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와 무료 큐레이션 뉴스 서비스

퍼블리가 뉴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박소령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퍼블리의 최초 BM이었던) 크라우드펀딩을 종료한다(앞으로 BM은 구독모델로 단일화)고 밝힐 때, 조만간 뭔가 새로운게 나오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만, 그것이 이런 형태의 서비스일 것이라고 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네요.

퍼블리의 새로운 뉴스 서비스는 현재 오픈을 준비 중이며, 사전 신청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출시 전이라 정확한 기능이나 UX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사전신청 페이지에서 이야기하는 문구 몇 가지만 보면 대략의 형태는 가늠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문구 몇 개만 봐도 형태를 대충 가늠할 수 있다’는 말은 꽤 미묘합니다.

근데 스샷에 저 뉴스 문구 어디서 많이 보던…

사전신청 페이지: http://bit.ly/2WYfcj3

자 여기서 제가 추려내본 문구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누구나 받아 쓸 수 있는 무료 서비스다
  2. 포스팅 권한은 큐레이터에게만 주어진(듯 하)다
  3. 큐레이터 풀은 프라이빗하게 운용되(-는 듯하)ㄴ 다
  4. 큐레이터들은 퍼블리 외의 링크들도 큐레이션한다
  5. 큐레이션 할 때 한 단락 정도의 추천사(?)를 작성한다

자, 작년에 일본의 유자베이스에 인수된 미국의 언론사 ‘쿼츠’를 떠올린 사람이라면 당신은 아주 꾼입니다. 실제로 유자베이스가 운영하는 ‘뉴스픽스’나, ‘쿼츠’의 앱 형태와 매우 비슷해요. 웹을 기반으로 한 본진은 무료+ 구독으로 돌아가면서, 앱은 외부의 링크를 게시하는 것도 허용하는 하지만 인증 큐레이터만 게시할 수 있는.

자 이것이 바로 쿼츠의 앱입니다.

사실 뉴스 큐레이션 앱은 이미 꽤 많습니다. 넛젤, 써카, 펄스, 538, 스마트뉴스, 잔르 터우탸오.. 국내에만 해도 지니뉴스, 싸이월드의 큐, 네이버의 디스코 .. 뉴스 앱 나열만 해도 하루 밤을 샐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퍼블리가 내세우는 포인트는, (쿼츠와 같이) 큐레이션의 방식입니다. 소수의 전문가가 한땀한땀 엄선한다는 점.

최근 뉴스서비스들은 AI를 내세운 자동화를 많이 내세웠습니다. 콘텐츠의 문맥과 이를 소비한 사람들의 성향을 분석해서, 나에게 최적인 콘텐츠를 소개시켜 주겠다는 야심. 잔르 터우탸오는 물론 카카오와 네이버 역시 포털의 뉴스 편집에 사람을 걷어내고 있는 중입니다. 퍼블리는 이 추세와 다르다고 해야할까요. 사람이 매우 적극 개입합니다.

그렇다면 퍼블리의 뉴스서비스는 ‘큐레이터’가 핵심일 것입니다. 퀄리티 평균 이상 쳐주는, 너무 색이 강하게 드러나지는 않는, 성실히(!) 활동하는, 팬덤을 가진 큐레이터. 어려운 과제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퍼블리가 그간 리포트를 발행해오며, FT/NYT와 같은 큐레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해온 저자 풀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일 것입니다.

근데 이 큐레이션이라는 것엔 또 한계가 있습니다. 1) 큐레이션의 ‘저작권’을 어떻게 인정할 것이냐 (큐레이션으로 돈을 벌면 큐레이터랑 원글 저작자랑 (퍼블리랑) 어케 나눠가질거냐)의 이슈, 그리고 2) 큐레이터가 와장창 많아지면 그들 사이의 큐레이션은 또 어떻게 할 것이냐의 이슈입니다. 큐레이션의 큐레이션? (퍼블리 리포트는 이미 있죠..)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 퍼블리는 이제 ‘시의성’을 주로 챙기게 되나? 즉 미디어/저널리즘의 성격을 강화하나?도 생깁니다. 그간 뭔가 에버그린 콘텐츠 그니깐 언제고 찾아볼 수 있는 콘텐츠 성격도 강했는데, ‘뉴스’를 표방하는 순간 시의성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쿼츠와 뉴스픽스가, 누가봐도 ‘뉴스/미디어’ 서비스인 것과 마찬가지로요.

그나저나 뉴스란 예로부터 보편 타당한 무적의 콘텐츠였습니다. 동서고금 남녀노소 뉴스를 찾죠. 다시 말하자면 콘텐츠계 전통의 레드오션..이라고 해야할까요. 어지간한 온라인 서비스 거의가 뉴스를 제공합니다. 네이버, 카카오(+다음), 구글과 같은 포털은 물론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의 소셜서비스들에 다양한 뉴스레터들도 있죠.

그러니 뉴스 소비자에 대한 문제란, (대안이 너무 많아서) ‘니즈가 있다’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꽤 어려운 문제입니다. 기존 포털이나 SNS보다 접근성을 더 좋게 하지 못할바엔 새로운 습관으로 갈아타는 것을 감내할 만한 뾰족한 동인을 제공해야 하죠. 퍼블리와 저자들이 만드는 큐레이션이 그 동인이 될 수 있을까요.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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