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온고지신으로 틱톡 잡으러 왔다! – 바이트

21세기 디지털 시대에서 국경은 별로 의미가 없어보입니다. 대부분의 유저에게 디지털 서비스는 사용자 경험이 좋냐 나쁘냐의 문제지, 어느 나라에서 만들었는지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중국이 만든 틱톡이 서양에서도 대박나기 전까지는요.

2019년은 틱톡의 해였다고 할 수 있을정도로 틱톡의 기세가 대단했습니다. 전세계 앱 마켓에서 일등을 찍고,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쓰는 앱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보다 다운로드가 많았다고 하니, 말 다했네요.

하지만 문제도 많았는데요, 특히 개인정보가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는다는 이슈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미군은 병사의 스마트폰에 틱톡 설치를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화웨이 사태 때처럼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틱톡을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지난 주말 미국 앱스토어에 혜성처럼 나타난 서비스가 있습니다. Byte(바이트)라는 이름의 앱인데요, 사용자들이 6초의 짧은 비디오를 만들고 공유할수 있게 하는 서비스입니다. 틱톡처럼요.

미국 유저에게는 안그래도 틱톡의 개인정보 문제가 걱정되었는데, 국산 틱톡이 나왔으니 오?! 한번 써볼까하는 관심도 생기나봅니다. 아, 페북이 비슷한 서비스도 만들지 않았냐구요? 글쎄요.. 페북도 만만찮은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려서요.

그런데 6초짜리 비디오 공유 앱이라니.. 뭔가 생각날라말라하신다면 당신은 이바닥 고인..시조새입니다! 태초에 Vine(바인)이라는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트위터 공동창업자가 트위터를 나와 만든 서비스로, 출시되기도 전에 트위터에 인수되었습니다. 서비스는 2억 MAU를 찍으며 꽤 인기를 끌었지만, 수익성문제로 2016년에 트위터가 문을 닫아버렸죠.

바이트를 만든 사람이 바로 바인을 만든 돔 호프만입니다. 그는 바인을 트위터에 매각하고 얼마 후 퇴사했다가 바인이 문을 닫는걸 보며 바인같은 서비스를 다시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것저것 만들고 테스트하다가 드디어 대박을 낸게 바이트에요. 한우물만 판다는건 이런걸까요?

Source : Techcrunch

바이트는 바인과 틱톡에서 한발짝 더 나아갔습니다. 창작자 쪽으로요. 보통의 플랫폼은 스스로의 규모도 좀 커지고나서야 사이즈가 좀 되는 창작자들에게만 수익화 옵션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누구나 유투버가 되는 시대죠. 그래서 바이트는 처음부터 수익화 옵션을 함께 들고 나왔습니다. 거대 플랫폼에서는 아직 수익을 못내지만 감이 좋은 창작자들을 빠르게 포섭하려는 방법이에요. 닭이냐 달걀이냐 문제에서 한쪽 노선을 분명하게 잡았네요.

자, 그렇다면 바이트의 성공(이라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지만)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이 시국(미중무역전쟁)에 같은 기능이라면 국산앱이 좋다는 느낌일까요? 한우물만 판 사람이 드디어 금맥을 발견한 것일까요? 아니면 고인물 바인 유저들의 귀환이라고 봐야 할까요?

바인을 다시 살린 바이트가 실제로 성공을 만들어낸다면 ‘요즘 잘되지만 시대를 잘못만나 접었던 서비스들’을 가지고있던 회사들이 모두 다시 살리겠다고 달려들지도 모르겠어요. 그럼 2020년의 디지털은 워킹데드가 되나요? 듣고있니 싸이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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