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코리 닥터로우의 블로그 글을 번역했습니다.

메타(페이스북) 출신의 사라 윈-윌리엄스(Sarah Wynn-Williams)가 최근 발표한 폭로 회고록 <부주의한 사람들(Careless People)>을 읽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그 내용 때문에 메타(Meta) 측 변호사가 이 책을 억지로 금지하려 들면서, 저자를 상대로 홍보 금지 가처분까지 받아 냈다는 것이다.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메타의 변호사들에게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책이 정말 훌륭하거든! 사라 윈-윌리엄스는 노련하고 생동감 넘치는 문장으로 페이스북이 그동안 숨겨 온 수치스러운 비밀을 쏟아낸다. 오디오북에선 본인이 직접 내레이션까지 멋지게 해내면서.
책을 펼치기 전부터 대체 얼마나 역겹고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나올지 짐작은 했다. 변화를 만들거란 희망 가득히 페이스북 임원으로 들어갔다가 완전 고생한 친구들이 몇 명 있는데, (그중 세 명은 실제로 회고록에 등장한다!) 그래서 회사 내부 사정을 어림잡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윈-윌리엄스가 가까이에서 관찰한 인물 셋—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 트럼프 당선 뒤 글로벌 정책 부사장 자리에 오른 조엘 캐플런(Joel Kaplan)—의 민낯은 내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주커버그는 애처럼 <세틀러스 오브 카탄>같은 보드게임에서조차 죽도록 지기 싫어해서, 부하들이 일부러 져줘야 할 정도다. 전용기 안에서 ‘티켓 투 라이드’ 게임을 하다 본인을 봐주지 않았다고 저자를 몰아세운 적도 있다. 샌드버그는 혹시 본인 아이가 신장이 필요해기라도 하면 멕시코에서라도 신장을 돈주고 살 수 있을 ‘권리’를 주장한다.
캐플런은 더 말할게 있나. 멍청하고 형편없기로 악명이 높아, 대표 사례 하나 고르기도 힘들 정도다.
예시 하나. 윈-윌리엄스가 공들여 유엔 총회 연단을 주커버그에게 연결해 줬다. 그는 평소처럼 브리핑 노트를 거의 안 본 채 무대에 올랐고, 즉석에서 “페이스북이 전 세계 난민들에게 무료 인터넷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사내 여러 팀이 ‘우리가 실제로 그런 걸 하나?’라며 뒤늦게 허둥지둥했지만 결국 주커버그의 허풍임이 드러났다.
뒤늦게라도 그 약속을 실현하려고 분주히 준비하던 참에, 캐플런이 “난민에게 공짜 인터넷을 주는 건 안 된다. 팔아야 한다”고 끼어든다. 직원들은 이 황당한 프로젝트를 또다시 추진한다. 하지만 캐플런이 “그.. 가만 보니 난민은 돈이 없구나”라는 메일 한 통을 다시 보내오자, 결국은 접는다.

윈-윌리엄스가 이 ‘부주의한 사람들(careless people)’과 엮이게 된 경로는 기묘하면서도 재미있다. 젊은 시절 뉴질랜드 외교관으로 일하던 윈-윌리엄스는 페이스북의 세계적 사회·정치적 잠재력에 매료됐다. 문제는 그런 글로벌 이슈를 고민하는 팀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 미국 로비엔 열심이던 페이스북은 다른 나라엔 관심이 없었다.
윈-윌리엄스는 집요하게 기회를 노렸다. 그러던 2011년, 뉴질랜드에 크라이스트처치 대지진이 발생했다. 미국 공항에서 막 비행기에 오르려던 그는 무너진 건물에 갇힌 언니(뉴스 앵커)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뉴질랜드 국내 통화망이 마비된 상황이었다.
비행 내내 언니 생사를 몰라 불안에 떨던 그는, 결국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글로 언니가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 이 경험은 그가 페이스북에 갖고 있던 감정을 거의 종교적 열정으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 마침내 입사에 성공한다.
입사 초기엔 문화 충돌과 위험천만한 미션이 이어졌다. 미얀마 군부가 페이스북 접속을 전국적으로 막자, 그는 현지에 파견됐다가 카르텔들에게 납치될 뻔했다.
뉴질랜드 총리 존 키(John Key)의 실리콘밸리 방문 땐, 총리가 바로 옆에 서 있는데도 주커버그가 대놓고 “왜 이런 듣보 정치인을 만나게 하냐”며 그를 야단쳤다. 사진은 결국 찍었지만, 뒷맛이 씁쓸했다.

확실한 건, 당시 페이스북은 미국 외 국가에 기본적인 관심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윈-윌리엄스는 이를 ‘미국 중심주의’라고 해석하지만, 더 큰 배경이 있다.
미국은 개인들의 소득 수준이 높으면서 그들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 장치가 거의 없다시피한 유일한 곳이다.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광고주에게 팔아넘기는 페이스북의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 황금시장이라 할 곳은 사실상 미국 뿐이었다.
하지만 마침내 페이스북에게 미국은 포화시장이 되어버렸다. 현금흐름과 고평가 주가를 무기로 왓츠앱, 인스타그램 같은 잠재 경쟁자를 모조리 사들이고, 미국 사용자가 서비스를 떠나도 회사의 서비스들 안에 머무르게 만들었다.
그 순간 주커버그는 해외로 눈을 돌렸고, ‘글로벌 시장’을 입에 올리기만 해도 괴짜 취급받던 윈-윌리엄스는 하루아침에 핵심 인재로 격상된다.
윈-윌리엄스는 이를 주커버그의 ‘정복욕’으로 설명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 ‘성장 지상주의’라는 물질적 요인이 더해진다.
성장 기업은 PER(주가수익비율)가 높다. 투자자는 “이 회사는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몇 배, 몇십 배의 주가를 지불한다. 성장이 멈추는 순간, 그 기대는 산산이 깨지고 주가는 폭락한다.
페이스북이 진짜 직면한 위기는, 미국 사용자 증가세가 둔화된 2022년 초 명확히 드러났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2,500억 달러가 날아가며 ‘역대 최대 일일 손실’ 기록을 썼다. 성장이 멈추면 회사가 찍어낼 수 있는 ‘자체 화폐’—주식—도 순식간에 힘을 잃는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해외 시장에 목숨을 걸고 파고들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최고경영진은 여전히 ‘무신경’했다는 것.
주커버그는 트윗 길이가 넘어가면 브리핑조차 읽지 않고, 정오 전에는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회의를 펑크냈다. 샌드버그는 다보스 등지에서 본인의 ‘린 인(Lean In)’ 브랜드 알리기에만 집착했다. 캐플런은 “외국인”이라는 개념부터 이해 못 하는 수준이었다.
윈-윌리엄스의 좌충우돌 해외 미션은 때로는 아찔하고, 때로는 골때리도록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그가 페이스북에 등을 돌리게 된 결정적 이유는 업무 좌절이 아니었다. 회사의 잔혹성과 냉혈함이었다.
조엘 캐플런은 윈-윌리엄스를 상대로 상습적 성희롱을 일삼았다. 수유(모유 수유) 방법을 집요하게 묻고, 침대에서 영상통화를 걸었다.
윈-윌리엄스가 둘째 출산 중 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캐플런은 “ICU에 있으면서 이메일에 답장도 안 하더라”는 말도 안되는 평을 남기며 승진·연봉에 치명타를 줬다. 사내 전용기에서는 셰릴 샌드버그가 젊은 여성 직원들을 옆자리에 눕히곤 했다.
주커버그는 별안간 중국에 꽂혀 “마지막 거대 성장 시장”이라며 집착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페이스북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저커버그가 중국어를 배우고, 시진핑의 저서를 책상에 전시하고, 만찬장에서 옆자리에 앉아 “다음 아이 이름을 지어 달라”고까지 구걸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 중국팀은 검열·감시에 전면 협조하겠다며 각종 백업 서버와 툴을 구축해 바쳤다. 결국 진출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중국 정부는 이 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 페이스북 데이터를 엿보며 홍콩·대만 민주 세력을 압박하는데 잘 쓰고 있다.
한편 미얀마에서는 로힝야족 학살이 준비되고 있었다. 인권단체는 “혐오와 선동이 페이스북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그 위험성을 수차례 경고했지만, 미얀마의 담당자는 지구 반대편 더블린에 딱 두 명이었다. 그것도 군부와 한통속일 가능성도 있었고.
미얀마어는 유니코드 지원도 안 돼 페이스북의 필터 알고리즘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 윈-윌리엄스와 동료들은 익명의 그룹을 통해 회사를 압박했지만, 경영진은 ‘우리 정도가 책임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뒷짐만 졌다. 결국 현실은 끔찍한 집단학살로 이어졌다. 직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캐플런은 앞서 말한 난민 와이파이 프로젝트 대신 정부를 정치 광고 구매자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독재자든 누구든 돈만 내면 타겟 광고를 샀고, 페이스북은 정부 협조와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매출은 올랐다. 그 대가는 혐오·학살·독재의 확산이었다.
- Too big to fail
- Too big to jail
- Too big to care
페이스북은 커졌다. 너무 커서 망하지도 않는다.
규제 당국과 이해관계를 같이 해서 처벌 받지도 않는다.
그래서 결국은 무엇에도 신경 쓸 필요도 없는 무소불위의 단계에 이르렀다.

2017년에는 내부 문건이 새어 나오면서 페이스북이 ‘우울하고 무가치하다고 느끼는 10대’를 광고주에게 타깃팅해 준 사실이 드러났다.
페이스북의 대응은 같았다. “우리는 몰랐고, 관련 직원은 해고했다”. 하지만 윈-윌리엄스는 이것이 일상적으로 판매되는 상품이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회사는 실제 10대 인구보다 많은 ‘타깃 가능 인원’을 제시했고, 감정 분석 정확도는 동전 던지기 수준이었다. 페이스북은 구글과 광고 시장 담합을 저지른 ‘제다이 블루(Jedi Blue)’에도 깊숙이 연루돼 있다.
결국 이 책 <부주의한 사람들>이 던지는 핵심은 분명하다. 이 거대 기업을 괴물로 만든 건 경영진 개인들의 인격적 결함만이 아니라, 정책·규제 공백이었다. 독점에 대한 방치, 개인정보 보호 후퇴, 지식재산권 방임으로 공정 경쟁을 틀어막은 환경이 그들을 ‘무책임해도 되는 존재’로 만들었다.
그러니 어쩌면 해법도 심플할지 모른다. 정책을 바꾸면, 이 ‘무신경’한 이들도—그리고 다른 거대 기업의 후임자들도—다시 “신경 쓰게” 만들 수 있다. 지금 메타는 미국·EU에서 반독점 칼날을 맞고 있다:
마지막으로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말을 떠올려 본다.
“법은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순 없습니다. 하지만 나를 린치하는 건 막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에요.”
- 원문: 코리 닥터로우 https://pluralistic.net/2025/04/23/zuckerstreisand/#zdgaf
- 초벌번역: o3/ 편집: 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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