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넷플릭스는 TV 업계를 집어삼키고 있는가

시즌제 시리즈를 공장처럼 만들어내는 넷플릭스(Netflix)는 헐리우드의 사람들을 끌어들여 어떤 네트워크보다 더 많은 쇼를 제작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어떤 쇼를 좋아하는지 이미 다 알고 있다.

“길게 보시죠. 우리 얼마나 더 할 수 있나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담당 부사장, 신디 홀랜드(Cindy Holland)가 물었다. 5월의 한 화요일 아침, 헐리우드 본사 14층에 위치한 산 주니페로 회의실에서 직속 임원들과 함께한 미팅 자리였다. 그들은 현재 진행 중인 두 개의 쇼에 대해 논의 중이었다. 드류 배리모어와 티모시 올리펀트가 출연한 좀비 코미디물 <산타 클라리타 다이어트>, 최근 리메이크되어 공개된 <로스트 인 스페이스>였다.

홀랜드는 방 안을 걸으며, 노트북 속의 메모를 응시했다. <로스트 인 스페이스>에 대한 리뷰들이었다. “우리가 신경 써야 할 내용일까요?” 알려져있듯, 별로 그렇지 않았다. <로스트 인 스페이스>는 두 번째 시즌을 제작하기로 했다.

넷플릭스에서 스토리라인이나 다른 장치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들은 ‘완료’라는 단어를 쓴다. ‘완료’는 넷플릭스 구독자가 한 시즌의 처음부터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는 지에 대한 개념이다. 홀랜드는 쇼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확산되고 있는지, 특별히 잘되는/잘 안되는 지역이 있는지 역시 체크한다.

누군가가 드류 배리모어와 티모시 올리펀트가 그들의 쇼 홍보차 필리핀에 방문했다고 했다. “필리핀에서는 처음이었거든요”, 홍보가 효과적이라 덧붙이며 말했다.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저희는 정말, 정말 짜릿해하고 있습니다. 연료통에 연료는 충분합니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쇼의 세 번째 시즌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대화는 <어웨이>로 옮겨갔다. 어웨이는 화성에서의 첫 임무를 수행하는 다국적 우주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쇼로, <페니 드레드풀>의 앤드류 힌더레이커, <프라이데이 나이트 라이츠>의 제이슨 케이팀스 그리고 <클로버필드>의 맷 리브스가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다.

“핵심 취향 집단이 누구일지 명확한가요?”, 홀랜드가 물었다. “캐스팅이나 캐릭터들의 다양성 측면에서, 꽤 글로벌한 쇼가 될 것 같네요.” 다른 임원이 말했다. “동시에 중심에는 끝내주는 러브라인이 있어서, 여성 시청자들에게도 소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SF 팬도 잡을 수 있겠군요, 그런가요?” 홀랜드가 물었다. 임원 한 명이 답했다. “하드SF 팬을 잡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이 작품이 그렇지는 않으니까요.”

미팅에서는 미발표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제작 중인 수많은 ‘버티컬’ 중 어느 것을 접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이야기하자면 이건 드라마와 영화가 합쳐진 하이브리드입니다.” 한 임원이 말했다. “지금은 로맨스 버티컬과 흑인 영화 버티컬 사이의 어딘가라고 볼 수 있어요.” 다른 이가 답했다. 또 다른 임원이 덧붙였다. “정확히 어느 버티컬이라 보기는 어려워요. 저희는 그 사이에 니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보통 1시간 이내에 끝나는 이 회의에서, 올해 넷플릭스가 제작하려 했던 1,000개의 오리지널 콘텐츠 중 4개의 미래가 좀 더 선명해졌다.

// 전통에 도전하는 넷플릭스

오래된 TV 시장의 전통적인 모델을 무너뜨리려는 넷플릭스의 노력은 7년 전부터 였다. 빨간 봉투에 대여용 DVD를 넣어 배송해주던 서비스로 알려져있던 실리콘밸리의 한 회사가, 전통 네트워크 AMC와 HBO를 제치고 어떤 드라마 판권을 따낸 순간이었다. 영국 한 미니시리즈의 리메이크였고, 그 감독은 데이빗 핀처였던 그 작품의 이름은 <하우스 오브 카드>였다.

<하우스 오브 카드> 촬영장의 로빈 라이트

당시로서는 큰 화제였다. 두 개 시즌에 1억불(약 1,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규모에서도, 다른 미디어공룡들의 IP를 보관/대여해주는 회사가 아니라 직접 쇼를 스트리밍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야망을 보여주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도.

올 가을 <하우스 오브 카드>의 마지막 시즌을 방영을 앞둔 지금, 넷플릭스는 역사상 그 어떤 방송사보다도 더 많은 쇼를 제작하고 있다. 올해에만 80억불(약 9조원)을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 하나가 업계 전체를 뒤흔드는 사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의 넷플릭스만 빼면요.” ICM 파트너스의 임원이자, <그레이 아나토미>와 <스캔들>의 제작자 숀다 라임즈의 에이전트 크리스 실머먼은 말한다.

TV 업계는 역사적으로 거대한 변화들을 경험해왔다. 케이블TV와 루퍼트 머독의 폭스 네트워크가 1980년대 공중파 빅3의 헤게모니를 무너뜨린 바 역시 있다. 하지만 최근의 변화는 기존에 가졌던 변화의 수준을 훌씬 뛰어넘는다. 넷플릭스는 HBO, 폭스, NBC 네트워크의 ‘스트리밍 버전’이 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우리가 TV를 대해왔던 방식을 아예 전복시키려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떠안은 60억불(약 6.6조원)이 넘는 부채를 넘어 흑자전환을 하는 것도 또 다른 문제일 수 있는데, 월스트리트는 이에 긍정적인 듯 하다. 최근 몇 주 동안,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은 계속 올라 1,500억불(160조원)을 돌파했고, 디즈니를 넘어 시총 기준 세계 최고의 미디어 회사가 되었다.

CEO 리드 헤이스팅스와 테크 기업가 마크 랜돌프는 1997년 넷플릭스를 창업하여 이듬해 DVD 우편대여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1999년 구독 멤버십을 만들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07년이었는데, TV 업계의 수 많은 표준을 뒤집어 놓은 것은 (<하우스 오브 카드>를 통해) 오리지널 시리즈를 집중해서 만들기 시작하면서였다.

넷플릭스는 방영도 되지 않을 쇼의 파일럿 에피소드를 만드는 데 수백만불을 낭비하는 일은 없다. 넷플릭스는 거의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바로 시리즈 제작을 염두에 두고 구매한다. ‘전 시즌 동시공개(binge-releasing)’의 개념을 개발한 것도 넷플릭스였다. 1950년대 <왈가닥 루시> 이후 이어져 온 한 주에 에피소드 하나씩 공개하는 것이 아닌, 시즌의 모든 에피소드를 동시에 공개해버리는 것이다.

// ‘넷플릭스는 어떻게 하죠?’

전 세계의 배급사들과 협업하여 콘텐츠를 판매하는 대신, 넷플릭스는 중개업자들을 우회하여 190개국에 직접 서비스한다. 미국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보잭 호스맨>)도, 독일의 스릴러(<다크>)의 새로운 시즌도 이곳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각에 공개된다.

넷플릭스는 인구통계적 구분을 ‘취향 집단(Taste Community)’이라는 개념으로 대체하고 있다. 인류학적 추정보다는, 실제 시청기록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프로그래밍한다. 그리고 전 세계의 특정 소수만 즐길지도 모르는 취향들을 가상으로 묶어 상업적으로 충분한 크기의 니치 시장을 정의할 수 있는 방법 역시 발견해냈다.

ABC(숀다 라임즈)와 FX/Fox(라이언 머피) 네트워크 최고의 히트메이커들에게 접근하여 최대 4억불을 약속해서 스카웃햇다. 넷플릭스는 오스카 수상 감독(데미안 차젤레, 기예르모 델 토로), 이 시대 가장 성공적인 시트콤 제작자(척 로리)들에게 그린라이트를 발급했다.

넷플릭스는 어떤 쇼들의 제작에는 2,000만불 이상을 투입해서 스탠드업 코미디(크리스 록, 데이브 채펠, 엘렌 드제네레스), 차세대 토크쇼(미셸 울프, 하산 미나즈), 왕년의 스타들의 쇼(데이빗 레터맨, 놈 맥도널드) 라인업을 넓힌다. 지난 달에는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와 TV쇼 및 영화를 제작하는 것에 대한 계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회의가 시작하면 모든 사람들이 ‘넷플릭스는 어떻게 하죠?’를 말합니다.” TV 업계의 한 임원이 말한다. “넷플릭스와 어떻게 경쟁해야 할까요. 지금 넷플릭스가 뭐하는지 아나요?” 디즈니가 컴캐스트와의 경쟁으로부터 20세기 폭스의 영화와 방송 자산을 인수하기로 한 것이 넷플릭스의 최근 부상에 대한 반응 중 일부일 것이다. 디즈니의 CEO 로버트 아이거는 디즈니의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년에 직접 런칭하려고 하는데, 20세기 폭스의 자산을 이에 더하고 싶어한다. AT&T가 타임워너와 합병한 것 역시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한 AT&T의 노력일 것이다.

좀 이상해보이지만, 넷플릭스는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같은 다른 테크 공룡들이 오랫동안 따라왔던 간단한 논리를 따른다. 성장은 더 많은 성장을 낳아 더 많은 성장을 낳을 수 있게 되고 더 많은..

넷플릭스가 더 많은 콘텐츠를 갖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신규 구독자로 가입할 것이고, 기존 구독자를 더 오랜 시간 머무르게 만들 수 있다. 더 많은 구독자들이 더 오랜 시간을 보내면, 넷플릭스는 더 많은 시청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신규 콘텐츠의 기획을 보다 정교하게 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최고 콘텐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가 설명했다.

“더 많은 콘텐츠는 더 많은 시청을, 더 많은 시청은 더 많은 구독을, 더 많은 구독은 더 큰 매출을, 더 큰 매출은 더 많은 콘텐츠를 가능하게 합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가 방영되기 전에는 넷플릭스의 글로벌 구독자가 3,300만명이었다. 지금은 그 수가 1.25억이다.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는 2020년에 그 수가 2억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고, 모건스탠리는 2028년께 3억을 돌파하리라 보았다. “매일 밤, 저를 깨어있게 만드는 것은 그 규모입니다.” 사란도스가 말했다.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수 많은 쇼들이 지금 제작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규모를 더 크게 만들 수 있을까요?”

// 그린라이트를 갖고 있는 제작팀

그 대답은 문화에서 하나 찾을 수 있다. “세상에 ‘아니오’라고 말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시에서, ‘예’라고 말하는 팀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란도스가 말했다. 이것은 단지 새로운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용에 대한 문제다.

최고 콘텐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와 그 산하 임원들 (자료: 인포메이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사란도스와 홀랜드는 이례적으로 분권화된 기획/제작 조직을 만들었다. 마치 넷플릭스 안에 반쯤은 독립적인 10~15개의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이 회사들의 결과물은 단 하나의 채널, 넷플릭스를 통해 유통된다.

“신디 홀랜드의 직속 조직들은 제작에 대한 완전한 그린라이트가 있습니다” 사란도스가 말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규모와 품질 모든 측면에서 제대로 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팀에게 그들의 의사결정 권한을 주는 것 뿐입니다.”

한 임원이 말하길, 제작 담당 임원은 어떤 프로젝트를 착수시킬 수 있는 피칭 권한이 있다. 다른 부문들-글로벌, 예능, 다큐멘터리, 스탠드업 코미디-의 수장 역시 아이디어를 현실화 할 수 있는 유사 권한을 가지고 있다.

“제 팀의 임원들은 헐리우드의 그 어떤 이들보다 구매 권한이 큽니다. 제 팀은 제 승인 없이 어떤 프로젝트든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제가 반대하는 경우라도 말이죠!” 사란도스가 말했다.

(좌측부터) 콘텐츠 구매 담당 에이미 라인하르트, 콘텐츠 구매 담당 벨라 바자리아, 최고 콘텐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 오리지널 콘텐츠 총괄 신디 홀랜드, 글로벌 오리지널 담당 에릭 바맥

그의 반대를 꺾고 만들어진 예를 알려달라고 했다. 사란도스는 리즈 가버스의 다큐멘터리 <니나 시몬: 영혼의 노래> 이야기를 했다. 다큐멘터리와 코미디를 담당하는 부사장 리사 니시무라가 제작하고자 했던 그 영화에 사란도스는 동의하지 않았다. “반 년을 싸웠죠”, 그가 회상했다. “리사는 매주 한 두 번 찾아와서 왜 그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지 말했고, 저는 예산도 크고 음악 다큐는 잘 안될거라 반박했습니다. 리사는 또 다시 그 영화가 왜 음악 다큐가 아닌지 설명하곤 했죠. 결국 100 퍼센트 옳았던 것은 리사였습니다. 제가 100 퍼센트 틀렸죠. 그 영화는 훌륭했습니다. 공개하자마자 알았죠, 아 내가 그동안 제작을 미뤘던 것이 큰 실수였구나.”

지난 여름 공개된 코믹 다큐멘터리인 <아메리칸 반달리즘>도 마찬가지였다. 사란도스는 제작을 반대했지만, 막상 이 작품도 입소문을 타고 크게 성공했다. 그는 그 때에도 제작팀에게 그가 반대하는 이유를 이야기했었고, 제작팀은 어떻게든 해내고야 말았다. 넷플릭스는 이 작품의 다음 시즌을 제작 중이다.

그 아래 레벨까지 완전한 재량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예산이 있죠”. 사란도스가 말했다. “보통 300만불 짜리 쇼는 진행할 수 있지만, 1,000만불 짜리 쇼라면, 먼저 체크를 받아야 합니다. 신디 홀랜드가 먼저 보고 리스크가 있다 판단되면 제게 가져올겁니다. 그리고 말하겠죠, ‘이걸 해보면 우리가 한 번 좀 더 멀리 가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거대한 규모에서는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요?” 홀랜드가 말한다. “시간이나 예산이 제한된 사람들이 종종 하게 되는 생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봅시다. 한 네트워크가 좋은 쇼 10개 정도는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각각 10개의 쇼를 만드는 네트워크를 네 개를 가진다고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더 많은 숫자라면? 넷플릭스는 대부분의 다른 곳보다 더 많은 창작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이 있습니다.”

// 로컬에서 제작되는 오리지널

미국 내의 성장도 여전히 가능하지만, 넷플릭스는 해외에서 큰 기회를 보고 있다. 4월의 어느 월요일, 넷플릭스의 글로벌 오리지널 팀의 수장 에릭 바맥의 미팅에 들어갔다. 회의실의 벽걸이 스크린에는 세계 각지에서 화상회의로 연결된 직원들이 있었다. BBC와 같은 해외 네트워크로부터 콘텐츠를 구매하는 부서도 있지만, 바맥이 담당하는 것은 <다크>(독일), <인거버너블>(멕시코), < 3%>(브라질> 처럼 미국 외 지역에서 제작되는 영어가 아닌 언어의 오리지널 쇼다.

미국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쇼 상당 수가 미국 외에서도 인기있다. “전체 시청자 통계를 보면, <루머의 루머의 루머>의 인도 시청자 수가 미국 시청자 수와 비슷합니다” 사란도스가 이야기했다. 하지만 외국 시장에서 더 잘 경쟁하고 성장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그 지역에서 그 지역의 창작자가 만든 콘텐츠를 구독자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콘텐츠 전략은, 미국 내에는 그 팬층이 제한적일 것이라 생각했던 장르가 글로벌 규모로 확장되었을 때의 어떤 교훈에서 시작되었다. 다큐멘터리와 코미디 부문 부사장인 리사 니시무라는 니치 카테고리에 주목했고, 회사에 이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스스로 묻기 시작했죠. ‘진짜로 너무 작아서 니치인걸까? 아니면 이 영역은 원래 얕게 흩뿌려져 있어서 유의미한 규모를 만들고 입소문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웠을 뿐인걸까? 시간을 두고 관객을 넓혀가는 것이?” 니시무라는 이야기했다.

“다큐멘터리를 보죠, 사람들은 박스오피스를 가리키며 말합니다. ‘봤지? 작잖아.’ 제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금요일 밤 어떤 시간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같은 곳에서 다큐멘터리를 보느냐가 아닙니다. 누구나 언제고 쉽게 볼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면, 실제 관객들이 얼마나 커질 수 있을까에 대한 것입니다.”

그 미팅에서 에릭 바맥은 그의 글로벌 제작 조직에서 만든 성공작 중 하나, 스페인의 범죄스릴러 <종이의 집>에 대해 그가 사란도스와 나눈 이야기로 토론했다. “테드와 저는 <종이의 집>의 아주 특별한 점을 봤습니다. 비 영어권의 잠재력에 대해서, 그리고 상대적으로 북미와 영국이 작다는 점에서도요.” 그가 이야기했다. 넷플릭스가 이야기했던 것은 쇼의 미국 성적이 아니었다.

사란도스는 지난 4월 넷플릭스의 실적발표에서 그 쇼의 시청자들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바맥은 그와 사란도스가 미국과 영국에서 <종이의 집>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를 궁금해했다. 지금까지 넷플릭스는 영어권에서 글로벌 콘텐츠가 잘 되지 않았던 것이 오리지널 시리즈의 매력 부족 혹은 생소함이라고 보고 있었다. 특히 미국 시청자는 외국 쇼를 접해본 적이 별로 없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종이의 집>에 영어 자막 한 줄을 넣어 미국에 배포할지 말지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새로 해석해서, 하이스트 무비로서 그 쇼가 가진 캐릭터와 공간과 유머를 미국이나 영국 코드에 맞게 재해석 할 수 있느냐입니다”

바맥의 팀원 중 상당수는 미국 외 지역에서 왔고, 이 아이디어에 찬성하지 않았다. “그 팀이 비영어권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는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비영어권 이야기를 미국식으로 재해석하면서, 우리가 스스로 발을 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임원이 바맥에게 이야기했다. “영어가 아닌 이야기가 훌륭할 수 있다는 것은 보여줬어요. 무리하게 영어로 바꿀 경우, 그 매력이 반감될 것입니다”

미팅 이후에, 반대에 마주 했을 때 어떻게 뚫고 나가는지 바맥에게 물었다. “제게는 세 개의 버킷이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데이터, 예술성, 그리고 지역 민감성이죠. 저는 우선 데이터를 들여다봅니다. 데이터가 아니라면, 제가 뭔가를 하지는 않겠죠. 만약 (데이터가) 50대 50이라면, 제가 결정을 내려야 하겠죠.”

몇몇이 <종이의 집>을 영어로 재구성하는 것에 반대했지만, 내가 미팅에서 나온 후 전직 프로듀서였던 프랜시스코 라모스가 <종이의 집>의 공동제작자 알렉스 피나가 했던 이야기를 해줬다고 한다. “알렉스는 <종이의 집>의 시즌마다 점점 더 커지는 위기를 다루고자 했습니다. 그 쇼를 미국에서 제작하고 싶어하기도 했죠. 포트 녹스에서 물건을 훔치는 이야기로 말이죠”.

바맥은 이야기했다. “그 순간 뭔가 빰 하고 터지는 것 같았습니다. 예술적으로도, 지역적으로도 민감하고, 캐릭터도 훌륭합니다. 스핀오프라고 부를 수도 있겠죠. 무엇보다 이 이야기의 원안이랑도 잘 맞아요. 끝내주죠.”

// 개인화와 데이터, 감

최근 헐리우드에서 가장 알고 싶어하는 신비 중 하나는, 넷플릭스가 그들의 브랜드에 맞는 쇼를 어떻게 고르느냐에 대한 것이다. 넓은 범위의 시청자층을 가진 대부분의 네트워크들은 신중하게 시청자를 분석하여 쇼를 기획한다. 예를들어 HBO, FX, AMC와 같은 네트워크들은 비평가들이 호평한 작품이나 에미상 수상작들을, 심지어 높은 시청률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선택하곤 한다.

하지만 사란도스는 그런 것으로 그의 선택을 좁히고 싶어하지 않는다. “넷플릭스의 어떤 쇼도 저희 브랜드를 대표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저희 브랜드가 저희의 쇼를 정의하는 것도 원치 않아요.” <대부> 삼부작의 포스터가 걸린 사무실에 앉아 그는 말했다.

“‘넷플릭스 쇼’라는 것은 없어요. 그런 생각이 오히려 저희의 폭을 제한하죠. 저희 브랜드는 개인화됩니다. 사람에게마다 달라요.”

개인화에 대한 집요한 추구는 넷플릭스가 왜 새로운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지를 설명한다. 몇년 전, 홀랜드의 팀에서는 영어덜트 드라마의 가능성을 봤고, 그 중 하나가 작년의 히트작 <루머의 루머의 루머>와 올해의 <굿 키즈 온 더 블럭>이었다.

넷플릭스는 예능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인기있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에는 바로 제작을 늘리고 있다. “구독자 중 셋 중 하나는 매달 넷플릭스에서 예능을 봅니다.” 콘텐츠 부문 부사장 벨라 바자리아가 말했다. 바자리아의 팀은 <퀴어 아이>의 리부트를 성공시켰다.

넷플릭스가 실리콘밸리의 회사라는 이유로 많은 이들은 넷플릭스가 모든 의사결정에 알고리즘을 쓰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거의 모든 상황에서, 사란도스나 홀랜드는 데이터에 그다지 의존하지 않는다.

“숫자에 사로잡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통계적으로 옳은 일만 몇 번이고 반복할지 몰라요.” 사란도스는 이야기했다. “데이터는 과거의 일들을 이야기해줄 뿐이죠.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말해주진 않아요.”

데이터가 빗나간 사례는, 새해 첫 날 글로벌 릴리즈 되었던 찰리 코벨의 영국 코미디 드라마 <빌어먹을 세상따위> 였다. “놀라운 인기였죠.” 사란도스가 이야기했다. 내부에서는 그 쇼의 흥행을 미국에서도 글로벌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실패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이야기했다. 사란도스는 팀에게 다시 물었다. “확실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한가요?” 최소한 그들은 코벨을 다시는 과소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넷플릭스는 코벨에게 그리스 신화를 재구성한 10화 분량의 쇼 <카오스>의 제작을 맡긴 상태다.

<나르코스>의 제작자 에릭 뉴먼

넷플릭스는 그들이 가진 데이터를 새로운 쇼의 창작 디렉팅에 쓰는 것을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에서 가장 오랫동안 활동했던 이 중 하나인 에릭 뉴먼(그는 <나르코스>와 윌 스미스가 출연한 <브라이트>를 제작하기 전에 <헴록 그로브>를 제작했다)은 넷플릭스의 임원들이 가끔은 데이터 기반의 피드백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요청은 했지만 한 번도 못받았어요.” 그는 웃으며 말했다. “매번 그랬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물이 누군가요? 당신네들은 모두 알고 있잖아요! 누가 어떤 쇼의 어떤 부분을 다시 보는지도 알고, 어디서 쇼를 시작하고 끄는지 알잖아!’ 제가 알 수 있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하지만 의심의 여지 없이 빅데이터는 넷플릭스의 DNA를 이룬다. 거물 스타나 제작자가 자신만만한 피칭을 준비해서 건물로 들어올 때, 홀랜드의 팀은 그와 관련한 데이터들을 준비해놓는다. 어떤 프로젝트를 승인하기 전에 데이터를 포함한 것들을 숙제처럼 하길 원할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넷플릭스가 내부 시청 데이터를 쓰는 것과 전통적인 TV 업자들이 닐슨의 시청률 지표를 보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NBC에서 드라마 <디스 이스 어스>가 처음 방영되어 히트했을 때, NBC(와 경쟁사들)의 임원들은 그 즉시 그와 유사한 가족드라마의 제작에 착수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훨씬 정교한 방식으로 이를 분석했고, 그들에게 큰 경쟁우위가 되었다.

“우리는 어떤 조건을 입력했을 때, 아이디어나 소재가 얼마나 큰 규모의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있습니다.” 홀랜드가 말했다. “넷플릭스는 우리가 많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영역,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영역으로 장르들을 구분할 수 있어요.”

// 버티컬과 취향 집단

넷플릭스는 이런 유사 콘텐츠들의 묶음을 ‘버티컬’이라고 부른다. 영어덜트 코미디, 로맨스 사극, SF 모험물과 같이 매우 정교하게 정의되는 영화/TV시리즈의 장르들이다. 시청자층이 넓은 전통 네트워크들 역시 그들의 편성스케줄을 다양한 장르로 채우고 싶어한다 — HBO는 풍자 코미디(<부통령이 필요해>)에서부터 과학 스릴러(<웨스트월드>)에 이른다.

넷플릭스가 다른 점은, 그들이 채우고 싶어하는 것이 (편성 스케줄이 아니라) 콘텐츠라는 것이다.

어떤 쇼의 성과를 측정할 때, 시청자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와 투자 대비 성과도 물론 고려한다. 하지만 동시에 넷플릭스는 그 쇼가 ‘다양한 버티컬’에서도 잘 동작했는지를 본다. 이는 더 많은 수의 ‘취향 집단’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취향 집단, 홀랜드가 미팅에서 그렇게 불렀다.

구매하거나 제작할 콘텐츠가 어떤 종류인지를 고민하여 구분하는 개념이 ‘버티컬’이라면, ‘취향 집단’은 콘텐츠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하는데 도움이 되는 개념이다.

이는 내가 넷플릭스를 방문할 때 취향 클러스터, 취향 커뮤니티라고도 이야기되었다. 시청자들을 연령, 인종 혹은 그들이 사는 국가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넷플릭스는 시청 행태를 추적하여 전체 구독자들을 약 2,000개의 섬세한 집단으로 구분했다.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취향 집단은 광고 중심의 전통적인 네트워크들이 사용하는 인구통계 기반의 시청률 자료의 넷플릭스 버전이라 볼 수 있다. NBC나 라이프타임과 같은 전통 사업자는 그들의 사업모델 자체가 광고주들과 뗄레야 뗄 수 없기 때문에 35세 이하 여성, 25~54세의 남성, 18~49세의 흑인 등처럼 TV시리즈를 광고주들에게 더 어필하기 위한 개념을 쓸 수 밖에 없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에 대한 취향을 다르게 갖는 인구들을 구분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인구통계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다. 초창기에는 실제로도 그랬다. 넷플릭스의 제품 담당 부사장 토드 옐린은, 막 입사했던 10년 전 쯤 인구통계 데이터를 써서 구독자의 개인화 경험을 구축하려 했다.

“닐슨도 쓰고, 다른 사업자들도 쓰고, 저희도 연령과 성별을 알아야겠더군요.” 그는 생각했다. “가입할 때 오래 전부터 기입해오던 것이 있었습니다. 연령과 성별이었죠. 그 정보를 쇼를 추천해주는데 썼죠.”

옐린은 DVD서비스에 가입하면서 기입했던 연령이나 성별은, 과거 어떤 타이틀을 대여했는지의 기록보다 신뢰도가 낮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제는 우리가 (넷플릭스에서) 어떤 쇼의 재생 버튼을 누르는 순간 많은 것을 알게됩니다. 31세의 여성인지, 72세 남성인지, 19세 남성인지보다 훨씬 중요한 것을요.” 사란도스는 이렇게 덧붙였다. “덴마크에 사는 75세 남성이, <리버데일>을 좋아할 수도 있죠. 제 아이들처럼 말이죠.”

취향 집단과 닐슨의 인구통계는 그 사용 방식에서도 다르다. 인구통계별 시청률 자료는 전통 사업자들이 그들의 성공을 측정하는 지표다. 취향 집단은 넷플릭스가 시청자들에게 그들이 더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찾아 새로운 것을 더 보게 만드는 도구다.

넷플릭스를 방문했을 때, 취향 집단에 대해 가장 잘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신규 프로젝트 제작자 대상의 오리엔테이션 자리였다. 새로운 제작팀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면, 넷플릭스는 부서별 담당자들 열 명 가량을 붙여 넷플릭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준다. 지난 화요일 내가 참석한 세션에는, 제작 예정인 쇼 <언빌리버블>의 작가 수잔나 그랜트와 프로듀서 케이티 큐릭의 팀이 참석 중이었다.

// 취향집단 고려하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런칭 전략담당자인 올리비아 데 카를로는 그랜트와 그 팀에게 데이터와 ‘취향 집단’을 어떻게 이용해서 넷플릭스가 특정 시청자들을 잡는지 설명했다. <언빌리버블>이 공개되면, 넷플릭스는 그 데이터를 이용해 그 쇼를 ‘좋아할 만한 사람들’에게 연결할 것이다. 데 카를로는 이야기했다.

“약간 데이팅 서비스 같기는 하죠. 사람들이 콘텐츠와, 콘텐츠가 사람들과 데이팅한달까요. 데이터는 이야기합니다. 그들이 어떻게 만났는지, 어떻게 끝났는지. 그 만남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 아니면 원나잇스탠드였는지요. 우린 이 훌륭한 정보를 가지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콘텐츠들을 어떻게 사람들과 연결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요.”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은 어떤 구독자가 어떤 취향 집단에 속해있는지 알아낸 다음, 그 집단의 구독자들이 즐길 만한 콘텐츠들을 홈 화면 상단에 추천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죠, ‘당신의 넷플릭스와 내 넷플릭스는 다르다’.” 데 카를로는 취향 집단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개념이라는 점도 같이 설명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여러 집단에 동시에 속해있습니다. 우린 미묘한 존재잖아요, 시간에 따라 계속 기분이 변하는.”

데 카를로는 슬라이드에서 취향 집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었다. 슬라이드는 넷플릭스의 최고 히트작 중 하나인 <블랙미러>가 두 개의 큰 취향집단 — 290번 집단, 56번 집단 — 에서 특히 잘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막 공개했을 때에는 잘 보이지 않아요, <블랙미러>가 어느 집단에 먹히고 어디선 안먹힐 거라는 것이요. 하지만 일단 공개한 이후에는, 어떤 패턴을 볼 수 있게 되죠.”

슬라이드의 차트는 <블랙미러>를 좋아하는 취향집단의 사람들이 이전에 <로스트>와 영화 <사랑의 블랙홀>도 좋아했음을 보여주었다. “사실 일견 <사랑의 블랙홀>과 <블랙미러> 사이의 유사성은 잘 보이지 않아요.” 데 카를로는 말했다. “<로스트>와 <블랙미러> 역시 서로 다릅니다. 하지만 이런 작품들을 하나씩 하나씩 더해보면,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극단적인 세계라는 공통점으로 묶을 수 있어요. 이런 식으로 어떤 경향성을 의미있게 볼 수 있게 되죠.”

데 카를로는 다른 차트를 보여주며 ‘어두운 드라마를 다루는 작품’이라는 항목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넷플릭스의 추천엔진에서 얻은 의미를 이야기한다. “<블랙미러>를 아직 보지 않은 구독자가 전에 <쉐임리스>나 <오펀블랙> 혹은 <OA>를 본 적이 있다면, <블랙미러>를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죠.”

네트워크 사업자들 역시 시청자에게 새로운 쇼를 추천하는 그들만의 방식이 있다. <빅뱅이론>과 같은 대형 쇼의 중간광고 시간에 새로운 쇼의 예고편을 틀어 홍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홍보전략은 효율적이지 않으며, 도달률 역시 낮다.

<글로우>의 베티 길핀과 앨리슨 브리

어느 날, 옐린은 나에게 80년대 여성 레슬링을 다룬 쇼 <글로우> 작은 이미지를 열 개 이상 보여줬다. 넷플릭스는 이 작은 포스터 이미지를 ‘썸네일 아트’라고 부르는데, 무엇을 볼지 고르며 넷플릭스 앱을 스크롤할 때 보게되는 작은 사각형 이미지를 말한다.

옐린은 스크린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글로우>의 출연자) 앨리슨 브리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여긴 마크 매런이고요. 여성 입술이 강조된 이미지, 고양이 두 마리가 싸우고 있는 것도 있죠.” 그가 말했다.

그는 이미지 밑에 있는 숫자를 가리키며, 1.25억명의 넷플릭스의 구독자들 중 <글로우> 쇼의 썸네일로 해당 이미지를 보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라 말했다. “구독자들의 8%는 베티 길핀의 이미지를 봅니다. 6%는 마크 매런의 사진을 보죠.”

새로운 오리지널 쇼가 공개되면, 옐린의 팀은 서로 다른 이미지를 구독자들에게 취향집단을 기준으로 무작위로 노출한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클릭할 만한 최적의 이미지를 찾습니다. 당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세계로 데려가 줄.” 그가 말했다.

“그 곳의 사람들은 옆 아파트의 이웃도 아니고, 같은 우편번호를 쓰는 사람도 아니고, 같은 국가의 사람들 역시 아닙니다. 당신과 같은 취향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당신을 그들과 만나게 해줄, <글로우>나 <오자크>를 플레이하게 만들 썸네일 아트는 무엇인가요?”

// 프로젝트의 중단

오리지널 쇼 제작에 예산이 과다하게 지출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아닌 것 같은 프로젝트를 가차없이 포기하며 손실을 줄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란도스는 넷플릭스의 쇼 중 80%가 1~2개 시즌 이후의 후속 제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가가 좋았던 쇼 역시 골라내기 시작했다.

<더 크라운> 촬영현장의 클레어 포이

코미디언 마리아 뱀포드의 이야기를 다룬 <레이디 다이너마이트>도 그랬다. 두 번째 시즌이 로튼 토마토 평점 100%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 제작은 불발되었다. “제가 만들고 있는 팀은 새로운 도전에 ‘예’라고 하는 팀입니다. 동시에 구독자들이 낸 돈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기도 합니다.” 사란도스는 말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는지에 따라, 쇼가 더 제작될지 아닐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모든 코미디를 <풀러 하우스>처럼, 모든 드라마를 <기묘한 이야기>처럼 히트시키려 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단순한 판단이라고 사란도스는 지적한다.

“너무 니치하다는 것은 없어요. 그냥 규모가 작을 뿐이죠.”

우리는 작은 쇼도 만들어 유통하고, 유료로 구독하는 구독자들에게 제공합니다. 그렇다고 무한히 할 수는 없어요. 결국은 기회비용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통상 인기있는 프로그램으로 도달하지 못하는 구독자들에게 적절한 예산으로 도달할 수 있다면, 작은(저예산) 쇼는 효과적이다.

<레이디 다이너마이트>는 그렇게 큰 예산이 들어간 것은 아니었지만 두 개의 시즌 동안 기대만큼의 시청자를 모으지 못했다.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매료되었던 쇼였습니다.” 사란도스가 말했다. “전통 사업자들에서는, 임원이 그 쇼의 팬이라는 이유로 속편을 제작하는 경우가 왕왕 일어나는 반면 우리는 그렇지 않죠.” 그가 말했다.

“우리는 우리를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습니다. 그것이 핵심이죠. 우리는 우리가 사랑했던 쇼를 닫아야 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수 십개의 시리즈와 영화를 제작하는데 그린라이트를 주는 넷플릭스라는 것을 감안하면, 2,000만불이 들어가는 비싼 스탠드업 코미디 몇 개를 만들지 않고 <레이디 다이너마이트> 세 번째 시즌을 만들 수도 있는 것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 구독자들은 우리를 신뢰합니다. 그들의 구독료를 잘 써줄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요.” 그가 말했다. “우리가 구독자들을 위해 해야하는 선택들이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클릭 한 번으로 넷플릭스를 탈퇴할 수도 있으니까요.”

두 가지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작가 노먼 레어의 전설적인 쇼를 리메이크 <원에디 앳 어 타임>은 최근 세 번째 시즌 제작에 들어갔고, 90년대 스타일의 청소년물 <판타스틱 하이스쿨>은 첫 시즌 방영이 두 달도 되지 않아 속편 제작이 취소되었다. 두 쇼 모두 적당한 예산에 고만고만한 시청률이었다. 왜 하나는 취소되고 하나는 살아남았을까?

홀랜드에게 <판타스틱 하이스쿨>에 대해 물었다. 한 내부인은 넷플릭스가 그 쇼에 회당 150만불 이하, 시즌 전체로는 1,500만불 정도 투입했다고 말해줬다. (“시즌 전체의 예산이 <더 크라운>의 에피소드 하나 제작비의 2/3 정도였죠.” 그가 덧붙인 말이다.) 불행히도 제작비가 얼마인지와 별개로, <판타스틱 하이스쿨>은 단지 그냥 구독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을 뿐이었다.

“구독자 층이 너무 좁았어요.” 홀랜드가 말했다. “핵심 타겟을 만들지 못했죠.” 그런데 단순히 시청자 수가 적은 문제는 아니었다. “그들 가운데에서도 정주행을 마친 비율이 평균치에 훨씬 미달했어요.” 홀랜드가 말했다.

// 70퍼센트의 감, 30퍼센트의 데이터

넷플릭스에게는 이런 말이 있다.

에피소드를 보다가 중간에 나가 다시 돌아오지 않거나, 한 두개 에피소드만 보고 시즌을 멈추는 시청자는, 나쁘다. 그런 시청자의 수가 아주 많다는 것은, 더 나쁘다. 끝.

사란도스는 이 지표의 이름을 말했다- ‘생존률’. 첫 에피소드를 본 사람이 끝까지 계속 보는지에 대한 지표다. <판타스틱 하이스쿨>의 경우, “많은 이들이 생존하지는 못했죠.”

쇼를 공개하자마자 끝까지 정주행하는 ‘몰아보기’를 하는지 여부가 넷플릭스에게 꼭 중요하지만은 않다. “그걸 꼭 권장하지도 않아요.” 사란도스는 말한다. “한 에피소드를 끝까지 다 보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출시 첫 주말에 얼마나 많은이들이 몰아봤는지 보거나 하진 않아요. 어차피 별로 많지 않거든요.”

하지만 넷플릭스에서 자주 들었던 지표 중 ‘28일 완주율’이 있었다. 출시 4주 내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전체 시즌을 정주행했는지에 대한 지표다. 사란도스는 넷플릭스에서는 신규 구독자들이 처음으로 보는 쇼가 무엇인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새로운 쇼의 출시가 넷플릭스의 유료가입을 유도했는지 알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사란도스와 홀랜드는, 다시, 데이터가 유용한 도구이기는 하지만 그 다양한 예측 모델과 비용 분석이 그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전부는 아니라 말했다. “70퍼센트의 감, 30퍼센트의 데이터입니다.” 사란도스가 말했다.

“대부분의 것들은 통찰과 직감으로 이루어집니다. 데이터는 우리의 나쁜 감을 뒷받침하거나, 원래 하고 싶었던 것을 지지하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죠.”

넷플릭스는 가끔 경영진이 충분한 열의를 보일 경우 데이터를 완전히 무시하기도 한다. 사란도스는 그런 케이스를 ‘미래에 대한 베팅’이라 부른다. 충분히 증명되지 않더라도 시즌 전체를 제작하기도 하는.

<원데이 앳 어 타임>이 살아남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청자 풀이 좋아요.” 홀랜드가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홀랜드는 제작팀과 다른 업자들이 공유하는 어떤 지점을 인정했다. 비평적으로는 좋았지만, <원데이 앳 어 타임>이 넷플릭스에 주어진 어떤 기대를 뚫을 정도로 성공하지는 못했다고.

“살짝 당황하긴 했습니다. 왜 핵심 지지층을 넘어 더 흥행하지 못했을까 하는 부분에서는요.” 홀랜드가 말했다.

<원데이 앳 어 타임>을 둘러싼 온도차를 만든 것은, 이 쇼가 넷플릭스에 적합한 딱 그런 시청자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란도스에게 <원데이 앳 어 타임>과 같은 쇼의 운명을 이야기할 때에는 어떤 요인들을 고려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 쇼가 가진 고유한 가치”라고 답했다.

“이 쇼에 매우 강한 애착을 갖는 5~6개의 집단이 있습니다. 라틴계, LGBTQ, 여성들은 물론이죠. 그리고 그간 넷플릭스가 만들어왔던 이야기와 다른 이야기이기도 하죠.” (넷플릭스가 인구통계 정보를 수집하지 않기 떄문에 정확히 어떤 인종그룹이 <원데이 앳 어 타임>을 시청하는지는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나 다른 지표를 통해 추정하는 것은 가능하죠.”)

// 제작자에게 거절하기

넷플릭스가 구독자들의 구독이나 취소에 접근하는 방식은, 업계 최고 재능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오렌지 이스 더 뉴 블랙>과 <글로우>의 젠지 코한은 지난해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했지만, 넷플릭스는 그의 아이디어 제안을 두 번 이상 거절했다.

“저는 피칭했고 그들은 거절했어요.” 코한은 말했다. “제가 함께 넷플릭스로 데려온 작가들과 사무실에서 수 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잘 물지는 않아요.”

작년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기 전, 코한은 배우 겸 작가 제이미 덴보와 팀을 이루어 넷플릭스에 <아메리칸 프린세스>라는 코미디를 피칭한 바 있다. 뉴욕 어퍼 이스트를 떠나 르네상스로 떠나는 이야기였는데, 홀랜드와 팀은 이를 기각했다.

“쇼 비즈니스잖아요.” 코한은 말했다. “넷플릭스는 너무 니치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넷플릭스는 데이터가 성공하지 못할거라 말했기 떄문에 프로젝트를 거절한걸까? “그들은 알고리즘을 사랑하죠.” 코한은 말했다.

“하지만 말하고 싶은 건, 그들 역시 사람이란 것이에요. 우리가 피칭을 하면, 그들은 엔지니어에게 그 자료를 가져가 이야기해야 하죠. 이것이 누구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라고.”

홀랜드에게 왜 <아메리칸 프린세스>를 거절했는지 물었다. “르네상스 시대라는 것이, 물론 미국에도 그것을 좋아하는 시청자가 있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덜 알려진 미국 외 지역의 어떤 특이한 귀족성이라고 생각했어요.” 홀랜드가 말했다. “그래서 우리에게, 특히 글로벌 쇼가 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여러 시즌 끌고갈 수 있는 힘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있었고요.”

코한과 덴보에게 희소식일까. <아메리칸 프린세스>는 제작 중이다. 라이프타임이 이 피칭을 듣고 넷플릭스와 같은 시즌제 제작을 주문했고, 올 여름 제작에 들어간다. 코한은 넷플릭스가 거절한 아이템을 라이프타임이 승락한 것에 기뻐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반대였다. “넷플릭스에 가는게 좋죠. 케이블 네트워크와 계약하는 것을 전혀 좋아하지 않아요. 모르죠, 먹이를 주려 내민 손을 물어버리고 만 것일지도요.”

가끔은 외부 요인이 프로그램 제작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성희롱 및 성폭행 혐의의 케빈 스페이시를 <하우스 오브 카드>의 마지막 시즌에서 하차시킨 것이 그 사례다. 사란도스는 케빈 스페이시를 하차시킨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어려웠던 점은 이 쇼를 만드는 300명의 스탭들이었죠. 이 쇼의 제작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현장이 있는) 볼티모어의 2천명도요.” 스페이시의 하차 결정 이후, 사란도스와 홀랜드는 로빈 라이트에게 연락해 스페이시 없이 마지막 시즌을 어떻게 할지 논의했다. “팀이 생각한 바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죠. 마지막 시즌의 공개가 늦어지기는 했지만, 팬들은 크게 행복해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숫자와 시청률을 모르고 하는 제작

하지만 넷플릭스가 시청자 수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넷플릭스는 각각의 쇼를 얼마나 많은 구독자들이 보는지의 확인은 정책적으로 거부했다. 미팅에서 사란도스에게 물었다.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쇼가 <기묘한 이야기>인가요?” 그가 웃었다. “글쎄요.”

<기묘한 이야기> 의 노아 슈나프

이후, 그에게 넷플릭스의 실제 시청자가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유료 구독계정이 1.25억개가 넘는다면, 실제 사용하는 사람은 그 이상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답했다. “3억명 정도 될까요.” 이 숫자와 쇼의 흥행을 생각해보면, 넷플릭스의 쇼 하나가 4~5천만 시청자를 갖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네, 당연히요.” 사란도스는 말했다. 이미 그럴까? “그럴 수 밖에요.”

쇼의 인기에 대한 내 질문에 우회적으로 답하기 위해, 사란도스는 IMDb의 TV쇼 차트를 보여주었다. (물론 IMDb의 신뢰도에는 논란이 있지만) 사란도스는 IMDb를 인터넷 친화적이며 엔터테인먼트에 익숙한 이들이 주는 피드백이라는 점에서 무엇이 인기있는지 알려주는 좋은 지표라며, 로튼 토마토보다는 낫다 말했다.

차트에는 2016~2017년 방영된 TV쇼 중 상위 30개가 있었다. 그가 우쭐대며 말했다. “(30개 중) 14개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쇼입니다. 이제 이것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죠. <리버데일>이 미국에서는 CW에서 방영되었지만, 해외에서는 넷플릭스에서 초연되죠. 보시죠,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이 리스트의 그 어느 누구도 3개 이상의 쇼를 갖고 있지 않아요.”

사란도스는 십대 대상의 로맨틱코미디인 <키싱부스>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도 IMDb를 언급했다. 사란도스는 <키싱부스>가 미국에서, 아니 어쩌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관람된 영화라고 말한다. 물론 내부 데이터를 주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IMDb 인기 랭킹에서 <키싱부스>는 <데드풀2>, <인피니티 워>, <한 솔로>에 이어 4위입니다. 남자주인공 제이콥 엘로디는 3주전 IMDb의 스타오미터에서 25,000등이었는데 지금은 1등입니다. 여자주인공 조이 킹은 17,000등에서 6등으로 올랐죠. 물론 제가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십대가 아닌) 당신은 들어보지도 못한 영화였겠지만요.” 사란도스는 이야기했다.

나도 그렇고 기자들은 어떤 숫자나 박스오피스 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넷플릭스에 무엇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이 너무 빨라 놓치기도 한다. “당신이 여러 다른 네트워크나 스튜디오로부터 항상 듣곤 하는 숫자나 랭킹들은, 틀려요, 매우.” 그가 말했다.

넷플릭스는 심지어 제작팀에게도 그 쇼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그것이 라이언 머피나 숀다 라임즈와 같은 제작자를 채용하는데 셀링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글리> 이후로, 매일 죽을 것 같았어요. 매일 아침 일어나 일일 리포트를 받아보는 것이요. 그것이 백퍼센트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말이죠.” 머피가 말했다.

“제 쇼를 보는 사람들은 전통적인 시청자가 아닙니다. 새로운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죠. 그들은 무언가를 편성해서 보여준다고 보지 않아요. 그들이 실제로 원할 때 보죠.

저는 이제 배우들과 이런 대화를 수 없이 나누곤 합니다. ‘지난 날 우리가 보았던 시청률은 진실이 아니었다’라고 이야기하기 위해서요.”

라임즈는 닐슨의 시청률 조사에 한 번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좋은 것은 이겁니다. 시청률을 어떤 식으로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그 숫자를 보내서 내게 그 숫자를 어떻게든 해석해내길 요구하는 곳에서,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죠.”

추구하는 규모와 성장이 품질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어떤 인식이 있는 듯 하다. 한 회사가 그렇게 많은 쇼와 영화의 제작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들 프로젝트 중 몇 개는 망할테고, 런칭해도 별 반응이 없는 프로젝트가 있을 수 있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그리고 넷플릭스가 구독자들에게 약속하는 어떤 비디오 이상향이라는 것이, 아마존이나 월마트가 자본의 힘으로 경쟁자들을 밀어내버렸던 것처럼 경쟁자들을 업계에서 제거해버리려는 계획이 아닐까 하는 위협도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사란도스는 그가 머피나 라임즈와 체결한 계약은 선택적으로만 일어난다고 말했다. 아직 확실친 않지만 <블랙키시>의 제작자 케냐 배리스가 다음일 수 있다. (“오바마 부부가 하이어그라운드 프로덕션을 만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 집이 넷플릭스가 되길 바랬습니다.” 사란도스가 이야기했다. “그 딜이 다른 어딘가로 가는 것, 정말 보고 싶지 않았죠.”)

업계가 탐내는 그런 제작자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그런 대형 계약들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큰 돈이 필요하고, 경쟁자들은 다른 투자여력을 줄여야만 한다.

// 건강한 경쟁구도

하지만 사란도스는 넷플릭스가 그 성공을 위해 다른 회사를 망하려 하는 것은 아니고, 그 자신도 업계 바깥으로 누구도 밀어내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 방면에 대해 큰 마찰은 없는 수준입니다. (유선방송 대신 OTT를 보는) 코드컷팅 트렌드가 있고, 케이블 콘텐츠가 살짝 줄었다고 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의 성장 때문에 HBO가 구독자를 한 명이라도 잃었을까요. 넷플릭스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건강한 경쟁구도를 가져온 때문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가 모든 프로젝트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던 것도 아니다. 사란도스는 이야기했다. “매번 실패하죠. 매번.” 실제로 한 TV 에이전트가 말하길, 넷플릭스가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이 제작하는 아침뉴스 소재의 드라마를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추진했지만, 애플에게 빼앗겼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넷플릭스가 독점할 것이나 혹은 너무 지배적인 사업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다소 과장인 것 같다. 다른 공룡기업들 역시 적극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디즈니는 루퍼트 머독의 엔터테인먼트 자산들을 확보해, 넷플릭스와 규모와 글로벌 지배력에서 경쟁할 수 있을 제품을 만들고 있다.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회사는 HBO에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자원을 갖게 되었다. 아직 넷플릭스와 직접 경쟁을 발표한 바는 없지만, 애플 역시 매년 10억불 가량을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몇 개는 공개되기도 했다) 아마존은 헐리우드 출신의 인력들과, 제프 베조스가 승인한 수십억불의 예산이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유튜브) 역시 영상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유선TV에서 온디맨드 중심으로 업계가 진화하면서, 낙오자는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새로운 세계 질서에서 넷플릭스가 연일 상승하는 주가와 구독자 수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미국 소비자의 평균 케이블 요금은 월에 100불이다. 넷플릭스가 가격을 여기서 더 올린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엔터테인먼트에 그간 지출해왔던 예산에 비하면 아직 작다. (넷플릭스는 작년 월 구독료를 9.99불에서 10.99불로 인상했다)

“충분히, 성공적인 플레이어가 여럿 더 나올 수 있어요.” 사란도스는 이야기한다. “<왕좌의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이, 넷플릭스를 보기 위해 HBO를 끊어야 할까요? 왜 디즈니, 애플, 아마존이나 다른 업체들을 같이 이야기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넷플릭스와의 경쟁이 쉬울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사란도스는 말했다. 전통 사업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들의 DNA에 있지 않은 것이죠. 넷플릭스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한 발은 실리콘 밸리에 다른 한 발을 헐리우드에 각각 두었기 때문입니다. 기술 회사의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문화를 섞지 않아요.”

동시에 사란도스는 주장했다. “어떤 제작사도 그들의 기술적 기반에서 성공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를 제외한 어떤 기술 회사도 그들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성공적이지 않았죠. 넷플릭스의 이야기가 특별한 지점입니다.

“사람들은 매번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서도 종종 간과하곤 합니다. 넷플릭스 서비스를 만드는, 실리콘밸리 최고 엔지니어 1,000명을요.”

// 믿거나 말거나

샌포드 번스타인의 미디어 애널리스트 토드 융어는 넷플릭스에 대한 월스트리트와 헐리우드의 이율배반적 견해를 다음처럼 말했다. “한 투자자가 말한 바 있습니다. 예수가 주식이었다면, 그는 넷플릭스였겠죠. 믿거나, 말거나니까요.” 융어는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때문에 끌어안은 수십억불의 부채를 탕감한 흑자전환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올해에만 두 배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자신만만하게 이후 주가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예측한 바 있다. 회사의 콘텐츠 투자가 사란도스가 이야기한 사이클에 의해 보상 받을 것이라고 — 더 많은 구독자, 더 많은 콘텐츠, 더 많은 시간을 점유하는 넷플릭스. 융어는 넷플릭스의 향후 몇 년을, 지난 긴 시간 한 푼의 수익도 내지 못했지만 지금은 분기에만 10억불 이상을 벌어들이는 아마존에 비교했다.

당연히 월스트리트가 항상 찬성인 것은 않다. 넷플릭스의 주가가 지난 몇 년 동안 폭등하자 회의론자가 생겨났다. 지난 3월, 씨트론 리서치의 주식 공매도 전문가 앤드류 레프트는 WSJ에 “시장은 제품에 과다하게 경도되어 있다. 현실적인 재무상태가 아니라”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성공을 예측하는 융어의 이론은 논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온디맨드 스트리밍 서비스의 구독은 유선TV의 구독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고, 이 카테고리의 확실한 선두주자는 넷플릭스이며, 아직도 수 억명의 잠재 구독자가 남아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당장 벌이려는 사업이 <하우스 오브 카드> 출시 시점부터 지금까지의 방식을 크게 넘어서고, 그들의 포트폴리오가 계속해서 기하급수적인 팽창을 계속한다고 가정해보자.

제작자들에게 계속해서 그린라이트를 주고, 점점 더 많은 장르로 확장해가는 그들의 전략은 지금의 포트폴리오에 비교해도 거대하다. 디즈니와 다른 제작사들은 이미 넷플릭스에서 자사 콘텐츠를 빼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점점 더 오리지널 콘텐츠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이번 취재는 TV 때문이었지만)

사란도스는 영화 산업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었다. 유니버설 픽쳐스의 중역이던 스캇 스투버가 부서를 이끌게 되며, 넷플릭스의 포트폴리오 중 영화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다.

// 넷플릭스가 좇는 것

넷플릭스를 TV업계를 전복시키려는 악당으로 보는 것은 과대해석이다. 13년 전 NBC가 <오피스> 시리즈를 아이튠즈에 등록하는 순간, 온디맨드와 디지털이 TV의 다음 세대라는 것은 명백했다. 컴캐스트나 20세기 폭스와 같은 공룡들이 단기수익을 희생하고 싶어하지 않았을 뿐이다.

몇 예외를 제외하면, 전통 네트워크는 늘 느렸다. 새로운 TV 시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늦었고 오래된 제작 방식을 고수해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 재능있는 창작자들을 떠나보냈다. “사실 그런 회사들은 도태되어야죠.” 업계의 한 베테랑 에이전트가 말했다.

그들 중 일부는 사라질 것이다. 최소한 생존을 위해 적응은 해야할 것이다. 5년 내로 거대 네트워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 머독의 폭스 네트워크는 이미 20세기 폭스를 디즈니나 컴캐스트에 넘겨주고 스포츠와 뉴스에 집중하며 그들의 과거 영화가 시들어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들이 단지 넷플릭스가 돈을 너무 많이 쓰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냥 TV가 진화하고 있을 뿐이다. 광고주가 중심이 되는 유선 비즈니스에서, 소비자의 가치와 구독료 중심이 되는 구독 모델 중심으로.

넷플릭스는 이 새로운 질서를 가장 앞장서서 만들고 있고, 그 대가를 보상 받고 있을 뿐이다. 미국의 미디어 업계에서 새로운 일도 아니다. NBC나 CBS가 TV의 초기 시대를 지배했던 것은, 그냥 그들이 초기 진입자였기 때문이었다. (라디오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쌓아온 이전 시간이 있었고)

역사가 어떤 힌트가 될 수도 있겠지만, TV 제조사와 소비자에게 편성된 쇼를 강제하는 TV 네트워크의 시대와, 지금의 넷플릭스는 같지 않다. NBC가 8,90년대 TV업계의 정점이었을 때, 이 네트워크는 경쟁자들을 시청률에서 압도했고 최고의 재능만을 골라뽑았다. 모두가 <치어스>, <사인필드>, <ER>이 방영되는 채널을 원했다. 다른 네트워크들이 히트작을 내고 편성 시간을 갖게 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NBC가 한 번도 갖지 못했던 이점을 갖고 있다.

넷플릭스가 다룰 수 있는 콘텐츠는 무한하다. 온디맨드 스트리밍 서비스에는 편성표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작 담당 임원을 고용하거나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자 모두와 계약을 할 돈을 대지 못할 정도다. 넷플릭스 방식의 공격적인 확장은, FX나 HBO처럼 부티크 방식으로는 유지할 수 없다. 특히 저 두 네트워크는 공룡기업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당장 그렇지는 않을테지만, 사란도스조차도 언젠가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투자를 줄이거나, 최소한 지금처럼 매년 늘리는 것은 멈추리라 말한다. 그 브레이크를 언제 밟게 될 지 물었다. “구독자 규모나 구독자당 체류시간이 성장을 멈출 때겠죠.” 그가 말했다. “성장이 정체된다면, 포트폴리오의 확대의 기대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직은 어떤 지표에서도 어떤 징후도 나타나고 있지 않아요.”

사란도스는 넷플릭스의 사용자 지표가 계속해서 성장세지만, 여전히 TV나 스마트폰 전체에 비교하면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라고 말한다. “넷플릭스의 구독자 시청 시간은 엄청나게 증가했습니다. 우리의 목표가 기존의 TV시장일까요? 그건 좀 작은 시각일 것입니다.

전 세계의 인구가 스마트폰을 쓰고, 인터넷에 연결된 스크린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거기에 있습니다. 전 세계의 취향, 전 세계의 시간. 그것이 바로 우리가 달려가고 있는 것이죠.”


벌쳐에 소개된 기사를 번역했다. 원문: http://www.vulture.com/2018/06/how-netflix-swallowed-tv-industry.html

번역: 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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