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륙은 늘 그렇듯 커머스에서도 남다릅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랑 비슷하다 볼 수 있는 호스트들이, 라이브로 방송을 하며 물건을 소개하고 판매합니다. 소비자들은 좋아하는 호스트의 방송을 꼬박꼬박 챙겨보며 좋아요나 후원을 날리고, 물건을 구매합니다. ‘모바일 버전 홈쇼핑’이라 투박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조금 다릅니다.
한 호스트 패션 메이메이다(Fashion Meimeida)는 매일 9시에 출근해서 그 날 쇼를 준비합니다. 매일 오후 4시가 되면, 70여개의 상품을 소개하는 6~7시간짜리 쇼를 논스톱으로 진행합니다. 상품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게 맞는 스타일을 추천하는 퍼스널 스타일리스트를 지향한다고 하는 이 호스트는, 매년 20억원 여를 벌어들입니다.
이 인터랙션이 이루어지는 곳이 유쿠 같은 동영상 서비스가 아니라 타오바오입니다. 매달 7억 명이 사용하는 이 대륙 넘버원 커머스에서는, 마치 아프리카TV와 같은 라이브스트리밍 영상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곳에서는 소비자들이 호스트의 쇼를 구독해서 챙겨보며, 물건을 구매합니다. 이런 쇼핑 경험을 경험한 사람은, 무려 4.25억명에 달합니다.
사실 이건 커머스라기보다는 서비스, 특히 팬덤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서비스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습니다. 호스트는 소비자 개개인과 대화하듯 소통하며, 실시간 할인도 때리면서 쇼를 이끌어갑니다. 소비자는 마치 TV 예능을 보듯 시간을 맞추어 쇼를 봅니다. 다른 일을 할 때에도 그냥 쇼를 틀어놓기도 한다는 이 소비자들은, 열 중 여섯이 상품 상세 화면을 열어봅니다.
이는 수백/수천만 단위의 라이브 스트리밍, 상품DB와의 연동, 실시간 구매와 고객관리까지 모두 버텨낼 수 있는 타오바오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매년 11월 11일 진행하는 알리바바의 싱글즈 데이 이벤트에는 알리바바가 직접 방송을 진행하며 물건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보는 물건을 바로 살 수 있는 런웨이’를 지향하는 이 쇼에는 순간 동접이 5,800만이 넘어갔다고 하네요.
‘라이브로 영상을 보며 쇼핑을 하는’ 행태가 자리잡다보니, 새로운 서비스들도 생겨납니다. 샵샵스(ShopShops)는 해외직구에 특화된 라이브스트리밍 +커머스 플랫폼입니다. 샵샵스에서 직접 관리하는 쇼 호스트들이 미국의 스토어에서, 중국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2~3시간 가량의 라이브 쇼를 진행합니다. 매월 180개의 쇼가 진행된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도 홈쇼핑이 확고한 쇼핑 행태로 자리잡아왔고, 최근들어 뷰티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라이브 스트리밍과 커머스와의 연계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블랭크TV처럼 콘텐츠커머스를 표방하는 기업들도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고요. 하지만 뭔가.. 대륙의 이 라이브 커머스는 뭔가 좀 아득한 느낌이 듭니다. 콘텐츠와 플랫폼과 커머스가 모두 가능해야 하니.. 갓리바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