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의 수익 모델에 대해 관심있는 아니 집착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흥미로운 트렌드 하나를 알려줄 수 밖에 없겠다. 무료 콘텐츠에 광고를 붙여 돈을 버는 광고 모델의 미디어가 다시 유행인가 싶다는 것이다.
지난 금요일 (디인포메이션의) 톰과 제시카가 쓴 기사에 따르면, 광고로 돈을 버는 비디오서비스가 다시 흥행이다. 비아컴이 3억~5억불 규모로 인수할 것이라 얘기되고 있는 플루토TV도 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트렌드를 생각하면 살짝 머리를 갸웃하게 되는데, 최근 주변 업계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까닭이다. 넷플릭스의 성공에 자극받아서인지, 점점 더 많은 미디어 회사들은 영상과 텍스트에 대한 구독 모델을 런칭해왔다. 그런데 벌써 미디어의 구독 모델이 포화되어버린 것일까? 그 반작용이 벌써 시작된 걸까?
모두가 앞다투어 구독 모델을 도입하기는 하지만, 여기 한 가지 팩트가 있다. 앞서 말한 기사에서 로쿠의 프로그램 담당 VP인 롭 홈즈가 한 말을 빌려보자. “무료 콘텐츠가 전체 에코시스템에서 굉장히 큰 부분이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다시 깨닫기 시작한 것 같아요.”
디지털 미디어의 에코시스템 전체가 무료일 때를 기억한다. 우린 지금 이걸 너무 빠르게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미리 양해를 구하자면, 디인포메이션이라는 구독 기반의 미디어 비즈니스의 경영자로서 나는, 구독 모델의 전체 시장 사이즈에 한계가 있다 생각해선 안되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같은 것에 두 번 돈을 내지 않는다. 그러니 (겹치는 콘텐츠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구독기반 비디오 서비스 시장의 승리자가 막 여섯개 씩 되고 그러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각 서비스들이 그 구독 가격에 상응하는 독점 콘텐츠를 충분히 갖출 수만 있다면, 안될 말도 아니다.
미디어의 지속 가능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고 있는 업계 분석가들에게 말하고 싶은 진실은, 미디어 비즈니스의 성공과 실패는 여전히 그 콘텐츠에서 온다는 것이다.
수익 모델은 콘텐츠에 복무한다. 예외는 없다.
- 브랜드에 열광하는 강렬한 팬덤을 대상으로 회당 수백만 불을 투자해 (<왕좌의 게임> 같은) 프리미엄 콘텐츠를 만드는 HBO 같은 곳에게 구독 모델은 논리적으로 필연이다.
- 불특정 다수의 관심을 끄는 콘텐츠를 저렴하고 빠르게 만들어내는 미션을 가진 버즈피드에게는 무료+ 광고 모델이 논리적으로 맞다.
이 기본적인 논리를 이해하는데 실패하면, 실패한다. 베슬(Vessel)은 투자 받은 1억 불을 ‘구독 기반의 UGC 비디오’ 서비스를 만드는데 썼다. 전혀 먹히지 않았다. 이젠 존재하지도 않는다.
수익 모델을 고려하지 않고 콘텐츠를 우선 만든 뒤 여러 수익 모델을 붙여보는 접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경쟁자들이 택한 전략을 따라잡기 위한 목적으로, 혹은 분기 실적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의 수단으로 전략을 택해서는 안된다. 수익 모델은, 만드는 콘텐츠와 묶여서 고민되어야만 한다.
구독과 광고 모두를 가져가는 것도 멋진 일일 수 있다. 단 둘 중 무엇이 우선인지, 만드는 콘텐츠의 가치에 어느 쪽이 더 적합한지 정한 이후라야 한다.
케이블TV 업계는 한참 전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신생 회사들도 그렇다. 스포티파이의 지난 분기 매출 14억불 중 11%가 광고매출이고, 나머지는 유료 구독 매출이다. 두 매출 모두 30%씩 성장 중이다.
미디어 업계의 가장 영리한 회사라면, (구독과 광고 중) 하나를 집요하게 팔 것이고 나머지 하나를 편의에 따라 보완적인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수익 모델을 수시로 바꾸는 회사, 어떤 수익 모델이 되네 안되네 얘기하는 회사는 일단 조심하자.
수익 모델은 콘텐츠를 따라간다. 늘.
- 번역/ 편집: 뤽
- 원문: 디인포메이션 https://www.theinformation.com/articles/has-subscription-media-peak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