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소셜 네트워크의 시대 (번역)

인터넷의 지난 20년을 폭발적으로 이끌었던 소셜 네트워크(SNS)의 시대가 저물기 시작합니다. 2003년 프렌드스터Friendster가 문을 열며 시작되었던 대大 소셜 네트워크의 시대는, 페이스북이 그 앱을 틱톡 비슷하게 개편해버린 지난주를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의 시대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대의 스마트폰을 가진 수십억의 사람들에게는 친구들의 포스팅을 보는 것이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자 인터넷을 하는 목적입니다.

이 성공적인 모델을, 페이스북은 버리려 합니다.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추천되는, 수백만 명의 (친구가 아닌) 이들이 만든 콘텐츠를 랜덤하게 노출하는 것으로 바꾸려고 하죠. 바로 틱톡이 지금 사용자들에게 영상을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페이스북은 이 방식을 여러분이 홈피드에서 보게될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는데 사용하려고 합니다. 소셜 네트워크였던 그들의 모델을 거대한 대중 미디어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친구들의 콘텐츠가 아닌,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점지해주는 비지인의 콘텐츠가 우리의 피드를 가득 채우게 될 것입니다. 

페이스북과 경쟁사들은 이것을 ‘디스커버리 엔진’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이 엔진은 사용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콘텐츠라면 무엇이든 모아 뱉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TV의 어떤 돌연변이 같다는 생각을 하게합니다. 관련 없는 채널들이 무한히 콘텐츠를 송출하고 시청자가 계속 리모콘으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는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요즘 젊은 세대가 스마트폰에서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페이스북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키우려고 하는 전략과도 상통하죠. 페이스북의 기존 비즈니스인 타겟팅 광고는 애플과 규제기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의해 힘을 잃어가고 있으니까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필두로 한 소셜 미디어는 인터넷의 문화와 비즈니스를 재편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왔습니다. 이들의 성장은 민주화의 물결(주: 2010년 시작된 ‘아랍의 봄’을 촉발시킨 것 중 하나가 트위터라고 이야기되기도 하니까요)과 표현의 자유라는 글로벌한 트렌드와 부합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의 핵심적인 것 중 하나는 디지털 광고 사업을 정의하고, 미디어 산업을 전환했다는 것에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은 경쟁자였던 마이스페이스를 무너뜨렸습니다. 인스타그램, 스냅챗과 같은 도전은 흡수하거나 빠르게 카피해서 물리쳤죠. 그리고 페이스북은 이 간결한 친구 기반의 소셜그래프를 돈 찍어내는 기계로 만들었습니다. 이 기계는 (특히 규모가 작은) 비즈니스들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면서 저렴한 타겟팅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소셜 그래프를 무너뜨리려 시도했던 경쟁자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구글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오컷Orkut이나 구글플러스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페이스북이 만들어낸 비즈니스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같은 공룡 테크기업과 어깨를 나란히할 정도로 커졌습니다. 동시에 페이스북이 만들어내는 문제들도 점점 늘어갔죠. 페이스북은 인간 관계를 ‘좋아요’나 ‘팔로워 수’라는 몰인간적인 숫자 경쟁으로 몰아갔습니다. 매일매일 피드에 쌓이는 포스팅을 읽어내는 것도 귀찮은 일이 되어버렸죠. 

2009년부터 페이스북은 시간순 피드를 버리고 알고리즘 기반의 개인화 피드, 타임라인을 만드는데 공을 들였습니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업자들이 포스팅에 집중하기보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깨려는 노력을 하도록 유도했죠. (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정보를 빼돌려 정치 캠페인에 활용한다는 스캔들이 있었죠)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페이스북은, 극단주의/ 가짜뉴스/ 혐오/ 온라인 왕따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틱톡 스타일의 디스커버리 엔진이 위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이 엔진에서의 콘텐츠들은 소셜 기반의 웹에서보다 더 맥락없이 사용자에게 제공되고, 콘텐츠가 노출되는 네트워크의 크기가 소셜 네트워크에서보다 더 커집니다. 하나의 콘텐츠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주: 여론 혹은 아젠다보다는 ‘필터버블’이 더 강력해집니다)

페이스북은 틱톡 스타일의 디스커버리 엔진을 만들며 한가지 재미있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전처럼 친구나 지인의 포스팅을 시간 순으로 볼 수 있는 별도의 피드를 탭으로 빼냈어요. (모바일에만 적용되었고, 데스크탑에서는 올해 중 적용 예정입니다) 이는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을 규제하려는 정부기관이나 세간의 여론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 것이에요.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이 인터넷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었던 소셜 네트워크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의 가장 큰 경쟁자였던 트위터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트위터는 아직까지 튼튼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일론 머스크에게 거의 인수당할 뻔 하기도 했죠. (지금 진행 중인) 트위터와 일론의 법정 싸움이 어떻게 되든 트위터의 미래는 안개 속이에요.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의 경영진은 페이스북의 소셜 네트워크 모델을 이젠 레거시라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그냥 메타가 메타버스 시대를 열기까지 필요한 현금을 찍어내는 캐시카우 정도로 사용될 것입니다. 물론 메타의 메타버스에서 3D 인터페이스 기반의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가 만들어질지도 모르지만요.


이 다음은 무엇일까요. 메신저는 1:1 혹은 프라이빗한 소규모 네트워크를 위한 소통 채널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다행히 메타는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도 주도적인 위치를 갖고 있습니다. 

미디어 시장에서는 틱톡과 메타의 디스커버리 엔진이 수십억 인구의 스크린타임을 차지하고 광고 비즈니스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이어질 것입니다. 

이 (레거시가 물러나고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는) 과정에서 순간적인 진공 상태가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나타나기 이전에 흥했던 게시판, 포럼,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다시 각광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의 소셜 네트워크가 임계점 이하로 허물어지는 지점에서는 새로운 혁신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디스코드 같은 신생 서비스가 커뮤니티/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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