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와 HBO가 예측하는 앞으로의 10년 (끔찍주의)

2034년 미리보기

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사회의 변화에 대한 예측들이 많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이후로 바뀔 ‘새로운 노멀’에 대한 글들도 많이 보여요. 그런데 그런 예측들은 대체로 좀 공허합니다. 그냥 기사 같고, 남 일 같기 때문이죠. 이럴 때 아주 리얼하게 만들어진 이야기 하나를 보는 건, 열 개의 글을 읽는 것보다 확 체감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 역할에 아주아주 충실한 콘텐츠가 있습니다. <이어즈 & 이어즈>라는 영국드라마에요. 왓챠플레이가 독점으로 가져온 <블랙미러> 순한 맛이라는데, 트럼프가 재선되고 중국과 미국은 싸우다가 핵폭탄을 날려버리고, 방송 채널을 장악한 재벌이 영국의 수상이 되는 되게 현실적인(?) 미래 이야기에요. 맵지는 않은거 같은데, 약간… 쓰더라구요.

등장하자마자 국제 현안에 대한 질문에 ‘신경 조또 안씁니다’ 라고 쌍욕을 날리는 이분이 영국의 총리가 됩니다.

<이어즈&이어즈>는 맨체스터의 어느 한 가족에게 2034년까지 벌어지는 이야기를 아주 몰입감 넘치게 담았어요. 보기 시작하면 다음 화가 궁금해서 ‘다음 화 바로 보기’를 연타하게 되는 그런 시리즈에요. 근미래 이야기를 하는데 현실보다 더 현재성이 넘치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이어즈&이어즈>에서 묘사되는 테크의 모습도 이바닥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예측해보는데 아주 좋답니다. 2034년 테크의 미래가 어떤 모습이냐구요? 이바닥 업자가 해설해드릴게요. 


스마트스피커의 미래는.. 현재다?

<이어즈&이어즈>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요. 그런데 이 가족, 평범한듯 평범하지 않아요. 할머니와 손주 & 증손주로 구성된 가족들은 거의 매일 스마트 스피커로 그룹콜을 합니다. 아니 어떻게 가족이 매일매일 시시콜콜 일상을 나누는지…

그런데 미래의 스마트 스피커의 모습도, 사용법도 지금이랑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스마트스피커와 집안의 모든 디바이스가 연결되어서 유저의 생활 패턴에 맞춰서 모든걸 비서처럼 착착착 해결해주는 모습은 없어요. 그냥 가족이 다같이 편하게 전화할 수 있는 컨퍼런스콜을 열어주고, 가끔 질문에 답해주는 수준이네요.

미래에는 가족이 자주 모이고, 매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2034년에요.

심지어 디바이스도 알렉사를 잘라놓은것처럼 생겼네요. 막판에는 ‘전파가 공기 중에 존재해서 디바이스에 대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차피 쓰는건 똑같아요. 아마존, 구글, 네이버, 카카오가 스마트스피커에 쏟아부은 돈이 얼마인데 고작 전화기정도만 대체한다니 상상력이 너무 한 것 아닌가요? 

사실 업자들도 스마트스피커 자체로는 더이상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혹은 못하고) 있어요. 디바이스야 만들기 시작했으니 출시는 하지만 혁신적인게 나오지는 않죠. 오히려 VUI(음성 인터페이스) 관련 기술을 API로 판매하고 있네요.

카카오가 요즘 B2B에 몰빵한다고 하는데, 그거 인공지능한다고 셋업한 조직에서 만든 기술들을 비투비로 판매하는 것이에요. 아마존이나 구글이 새로운 디바이스를 발표하지 않은지는 몇 년 지났죠. 그러니까 스마트스피커의 미래는.. 현재네요. 아니 이 이상의 미래는 없어요. 없어.


뇌를 인터넷에 연결된다니.. 아니 벌써 있는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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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필터의 끝판왕은 이런 모습입니다. 아예 얼굴에 붙여버리는거죠!

<이어즈&이어즈>에서 가장 미래적이고(?)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이 갔던 캐릭터는 배서니에요. 배서니는 가족들이 모여있어도 항상 얼굴에 필터를 쓰고 있는 사회부적응자 같은 아이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그가 ‘트랜스’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죠. 가족들은 성별을 바꾸고 싶나 했더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트랜스휴먼이 되어서 몸과 뇌를 온라인화 하고 싶어하고, 진지하게 그 꿈을 향해 다양한 시도를 합니다. 마침내 뇌를 디지털화하고 온라인화 하는데 성공하죠. <이어즈&이어즈>에서 가장 미래적인 장면이지만, 이게 이미 상용화를 테스트하는 기술이라면 믿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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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요즘 애들은 전화받는다는 걸 저렇게 안한다고 하던데…

세계에서 이런 이상한 일을 할 사람이라면 딱 떠오르는 사람이 있죠. 화성에 식민지를 세우겠다는 꿈을 실행중인 앨런 머스크입니다. 머스크는 2016년 뉴럴링크라는 회사를 세우고 신경과학자, 인공지능 전문가들을 채용합니다. 그들은 BMI(Brain Machine Interface), 그러니까 뇌와 기계를 연결한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어요.  벌써 동물 실험은 마쳤고, 사람에게 테스트 하는 걸 준비 중이라네요. 이러다 인류의 미래는 머스크형이 하드캐리하겠어요?

머스크가 만들고 있는 뉴럴링크를 현실화하면 이런 느낌이래요. 저 디바이스로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다네요

뇌의 신호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받아내고 해석하는데 성공한다면 그 다음은 무엇이 될까요? 온라인이 아무리 세상을 발전시켰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이 움직이는 물리세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모든 인터페이스는 사람이 손으로 키보드를 조작하는것 이상을 넘어설 수는 없죠. (아니 근데 내 손은 이미 스마트폰을 통해서 온라인에 24시간 연결된 거 같은데?!)

지금은 Brain Machine Interface를 만든다고는 하지만 Brain – Brain Interface라든가 Brain – Datacenter Interface 같은게 만들어질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어즈&이어즈>에서 배서니가 했던것처럼 온라인의 모든 정보에 실시간으로 & 대량으로 접속해서 사람들의 생활 속속들이를 관찰하는게 정말 가능해질지도 모르겠어요?!


..이미 ‘그 정부’는 국민의 모든 걸 감시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이미 국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면요? 맞아요, 중국에서는 이미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에요. 중국 정부는 전국민의 얼굴 이미지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연구 명목으로 인공지능 기술회사들에게 그 데이터를 열어줬다네요.

그래서 제가 무단횡단을 하면 얼굴을 인식해서 바로 벌금을 때리는게 가능하다고 해요. 에이 무단횡단정도야~라고요?  

저 번호가 주민번호같은거겠죠…?

홍콩 민주화시위 때 중국 정부는 얼굴인식 기기를 들고 나왔어요. 그래서 누가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는지 특정하려구요. 시위대는 마스크를 써서 얼굴을 가렸죠. 하지만 신장 위구르 자치지역에서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것도 불가능해요. 중국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주민이 그 지역을 떠나는지를 감시하고, 소비데이터, 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부에) 위험인물을 분류해서 따로 관리한다고 해요. 중국이니까 가능한 이야기라구요?

한국에서는 코로나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는게 당연하지만, 개인정보의식이 철저한 서구권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그런데 얼마전 이스라엘이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공유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죠. 싱가폴에서는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서 누가 마주쳤는지 기록했다가, 확진자가 나오면 접촉한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앱(Trace Together)을 내놨네요.

그러니까 코로나 사태가 끝날때까진 누가 누구를 만나는지 정부 디비에 저장하겠다는건데,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나죠? 코로나 비슷한 사태가 또 나온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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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이 인수한 위치 공유 서비스 젠리Zenly. 요즘 애들은 친구들이랑 실시간으로 위치를 공유한대요 글쎄

근데 이게 막 정부탓만 할건 아니에요. 이바닥 핵인싸라면 모두 쓴다는 젠리라는 앱 아세요? 막 요즘 애들은 친구들끼리 자기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한다고 해요. 카카오에서도 비슷한거 들고나온다고 하는데, 그런거 깔아두면 막 사람 잃어버리고 납치되어도 다 금방금방 찾을텐데 말이에요. 


긱노동자는 누가 지켜주지?…. 없나봐

배서니의 아빠 스티븐은 잘나가는 은행가였어요. 그런데 어느날 경제로 은행이 무너지며 그의 직장도 날라가버리죠. 책상앞에서 컴퓨터만 하던 그는 돈을 벌기 위해 긱노동자가 되어 택배 짐을 실고 자전거에 오릅니다만… 긱이코노미의 노동 환경은 잔인합니다.

보험료도 자기가 직접 내야 하고, 차량 이동이 제한되어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밥먹다가도 콜이 오면 달려나가야 하고 콜을 몇번 놓치면 플랫폼에서 제외당하죠. 직업이 몇개야?라는 질문에 스티븐은 “글쎄.. 11개쯤 되나”라고 대답하네요. 

여태까지의 노동은 법으로 사람답게 사는걸 어느정도 보장해왔어요. 직장을 잃으면 실업급여를 받으며 다음 기회를 찾는동안의 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었죠. 그런데 긱이코노미의 세상에선 하루 벌어 하루 사는것도 팍팍해보여요. 

그렇다고 긱이코노미 플랫폼들이 사람들의 등골에 빨때를 꼽고 단물만 빨아먹는 존재는 아니에요.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보험이나 금융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셋업하는 것을 준비중이죠. 우버는 ‘우버머니’라는 회사를 만들고, 그랩도 ‘그랩 핀테크’를 준비해서 긱노동자들에게 대출, 보험 등의 안전망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준비하려고 해요. 예, 물론 그게 다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말이에요. 

긱이코노미 노동자들을 정책적으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는 아직도 뜨겁게 논의되고 있어요. 플랫폼들은 (당연히) 그들을 자영업자로 만들고 싶어해요. 그래야 자기들의 책임이 줄어드니까요. 하지만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비정규직과 다를게 없다고 생각하죠. 한국에도 긱이코노미 노동자가 크게는 200만명까지 될거라고 하는데, 아직 정책적으로 이렇게 하자!라고 정해진건 없네요. 


인공지능, 트랜스휴먼, 긱이코노미 말고도 이어즈&이어즈에는 미래 기술이 대거 등장해 보는 맛이 있어요. 사성당의 비비언 룩은 딥페이크로 경쟁 후보들의 거짓 발언을 만들어 선거 승리를 얻어내죠. 주변의 스마트기기를 전부 먹통으로 만들어버리는 디바이스라든가(하루에 삼십 분은 의무로 켜두고 싶네요), 지문인식의 위조가 너무 쉬워서 숨결(?)로 개인을 인식하는건 흥미로웠어요.

그나저나 2034년인데 아이폰이나 맥북의 디자인은 변화가 없네요. 애플, 혁신은 끝났나요?!

그런데 이게 다- 누구 탓인가?

그렇다면 <이어즈&이어즈>의 미래는 다 누구 탓인가요? 누구 탓이겠어요.

유투브가 추천해주는대로 영상을 보기만 하고 팩트는 체크하지 않으려는 사람들, VC에게 투자 받은돈으로 가치보다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할때 좋다고 할인된 가격에 이용한 사람들, 택배박스가 얼마나 나오든 로캣배송/ 새벽배송을 주문한 사람들, 프리미엄 유저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스마트스피커를 좋다고 받아서 거실에 설치해둔 사람들, 바로 우리 탓이에요.

좋은걸 말도 안되는 가격에 뿌리니 좋다고 하나하나 받아서 집에 쌓아두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게 트로이 목마였네요. 우리도 모르게 무리 발목에 덫을 채우고 있었던건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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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즈&이어즈>의 미래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자!라고 생각할 수 있죠, 네 그럴 수 있어요. 그런데 주변을 한번 살펴보면… 어떤가요?

전염병이 창궐해서 나라들은 국경을 닫고 사람들은 마스크를 사느라 정신이 없어요. 어떤 메신저의 채팅방에서는 미성년자 음란동영상을 돈주고 팔았다는데, 거기에 가입된 사람이 26만명이 넘는다구요? 국회의원 선거는 몇 주 안남았는데 비례정당이니 뭐니 해서 정당 이름만 잔뜩 늘고 정작 누가 나오는지도 몰라요. 네, 이게 현실이에요.

그러고 보니까 <이어즈&이어즈>는 힐링 드라마였던것 같네요. 그런데 아직까지도 이어즈&이어즈 시작 안했나요? 얼른 왓챠플레이를 열고 재생버튼을 누르세요. 첫 2주는 무료니까 일단 시작해봐요!

왓챠플레이 재생: https://play.watcha.net/contents/tPJZQ9K


*이 포스트는 ‘왓차플레이 익스클루시브’ 콘텐츠, <이어즈&이어즈>의 스폰서드 콘텐츠입니다.

글 : 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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