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컨슈머 테크의 네 가지 큰 흐름 (번역)

온라인 서비스 없이 하루를 살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불가능하겠죠? 그래서 “컨슈머 테크(주 : SNS, 커머스같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테크 서비스)의 혁신은 이제 끝물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신 분들이 있을것 같아요. 제 답은 이렇습니다. ‘아직도 컨슈머테크는 초기 단계에 있고, 앞으로 올것이 더 많이 남았어요’. 그렇다면 어떤 트렌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대표적인 네 가지만 뽑아보았습니다.

  1. 모든 서비스가 슈퍼앱이 됩니다.
    테크 회사들을 서로 협업하며 사용자에게 유니크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시작했습니다.
  2. 모든 서비스가 커머스가 됩니다.
    비디오, 엔터테인먼트, 소셜미디어, 메시징 등 어떤 서비스에서든 쇼핑을 할 수 있게 될거에요
  3. 오프라인 세계에서 테크 서비스를 더 자주 보게 될겁니다.
    우리의 디지털 자아와 오프라인의 현실 자아의 연결이 강해질거에요.
  4. ‘듣기’가 점점 중요해집니다.
    오디오와 팟캐스트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에요. 여길 잡는 회사가 대박이 납니다.

모든 서비스가 슈퍼앱이 됩니다.

이마케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인류는 티비보다 스마트폰을 더 오래 봤습니다. 하루 평균 티비 시청시간은 3시간 35분인데,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3시간 34분입니다.

Four Trends in Consumer Tech by Connie Chan

문제는 스마트폰 이용 시간중에 앱에서 쓰는 시간이 세 시간이 넘는다는 것입니다. 모바일 브라우저는 고작 26분 정도에요. 인터넷의 롱테일 현상이 모바일에서도 반복되네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새로운 앱을 다운받지 않습니다. 새로운 앱 설치수가 0에 수렴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이바닥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결책이 있을까요? 그게 바로 슈퍼앱입니다.

아래 사진은 메이투안의 홈화면이비다. 중국의 음식 배달 서비스인 메이투안은 2013년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일까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홈 화면에 호텔 예약 버튼을 추가했습니다. 이제 메이투안은 중국의 호텔 예약의 50% 정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그 시장의 강자였던 시트립의 점유율은 22% 정도로 떨어졌어요.

Four Trends in Consumer Tech by Connie Chan

메이투안의 슈퍼앱에서는 놀이기구 예약, 유흥, 영화티켓, 공유 자전거 예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메이투안은 고빈도 & 저마진 비즈니스로 획득한 유저에게 저빈도 & 고마진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거의 0에 가까운 유저 획득비용으로요. 이렇게 메이투안은 자기 앱과 유저에 대한 이해도를 레버리징해서 다른 수익원을 끊임없이 만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메이투안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합니다. 중국에는 위챗도 있고, 알리페이도 있어요. 동남아시아에선 고젝이 교통 서비스로 시작해 음식 배달, 마시지 예약, 이사 등 모든 생활 서비스로 침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핸드폰 요금 충전하는것도 가능하대요. 미국에서는 우버가 있습니다. 우버도 이동수단을 제공하는데서 시작해 일상의 운영시스템(OS)이 되는 방향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슈퍼앱이 일상의 중심이 된다는 것은 명약관화하고, 미국의 인터넷 기업도 그 길에 뛰어들었습니다. 아시아에서 시작해 서양으로 확장되고 있는 트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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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슈퍼앱처럼 자주 사용되는 앱인가요? 그렇다면 축하드립니다. 당신의 유저에게는 어떤 서비스나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고 있나요? 그런 서비스가 아니라면, 파트너십을 맺을만한 거대한 슈퍼앱이 있으신가요? 슈퍼앱들은 모르지만 당신만 알고 있는 유저의 특성이 있나요? 있다면 추가적인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거에요.

이렇게 숨은 데이터를 자산으로 만들 수 있는 사례를 하나 들어보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유저의 취향 데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저가 어떤 아티스트나 팟캐스트를 좋아하는지 스포티파이는 알고 있어요. 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스포티파이는 아티스트나 콘서트 제작자들이 투어로 어떤 도시를 다녀야 하는지 선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데 스포티파이의 데이터는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스포티파이는 아티스트가 도시별로 최적화된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기존의 데이터로 새로운 방식의 수익모델을 만드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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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콘서트를 만들고 홍보하는데 이렇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마찬가지로 숏 비디오 서비스들이 모든 형태의 커머스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누가 알았을까요?

모든 서비스가 커머스가 됩니다.

두 번째로 큰 트렌드는 ‘모든 것이 거래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앱에서 보내고 있죠. 그리고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소셜 미디어 등의 서비스는 커머스를 위한 아주 좋은 유통망이 됩니다. 심지어 유저들은 이 서비스에서 손을 못떼고 계속 보고 있네요. 그렇다면 중국의 라이브 방송, 숏비디오의 예시를 한번 살펴봅시다. 아래 그림의 왼쪽은 중국의 농부가 농장에서 귤을 수확하고 바로 잘라서 주스를 만드는 라이브 비디오입니다. 과일을 판매하는 방법으로 이것보다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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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한번 상상해봅시다. 여러분은 지금 자려고 누워서 SNS 피드를 스크롤하고 있어요. 그러다 이 농부가 귤을 따서 반으로 잘라 주스를 만드는 비디오를 발견합니다.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하죠? 저 귤 한박스 집에 쟁여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플랫폼들은 이 때 귤을 집으로 보내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몇 번 탭 하는걸로 맛있는 귤들이 우리 집으로 배송됩니다. 숏 비디오 서비스들이 도대체 어떻게 돈을 버나 궁금하셨죠? 이게 하나의 방법이 됩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매우 발전된 방식이에요.

오른쪽 사진에 다른 케이스가 있습니다. 이 해녀는 랍스타를 잡고 있어요. 이 랍스타는 온라인으로도 주문할 수 있죠. 여기서 비디오를 탭하면 랍스타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줍니다. ‘농장에서 식탁까지’라는 말이 여태까지 좀 모호한 구호였다면, 이제는 완전 현실화된 개념이 되었어요.

오프라인 세계에서 테크 서비스를 더 자주 보게 될거에요.

세 번째는 테크가 오프라인 세계로 넘어와 생활 전반에서 활용되기 시작할것이라는 점입니다. 중국의 200여개 공항에서는 아래 그림같은 키오스크를 테스트중이에요. 이 키오스크는 승객의 얼굴을 인식해 어느 터미널로 가야하는지 경로를 알려줍니다. 더이상 키오스크에서 비행기편명을 확인할 필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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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얼굴 인식 기술로 출석체크를 자동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맞아요. 대리출석의 시대는 끝났어요.

이건 좀 으스스한 케이스입니다. 프라이버시를 생각하면 이런 의문이 드실것 같아요. ‘얼굴인식이 미국에서도 잘 될까?’ 하지만 이미 진행중입니다. 델타에어라인은 얼굴인식을 외국 공항에서 체크인과 탑승할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를 이용한 유저의 72%가 전보다 더 편리해졌다고 대답했어요.

뉴욕의 한 사립학교에서는 얼굴인식 기술로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총기 소지 여부를 확인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이미 얼굴인식 기술은 우리 생활 깊숙히 들어오려고 하고 있어요.

현실 세계로 기술이 넘어온 사례는 또 있습니다. 미국의 어떤 테크 회사는 텐센트와 2년 독점 계약을 맺었는데요, 영화나 티비 프로그램의 장면에 나오는 사물이나 광고판에 실제 광고를 넣는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그러니까 70년대에 유행한 영화를 보는데, 룰루레몬같이 그때는 없었고, 요즘 잘나가는 브랜드의 광고판이 보이는 것이죠. 이 기술은 이미 상용화되었어요.

드라마 한 장면에 나오는 광고판을 이제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듣기’가 점점 중요해집니다.

마지막 트렌드는 제가 가장 기대하는 트렌드입니다. 우리는 이전보다 더 오래 팟캐스트를 듣습니다. 오디오 소비가 폭발하고 있죠. 이거 단지 스마트폰때문만은 아닙니다. 하드웨어의 발전, 오디오 컨텐츠 제작툴의 발전과 들을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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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 덕분에 이동시간에 뭔가를 듣는게 편해졌습니다. 커넥티드 자동차도 있고, 집집마다 스마트스피커가 놓이기 시작했죠. 언제나 뭔가를 듣기에 편리한 공간이 갖춰졌어요. 그리고 제작툴이 보급된 덕분에 누구나 손쉽게 팟캐스트를 녹음하고 편집해 배포하는게 가능해졌어요.

자투리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은 말할것도 없습니다. 저는 아침을 만들거나, 애를 볼 때, 운전할 때 모두 팟캐스트를 듣습니다. 이전에는 그냥 흘려보냈던 모든 시간에 오디오를 소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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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오디오는 마케터에게 꿈의 시장이었습니다. 말 그래도 사람들의 귀에 마케팅 메시지를 속삭일 수 있거든요. 오디오가 매우 효과적인 유저 획득 수단이라는 것은 이미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졌어요.

그렇다면 팟캐스트와 오디오 소비가 늘어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십수년전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바일 퍼스트 서비스란 무엇일까?” 이런 고민들 덕분에 카메라와 지피에스를 활용한 인스타그램, 리프트 같은 대단한 회사들이 탄생했습니다. 이제는 이런 생각을 해야 할 때입니다. “오디오 퍼스트 서비스란 무엇일까?”

음향 효과를 잘 넣는 것이든, 성우를 여러명 사용하는 것이든 오디오는 여러 방법을 통해 유저들에게 새로운 마법같은 순간을 가져다줄것이에요. 노어블(Knowable)은 저희가 시드 투자한 회사인데요, premium으로 큐리에션된 오디오 코스를 제공합니다. 오디오 코스는 사람들이 돈주고 살법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가령 ‘스타트업을 차리는 방법’, ‘팟캐스트를 시작하는 방법’, ‘ 자신감있게 말하는 법’, ‘잠을 잘 자는 법’, ‘첫 집을 살때 고려할 점’ 등의 정보를 팝니다.

Four Trends in Consumer Tech by Connie Chan

노어블은 오디오회사 답게 사운드 효과도 좋고, 여러 성우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한발자국 더 나아갔습니다. 이들은 오디오 퍼스트라는 관점을 슈퍼앱과 결합해서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방법’이라는 코스를 구매한 유저라면 테크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경우가 많겠죠? 그래서 AWS를 이용하는 노어블은 파트너십으로 그 코스를 구매한 유저들에게 AWS 크레딧 1천 달러를 선물합니다.

다른 종류의 파트너십도 한번 상상해봅시다. ‘잘 자는 방법’이나 ‘첫 집을 살때 고려할 점’ 같은 컨텐츠에는 어떤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할까요? 오디오 퍼스트 관점과 슈퍼앱을 연결하는 것의 효과는 꽤나 대단합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컨슈머 테크의 미래는 너무나 설렙니다. 회사들은 유저 기반을 활용해 더 많은 비즈니스 파트너와 수익원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더 많은 커머스 회사들은 비디오, 소셜미디어, 메신저를 통해 구매자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쇼핑 경험은 심리스해질 것이고, 광고 경험도 몇 배나 개선될것이에요. 모바일 퍼스트가 한때 모든 테크 회사의 구호였듯이, ‘오디오 퍼스트’가 새로운 구호가 될 것입니다.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오프라인 일상으로 스며들기 시작할거에요. 그리고 이바닥 구성원 모두는 슈퍼앱을 만들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겠죠?

마지막으로 하나의 비유를 들면서 이야기를 마치려고 해요. 결혼식을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웨딩플레너를 따로 고용하지 않아서, 여러분이 직접 예식장에 가서 예약을 해야 해요. 방문한 예식장에서는 꽃장식, 사진사, 부페, 웨딩 플레너 등을 추천할것이에요. 아까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나요? 이미 오프라인의 세계는 유저 중심으로 사고하는 방식을 깨우치고 있습니다. 온라인의 프로덕트 중심적인 사고와는 반대로요.

이바닥은 같은 사고방식을 도입해야 합니다. 여려분의 고객이 누구인가요? 당신의 핵심 사업과 연결이 있든 없든, 그 고객들이 원하는 다른 서비스는 무엇이 있나요? 그런 기회를 우리는 데이터 셋에서 찾아낼 수도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낼 수도 있어요. 그러니 이제, 우리 앞에 놓은 새로운 기회를 실현시키기 위해 다른 회사들과 협력을 시작해야 해요.


  • 번역 : 에디

‘미래는 이미 와 있다’는 현자의 말이 너무나 와닿는 글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사고파는 세상이 온다는 부분과 현실과 온라인이 조화된다는 내용은 특히요. 주변을 돌아보면 자투리 시간에 돈을 벌거나, ‘이런것도 돈받고 판다고?’ 싶은데 잘 팔리는 서비스들이 많습니다. 나만 돈 못버나 하는 느낌도 들구요.

슈퍼앱이라는 아이템은 서양에서 더 충격적으로 느끼고 있나봅니다. 테크를 주도하던건 늘 실리콘밸리였는데 이제 아시아의 트렌드를 베끼는 세상이 오다니 말이죠. 그런데 ‘슈퍼앱’ 스러운 이야기는 처음은 아닌것 같아요. 예전에는 포털이 있었고, 한동안은 ‘Messenger as an OS’가 열풍이기도 했었거든요. 슈퍼앱에 대해서는 이 글을 읽어보세요. – 슈퍼앱? 뭐가 얼마나 슈퍼하길래? (번역)

그나저나 ‘미래는 이미 와 있다’는 말 뒤에는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뿐’이라는 말이 붙어있던것 같은데 이 글을 읽으니 다 알아차린것 같죠?!

번역자 에디

2020 컨슈머 테크의 네 가지 큰 흐름 (번역)”의 2개의 생각

  1. 안녕하세요. 이바닥 뉘우스 잘 읽고 있는 독자 중 한명입니다.
    번역 중에 조금 어색해 보이는 부분이 있어 댓글 남깁니다.
    아래 부분인데요.

    “메이투안은 고빈도 & 저마진 비즈니스를 거의 0에 가까운 유저 획득비용에 제공합니다. 티끌을 엄청 많이 모아 태산을 쌓았네요.”

    여기에 해당하는 원문은 아래로 보이고요.
    “The company took a high-frequency, low-margin business—food delivery—and tacked on more low-frequency, high-margin businesses at low (or zero) customer acquisition costs.”

    의역으로 볼수도 있을 것 같지만, 저빈도 & 고마진 비지니스를 위한 유저 획득이라는 내용이 들어가야 전체 내용에 대한 이해가 더 쉬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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