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블랭크: 스타트업의 코로나 생존전략 (번역)

*주: 린 스타트업의 시초, 스티브 블랭크의 벤처비트 기고글입니다.

“Winter is coming.”

제가 완전히 틀렸기를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스타트업 혹은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스스로 질문해봐야 합니다. 

“우리의 플랜 B는 무엇일까? 우리는 지금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구명정에 얼마나 자원이 남아있는가)”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사업하는 것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적습니다. 



영향(Impact)

사회적 거리두기, 국가적인 재난상황은 ‘사람들이 모이는’ 산업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컨퍼런스, 박람회, 항공, 선박, 여행, 서비스, 스포츠, 영화, 식당, 학교까지. 대기업들은 재택 근무를 실시하고 있고, 대형 유통 체인들은 영업을 멈췄습니다.

그다지 뉴스에서 다뤄지고 있지 않지만 작은 기업들이나 긱이코노미 종사자들의 상황은 훨씬 더 좋지 않습니다. 수중의 현금은 적고, 갑작스러운 침체기를 버틸 만한 여윳돈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반적인 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줄 것입니다. 산업이 위기에 몰리면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도 사지 않을테니까요.

그 어떤 분야에서도 비즈니스는 전과 같을 수 없습니다. 그 동안 이런 전염병으로 세계 경제가 멈추어 선 적은 없었어요. 모든 분야의 산업이 충격을 받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며, 이는 1930년대 세계 대공황 이후 처음입니다.

지금도 제 예상이 틀리기를 바랍니다만, 이 바이러스의 사회적/경제적 영향은 깊고 심각할 것입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우리가 돈을 쓰고 여행하고 일을 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꿀 것입니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운영 중인 CEO라면, 물론 (가족 다음으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직원과 고객의 안전일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이어질 질문은, ‘내 비즈니스는 어떻게 바꾸어야 하지?’입니다. 즉 지금 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1. 번 레이트(burn rate; 현금 소진 속도)와 런웨이(runway; 보유 현금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는 얼마인가?
  2. 새로 도입해야 할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것인가?
  3. 지금 비상상황은 얼마나 갈 것인가 – 3개월, 1년, 아니면 3년?
  4. 내 투자자들은 어떻게 나올 것인가?


1) 번 레이트와 런웨이

이 첫 번째 질문에 답하기 위해 현재의 총 번 레이트를 확인하세요. 매달 현금을 얼마나 쓰는지? 그 중 고정비(임대료처럼 조정할 수 없는 비용)는 얼마인지? 변동비(임금, 외주, 수수료, 판관비, 클라우드 이용비, 소모품 등)는 얼마인지?

그 다음 매 달의 실제 매출을 살펴보세요. 예상 매출이 아닌, 실제 현금이 입금되는 매출 말이죠. 초기 단계의 기업이라면 그 숫자는 ‘0’일 수 있어요.

월 매출에서 월 총 번레이트를 빼면 순 번 레이트를 구할 수 있습니다. 쓰는 것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면 현금흐름이 흑자라는 뜻입니다. 스타트업이며 매출이 지출보다 적다면 그 숫자는 마이너스일거고, 이는 회사가 매달 ‘태우는 돈’이 얼마인지를 나타냅니다. 

이제 계좌 잔고를 확인합니다. 매달 그 만큼의 돈을 ‘태우면서’ 몇 달을 버틸 수 있는지 보세요. 그것이 바로 ‘런웨이’입니다. 이 공식이 일반적인 시장에서 사용되지요.

그런데 이제 안타깝게도 더 이상 일반적인 시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고객, 판매주기, (제일 중요한) 매출, 번 레이트, 런웨이에 대한 모든 상식이 이제 달라집니다. 

스타트업이라면 다음 라운드 펀딩을 받을 때까지의 런웨이를 계산할 것입니다. 다운 라운드가 올 것이라는 전제로 말이죠. 하지만 이제 그 전제는 틀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2)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몇 달 전과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크게 바뀔지도 모르죠. 지금 여러분의 비즈니스 모델이 연초와 같다면, 어쩌면 그것은 더 이상 전만큼 유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망할 것일지도 모르죠.

낙관주의는 스타트업 CEO의 본능이라 할 수 있지만, 이제는 고객과 매출에 대한 가정을 빠르게 점검해봐야 합니다. 기업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나요? 고객 기업의 매출이 떨어지지는 않았나요? 앞으로 몇 주간 문을 닫으려 하진 않나요? 그들이 인력을 줄이고 있지는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기존의 예상 매출과 판매주기 추정치는 유효하지 않습니다.

B2C 비즈니스인가요? 혹시 다면 시장(제품을 쓰는 이와 돈을 내는 이가 다른 시장)은 아닌가요? 시장에 참여하는 이들에 대한 가정이 연초와 지금이 비슷할까요?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지금 다시 재무제표를 뽑아보세요. 미수금이 있다면 처리하세요. 현금은, 남았나요? 새로운 환경에서 실제 번 레이트와 런웨이를 다시 뽑아봐야 합니다. 


3) 얼마나 갈 것인가 – 3개월, 1년, 아니 3년?

자 깊게 심호흡하고, 이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 지 고민해봅시다. 일시적인 문제일까요? 아니면 미국과 유럽을 긴 불황으로 이끌게 될까요? 그저 몇 달짜리 일시적인 문제라면, 변동비(고용, 마케팅, 판관비)를 잠깐 줄이면 됩니다. 하지만 이 상황이 경제에 더 긴 영향을 줄 것이라면,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해야 하죠.

‘구명정 전략’이 필요합니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을 의미하는 멋진 표현이죠. 

1년 정도 갈까요? 번 레이트에 즉시 칼을 대야 합니다. 인력을 줄이고, 사내 비용을 줄이며 변동비를 낮춰야 하죠. 고정비처럼 보였던 것들도 재조정해야 하고(임대료를 낮추고, 장비 대여도 줄이고)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것들만 남겨놔야 합니다.

대면 영업이 아니라 온라인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 일단 유리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아직 거기 있다면 말이죠) 그렇지 않다면, 판매 전략을 바꿔야 하죠. 지난달 판매가, 시장의 반응이 어땠든 이제 과거는 과거입니다. 새로운 기준이 필요합니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경쟁자들과 싸워 이길 수 있나요? 아니면 우리 제품을 바꿔야 할까요?

이 문제가 3년 이상의 문제라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당장 생존에 필수적이지 않은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하죠.

단기적으로는 비즈니스 모델 중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새로운 양식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여러분의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 유통, 생산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아니면 그렇게 했을 때 지금보다 더 나아지는 것이 있나요? 혹은 여러분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다른 이들이 불황을 이겨내는 수단으로 포지셔닝될 수 있나요?


리더인 당신. 계획하고, 소통하고, 공감하고, 움직이세요.

매출 목표와 제품 일정을 다시 잡고, 비즈니스 모델과 운영 계획을 조정하고, 그것을 투자자와 직원들에게 명확히 전달하세요. 사람들이 정확히 이해하고 달성할 수 있는 계획에 집중하도록 합니다.

저(스티브 블랭크)는 3차례의 경제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 동안 제가 발견한 CEO들의 가장 큰 실수는 비용을 냉정하고 빠르게 줄이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 상황이 어찌되었든 지나갈 것이라는 마법 같은 생각으로,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를 계속하며 인원과 비용을 줄이지 않았던 것이죠. 아닙니다. 지금 당장 움직여야 합니다. 

조직이 어느 정도 되고 인원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급여가 많은 관리자급 인력의 급여를 줄이는 것입니다. 실직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직원들을 유지하는 것이죠. (구명정을 띄우기 전에 모든 이들을 구하려 노력하는 CEO에게는 좋은 일이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원을 줄여야 할 때에는, 따뜻한 마음을 잃지 마세요. 추가적인 보상을 고민하세요. 현금이 바닥나는 최악의 경우라도, 어떻게든 ‘0’으로 만들지는 마세요. 모두에게 최소 2주 이상의 급여는 줄 수 있는 현금을 유지해야 합니다.


4) 투자자들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자본입니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하는 입장이라면, 당신에게 투자한 이들도 똑같이 이 재난 상황에 맞춰 그들의 비즈니스를 고민 중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냉혹한 현실은, VC들 역시 ‘구명정에 태울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들도 분류를 합니다. 높은 기업 가치를 갖고,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의 다음 라운드 딜의 유동성을 걱정합니다. 보통 그런 스타트업들은 매우 높은 번 레이트를 갖고 있으며 자금 사정이 벼랑 끝에 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스타트업은 그들에게는 우선순위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도 여러분과 다르죠. (그렇지 않은 VC라면 나이브하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LP를 고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불황기는 밸류에이션의 거품이 빠지는 시기입니다. 살아남은 소수의 VC들은 그 시장이 구매자 시장이라는 것을 알고있죠. (벌쳐 캐피탈리스트- 파산하거나 경영이 부실한 기업을 저가에 인수 후 구조조정해서 매각 차액을 올리는 캐피탈리스트)

어떤 투자자들은 스타트업들의 가치가 오르고 투자 유동성이 넘실대는 호황기만 겪었을지 모릅니다. 2000년 닷컴 버블,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라는 ‘겨울’을 겪어본 나이 지긋한 투자자들이라면, 지금 초기단계의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CEO들에게 위기와 극복의 역사적 사례들을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이에요. 

기억하세요. 지금은 다릅니다. 그냥 주가가 하락하는 그런 상황이 아니에요. 수십 만의 확진자의 목숨을 위해 수 백만이 일자리를 반납하며 경제를 셧다운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하락장이 아니라 불황에 가까운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위기였던 2008년의 데이터를 보면, 당시 시드 라운드의 투자는 상대적으로 금방 회복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의 라운드는 급감했고 회복되기까지 여러 해가 걸렸습니다. (토마스 턴거즈의 포스팅에서 발췌. 2008 전후 분기별 VC투자금)

최근 스타트업의 유동성은 헷지펀드, 투자은행, 사모펀드, 국부펀드, 공개주식시장 등에 의존합니다. 이들이 모두 빠지면 시리즈 B, C와 같은 단계의 스타트업들은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됩니다. 단기적으로 모든 스타트업의 거래조건과 밸류에이션은 나빠집니다.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도 줄어들 것입니다. 

스타트업의 CEO로서, 이사회에서 빨리 번 레이트를 줄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해내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지 아니면 신경쓰지 말고 버티라고 할지 지켜보세요.

만약 버티라고 하는 후자라면, 생길지 모르는 손해에 대해 그들이 얼마나 리스크를 지고 있는지 의심됩니다. 투자자가 다음 라운드까지 든든히 뒷받침해 주겠노라고 말하는 것은 쉽습니다. 마음이 바뀌기 전이라면 말이죠. 투자자가 끊임없이 기업 계좌에 돈을 쏴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은 기존의 번 레이트를 계속 밀어붙일 때가 아닙니다. 

준비하세요. 길고 추운 겨울이 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겨울도 영원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 겨울 속에서도 영민한 기업가와 투자자들은, 다음 시대를 위한 씨를 뿌리고 있을거에요.

요약

  • 지금은 확진자의 생명만이 이슈가 아닌, 일자리가 줄어드는 경제 전반적 셧다운 상황입니다. 
  • 경기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코로나-19는 최소 1년, 혹은 3년 정도 우리가 물건을 사고 여행하고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입니다.
  • 한 달 전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 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 3개월, 1년 그리고 3년짜리 불황에 대비한 ‘구명정 전략’을 준비하세요.
  • 투자자들은 더 이상 당신의 편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들의 구명정 전략에 따라 움직인다는 걸 기억하세요.
  • 지금 당장 움직이세요.
  • 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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