심지어 두 기간 사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1.8%나 감소했습니다.
애플은 XS, XS Max와 함께 XR을 내놓으면서 고가와 저가시장에서 모두 실적을 내려는 전략을 내세운것으로 보입니다. 예전에 SE를 내놓으며 저가 시장을 공략했던 전략을 다시한번 꺼내놓은 것인데요, 아쉽게도 이번에는 그 자리를 화웨이를 비롯 구글 픽셀, 샤오미, 심지어 갤럭시까지 달려들면서 박터지는 경쟁이 되어버린듯합니다. 게다가 XS는 X이랑 그렇게 다르지도 않았죠. 그래서 애플은 이례적으로 가격 인하 카드도 내놓았지만 쉽지가 않았네요. 요즘에 티비에서 아이폰 광고를 더 많이 본 것은 착각일까요…?
애플이 사상최초로 시가총엑 1조 달러를 돌파한것이 작년 8월의 일인데, 반년도 안되어 주가며 실적이며 이렇게 빠지고 있습니다. 애플 걱정은 연예인 걱정이라고하지만. 글쎄요, 이번에는 걱정 좀 해줘도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