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상장(Direct Listing)은 뭐가 좋나요?

2018년 4월 스포티파이가 직상장(Direct Listing)이라는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상장했습니다. 조만간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슬랙도 같은 방법을 고려하고 있고, 올해 상장 목표인 에어비엔비도 직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그동안 IPO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직상장이란 과연 무엇이고,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테크업계에는 갑자기 왜 직상장 바람이 부는걸까요? 테크크런치가 전문가 몇명을 인터뷰 한 기사에서 중요한 내용을 추려보았습니다.

직상장이란 무엇인가요?

상장은 회사의 주식이 증권거래소에서 공식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장사가 되면 회사의 실적이나 경영 상황을 발표하고 공개적으로 관리되는 ‘규모있는 회사’가 되었다는 의미가 있어, 많은 회사들이 상장을 하나의 마일스톤으로 삼기도 합니다. 한편, 보통 상장을 할때는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여 시장에 내다 팔아 자금을 조달하기도 합니다. IPO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과정을 통해, 12년에 페이스북은 160억 달러, 알리바바는 218억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공식적으로 부자가된 순간의 표정이 이렇습니다.
Source : Getty Image

하지만 직상장을 하게 되면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프로세스는 빠지고, 기존의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만을 증권거래소에서 공식적으로 판매하는 상장 절차만 진행됩니다. 새로 투자금을 모으지는 못하지만, 그동안 발행했던 주식을 증권시장에서 공식적으로 거래될수 있는 효과는 있습니다.

직상장을 하면 무엇이 좋나요?

  1.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 IPO를 하면 돈이 엄청 들어가는데, 그것을 아낄 수 있습니다. IPO로 확보한 자금의 7%는 보통 그 과정을 처리한 IB에 수수료로 지급됩니다. 그리고 IPO로 판매한 주식의 가격이 보통 상장후에는 더 높게 거래되는데, 그 차이가 18% 정도라고 하니, 그만큼 싸게 판 셈이 됩니다. 만약 어떤 회사가 10억 달러를 IPO로 조달한다면, 비용으로만 2억 달러는 넘게 나가는 셈이 됩니다.
  2. 상장후 바로 기존 투자자들의 주식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 IPO를 할 때에는 가격 보호를 위해 구주(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판매 제한 기간이 보통 180일 정도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 투자자나, 스탁옵션을 받은 임직원들은 6개월간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직상장을 하는 경우에는 이런 제약이 없어 바로 거래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3. 추가 자금 조달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 IPO처럼 상장하는 순간에는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지만, 이후에 신주발행 등을 통해 추가 자금 조달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비용이 훨씬 절약된다고 하네요. 스포티파이 CFO에 따르면 거래 수수료의 1%와 판매가의 4% 정도 할인된 금액으로 추가 자금 조달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4. 기존 투자자에 대한 보상이 가능합니다. –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필수적으로 직원들에게 ‘스탁옵션’과 같은 주식 보상을 약속하지만, 상장하지 않는다면 공수표나 다름 없습니다. 물론 추가 투자나 회사가 인수당하면서 구주를 사준다면 괜찮겠지만, 규모가 꽤 큰 회사는 그렇게 되기가 어렵습니다. 스타트업의 고된 과정을 함께한 직원과 투자자에게 보상하기 위해서는 상장이 필요합니다. IPO와 달리 신주발행이 없으니 구주 가치가 희석되지도 않네요.
  5. 다른 회사랑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 말 그대로입니다. ‘우리는 다른 회사야’라는 것을 어필하는데 큰 도움이 되죠. 스포티파이와 슬랙, 에어비엔비 옆에 회사 이름을 나란히 세우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IPO를 안하면 종치는 이벤트는 해주지 않나봅니다. NYSE의 Spotify의 상장 순간.
Source : Variety

이렇게 좋으면, 모두가 IPO가 아니라 직상장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직상장이 여러 측면에서 좋은 점도 있지만, 한계와 단점도 존재합니다. 무엇보다 직상장은 충분히 인지도가 높고, 사업모델이 널리 알려진 회사정도만 가능합니다. IPO를 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를 모아야 합니다. 전문투자자뿐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에게 ‘이 회사는 무엇이 좋고, 왜 미래가 밝아서, 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와 같은 이유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보통은 로드쇼나, 상장 전후의 증권사 리포트 등을 통해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IB나 증권회사가 수수료를 떼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포티파이, 슬랙과 같이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고, 규모가 꽤 큰 회사 정도나 되어야 사람들이 이름만 듣고 ‘나도 투자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기에 직상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래되기 충분한 물량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IPO를 하면 강제로 전체 주식의 몇십%를 시장에 공급하는 효과가 있지만, 직상장에는 보장된 물량이 없습니다. 기존의 주주들이 충분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어야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수요도 활성화되고, 정상적인 거래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금 조달의 필요가 없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IPO가 아니고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이 어려웠지만, 요즘은 VC 시장도 충분히 커졌고, 스타트업도 다양한 방법을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습니다. 올해 상장 예정인 슬랙만해도 4.3억 달러를 투자받은것이 지난 여름입니다. 하지만 모을 수 있는 투자자도 다 모았고, 지분구조상 특정 주주의 지분율을 더 키우기 어렵지만, 자금은 필요한 상황이라면? 직상장의 효과가 아무리 많다지만 일단 살고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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