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의 새로운 만트라: 수익을 좇으라 (번역)

유니온스퀘어 벤처스의 프레드 윌슨이 최근 “위대한 공개시장에 대한 생각(The Great Public Market Reckoning)”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이 글에서 그는 지난 10년 동안 이어져 온 스타트업 붐과 기업가치 거품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죠. 

그 글은 실리콘 밸리에서 빠르게 화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벤치마크의 빌 걸리, 파운드리의 브래드 펠드를 포함한 유수의 VC들 역시 재무적 책임에 대한 경고를 역설하고 나섰죠.

스타트업의 창업자들도 한층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전동스쿠터 스타트업 버드의 창업자 트래비스 밴더잔덴은 지난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 컨퍼런스에서, 이제 그의 회사가 단순한 성장이 아닌 수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도전은 (단순한 성장이 아니라) 잘 관리된 성장입니다.”

트래비스 밴더잔덴, 버드 CEO

이 움직임은 그 동안 스타트업 업계를 홀려왔던 만트라-성장-에 대한 반발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테크 기업들은 벤처캐피털에서 흘러들어온 거대 자금력에 경도되어 다른 무엇보다 오직 성장만을 좇아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몇몇 투자자들과 스타트업들은 그 믿음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익을 만들고, ‘긍정적인 단위 경제’를 우선시하기 시작했죠. 


거품의 붕괴?

이 반발은 아주 잘나갔던 ‘유니콘’ 몇몇으로부터 촉발되었습니다. 이미 프라이빗 시장에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평가 받았고, 공개시장에 막 상장된(될) 회사들이었죠. 

가장 단적인 예는 사무실 임대 스타트업인 위워크였습니다. 최근 위워크는 극적인 몰락을 겪었습니다. 창업자 애덤 노이먼을 극적으로 사임시켰고, 상장 신청도 철회했죠. 피트니스 스타트업인 펠로톤, 온라인 치과교정 스타트업 스마일다이렉트클럽은 최근 상장 직후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우버, 리프트, 슬랙 역시 올초 상장했지만, 몇 달 동안 주가는 하락을 면치 못했죠. 

이들은 모두 적자였습니다. 이 부진한 실적은 실리콘 밸리의 성공 방정식에 의문을 제기하게 되었죠.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성장을 최우선한다는 것은, 공개시장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았거든요. 

실리콘 밸리의 VC 트리니티 벤처스의 파트너, 패트리시아 나카체는 이야기합니다.

“천정부지로 기업가치가 높아져 있던 스타트업들은, 월스트리트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월스트리트는 항상, 수익성에 대해 질문하는 곳이니까요.”

나카체는 (우버, 위워크 같은) 공룡 스타트업들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작고 새로 생긴 스타트업들에게까지 연쇄 작용이 일어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성장에서 수익으로

적자를 보더라도 큰 투자를 이어온 것에 대해 익숙했던 스타트업이나 투자자들에게, 이는 거대한 전환을 의미합니다. 

팔로알토의 VC 카우보이 벤처스의 아일린 리는 그가 4년 전 투자자들에게 보냈던 ‘겨울이 온다’ 이메일을 다시 보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버블이 꺼지는 것을 대비하라는 취지에서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거품 꺼질거라는 기우가 이미 몇 차례 나왔어서, 양치기 소년이 될까 걱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어떤 VC들은 적극적입니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 자리한 에니악 벤처스의 파트너들은 최근 포트폴리오 회사들을 다시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회사들의 수익성을 체크하기 위해 회사 하나하나의 매출총이익을 수집하기 시작한 것이죠. 원래 이 회사는 이 지표를 수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프레드 윌슨의 글을 본 후 깨달았다고, 대표 니할 메타는 이야기합니다. 

에니악 벤처스는 나아가 투자할 기업을 처음 만날 때, 아주 초기 단계의 회사라도 상세한 수익모델과 재무상태를 요청할 것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이전에도 보기는 했지만, 앞으로는 한층 더 중요해질 것이라 이야기하면서 말이죠. 


죽음의 나선

테크 스타트업들은 사실 주기적으로 이 공포 분위기를 겪어왔습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최고의 VC 중 하나인 세콰이아도 스타트업들을 불러모은 대규모 미팅에서 ‘좋은 시간은 끝났다’라고 말하는, ‘죽음의 나선’과 해골 모습이 담긴 슬라이드를 발표하기도 했죠.


그 미팅은 불황을 버텨내기 위해 지출을 줄이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일종의 충격요법이었습니다. 세콰이아의 이 발표는 화제가 되었죠. 미국의 다른 경제 부문과 달리 불황에 빠지지 않은 실리콘 밸리를 상징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스타트업 씬에 대한 다른 경고들은 소 귀에 경 읽기였습니다. 

2015년 유니콘이라 불리는 스타트업들이 수십억 불의 자금을 빨아들이며 덩치를 키웠습니다. 벤치마크의 빌 걸리는 겁이 없어져버린 실리콘 밸리를 한탄하며 유니콘의 사체가 조만간 등장할 것이라 이야기했죠. 2016년,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자였던 VC 짐 브레이어 역시, 죽은 유니콘의 피가 넘쳐흐를 것이라 예견했습니다. 

하지만 자본은 계속해서 넘쳐났습니다. 해외 투자자들, (고수익을 찾는) 사모펀드, 전략투자를 원하는 기업들, 소프트뱅크의 말도 안되는 비전펀드가 계속 돈을 쐈죠. 창업자들은 더 높은 기업가치를 노렸고, 기업 공개를 미뤘습니다. 2018년, 한 해 동안에만 미국의 스타트업은 1,310억 불 (150조 원)을 투자 받았습니다. 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시대 전체의 투자금보다도 더 큰 액수였습니다. 

빌 걸리는 더 이상 경고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작년 인터뷰에서 그는 말했죠.

“현실을 바로 보고, 현실의 게임을 해야합니다”

빌 걸리, 벤치마크 캐피털

(VC들은 자신들이 낮은 밸류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한 기업의 몸값을 불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꽤 오래된 취미라고 할 수 있죠)


경고

올해, 다시 이 경고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프레드 윌슨은 그의 글에서 요즘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부동산, 피트니스, 교통과 같은 전통적인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이 산업들은 (한계비용이 아주 적은) 순수한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아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받는 것과 같은 높은 멀티플의 기업가치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프레드 윌슨은 역설했습니다.

프레드 윌슨은 위워크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일부 스타트업의 펀딩은 그들이 바라는 것보다 낮은 기업가치에서 진행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몇 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의 말은 어딘가에서 가라앉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말이죠. 

“제가 보고 싶은 것은 좀 더 합리적으로 돌아가는 시장입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으리라 믿어요.”

프레드 윌슨, 유니온 스퀘어 캐피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테크크런치의 컨퍼런스장은 창업가, 투자자, 혁신가 1만 명이 참여한 웅장한 곳이었습니다. 무대에서는 창업가들이 냉혹한 주식시장과 변화하는 투자환경에 대해 이야기했죠.

지난 2월 비밀리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음식배달 스타트업 포스트메이츠 역시 컨퍼런스에 참여했습니다. 포스트메이츠는 아직 상장하지 않았습니다. 주식시장이 ‘성장 일변도의 회사에게는 냉정해졌’기 때문이라고, 창업자 바스티안 레먼이 말했습니다. 

전동스쿠터 스타트업 버드는 이 컨퍼런스에서 새로 2억 7,500만 불 (3,3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창업자 트래비스 밴더잔덴은 그들이 투자 받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올해 손실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업계는 교통 규제와 안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성장 중심에서 수익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전 성장 밖에 몰랐던 사람입니다. 어렵죠. 힘들고.”

트래비스 밴더잔덴, 버드 CEO

하지만 빠른 성장을 위해 큰 지출을 지속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성장을 위해 (단위 경제가 나쁨에도 불구하고) 수 억 불을 태우던 회사는 더 이상 투자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건강한 재조정이 되겠죠. 테크 업계에 말이죠.” 그가 덧붙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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