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패 자본주의와 혁신 삥뜯기 (번역)

*테크크런치 대니 크라이튼의 논평입니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경제를 구분하는 것은 음, ‘쉬운’ 일이었습니다. 하나는 혁신이었고, 하나는 짭이었죠. 하나는 자유시장경제였고 다른 하나는 공산당 간부에게 뭔가를 먹여야만 되는 경제였죠. (그 사기스러운 부정부패의 규모가, 수십억 불 규모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는 세계 최고의 재능들을 끌어들이는 자석 같은 곳이었고, 다른 하나는 공항 뒷방에서 취조하고 혐의를 씌워 감옥에 보내는 그런 곳이었죠. (음, 뭐 맨 마지막 건 양쪽 모두에 해당할 수도 있었겠네요.)

투박한 비교였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직관적이었습니다. 세부적인 면에서 어긋나는 것들은 있었겠지만 큰 방향에서 구분하는 것은 말이죠. 

그런데 이제. 폭발하는 불량 배터리를 수출하던 그 나라가 양자 컴퓨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개척했던 이 나라는, 엔진 결함으로 추락하는 (보잉) 비행기를 만드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희소식은, 여러분 근처의 공항에서 추락 위험이 있는 비행기를 미리 알 수 있게 되었다는 걸까요)

틱톡의 성공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미국에게 이건 당혹 그 자체입니다. 

수 천 명의 기업가와 수백에 이르는 벤처 캐피털들이 실리콘밸리와 다른 미국의 혁신 거점에서 차세대 혁신 서비스를 찾거나, 직접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소비자가 쏠리고 투자자금의 가치가 폭발했던 곳은 (실리콘밸리가 아니라) 베이징의 하이뎬구였습니다.

지난 십년 동안 소비자 서비스 시장의 가장 큰 성취는, 틱톡을 개발한 바이트댄스의 몫이었죠. (올해 미국의 테크 IPO들이 전부 엔터프라인즈 SaaS들인 이유가 이와 무관할까요)


중국 정부 덕이라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베이징시가 수십억 불을 들여 인센티브를 제공했던 반도체 같은 자본 집약적인 산업과 달리 바이트댄스가 만드는 것은 소비자 서비스입니다. 애플 개발자 계정을 가진 모든 회사들과 동일한 툴을 써서 개발하고 중국 외 전 세계 앱스토어에서 배포합니다. 

틱톡 같은 서비스는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계획’ 같은 것으로 만들고 대중화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 서비스는 그렇게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틱톡은 그냥 정말 잘 만든 제품입니다. 그래서 수 억 명의 사람들을 매료시킨거죠.

중국이 시장의 규제 장벽을 높여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해외 경쟁자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했던 것처럼 미국은 틱톡과 같은 해외 경쟁자들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이 그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미국 역시 합작 투자와 지역 내 클라우드 데이터의 주권을 강요하고 있어요. 

미국은 바이트댄스에 50억 불의 세금 납부를 강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돈이 청소년들을 위한 ‘애국 교육’ 후원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대통령 말은 좀 왔다갔다하지만, 적어도 50억 불이라는 숫자는 밤새 오라클이 내보낸 보도자료에서 확인된 금액입니다. (그 돈이 실제 어떤 곳에 쓰일 지는 추측하기 나름이겠지만요) 

최근 홍콩에서 일어나는 이슈들을 알고 있다면, 이 ‘애국 교육’이라는 것이 지금 홍콩 반정부 시위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2012년에 거기서도 있었다는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느낌일 뿐입니다만, 왠지 돌고 도는 역사를 보는 것 같네요.


경제학자들은 ‘캐치업’ 전략에 대해 즐겨 이야기합니다. 이는 개발도상국가들이 중간 지대를 뛰어넘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기 위해 펼쳤던 경제 부흥 정책에 대한 내용이죠. 

그런데 이제 미국의 경제학자들이 연구해야 하는 것은 ‘하강(fall-behind)’입니다. 뒤쳐지고 회귀하는 경제에 대한 연구에요. 왜냐하면, 우리 미국이 지금 뒤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의 모든 면에서 말이죠. 

틱톡도 그렇고 최근의 화웨이 분쟁도 그렇고, 미국은 이제 꽤 많은 전략분야에서 기술적인 리더십을 놓치고 있습니다. 중국 본토 기업들은 5G나 소셜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 혁신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노골적인 개입이 없었다면, 미국과 유럽의 기술회사들은 시장을 완전히 잃었을 것입니다. (개입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시장을 잃을 가능성은 큽니다) 대만의 TSMC는 인텔에 뒤쳐져 있던 최신형 반도체 공정을 1~2년 앞선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아 진짜, 중국은 우리가 거기 역사나 신화를 훔쳐서 할리우드 영화로 만드는 그런 빌어먹을 전략도 안통하는 곳이잖아요. 


이 하강은 멈추지 않습니다. 미국 경제 혁신의 가장 큰 원천을 파괴하기 위한 정부의 이민 제한 정책은, 코로나-19와 함께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외 유학생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전기공학 대학원생의 81%, 컴퓨터공학의 79%가 유학생입니다. 대부분의 공학과 기술 분야에서는 다수가 해외에서 온 학생들이에요. 

환상, 이 유학생들이 그들 국가에 머무른다면 ‘진짜’ 미국인들이 어떻게든 이 빈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그런 환상을 믿는 것은, 네 좋아요. 하지만 농가와 배달업을 할 이주 노동자를 막겠다는 것과 이 기술 연구직들을 막겠다고 하는게 과연 다를까요?

상식이잖아요. ‘미국인’들은 이런 일을 하지 않아요. 그건 힘들고, 인정 받기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대체로 ‘미국’ 노동자나 학생들이 보통 갖지 못한 미친 집요함을 필요로 하죠. 이런 산업들은 해외 인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합니다.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듯 명확합니다. 미국에서는 이 일을 아무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죠.

인재가 그렇다면, 혁신도 그렇죠. 미국의 혁신 허브로 쏟아져 들어오던 브레인들의 유입이 막힌다면, 이제 그들은 어디로 갈까요? 스탠포드나 MIT 같은 데에서 아이디어를 번뜩일 브레인들이, 햇빛 반짝이는 창가에 앉아 석양이나 바라보며 미국에 언제나 들어갈 수 있을까 그리워하진 않을 거잖아요. 인터넷 시대입니다. 그런 브레인들은 미국이 아니더라도 어디에 있든, 어떤 도구를 써서든 그들의 꿈을 펼치려고 할 거에요.

이제 우리가 해야하는 것이라곤 Y컴비네이터 발표를 보며 미국 바깥에 점점 훌륭한 스타트업들이 많아지는구나 하는 걸 깨닫는 것입니다. 똑똑하고 빛나는 기업가들은 이제 미국으로 들어오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왕년에 잘나갔던 슈퍼파워보다, 자신들 본국이 더 혁신에 개방적이고 기술적으로 진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거죠. 

“프론티어는 닫혔습니다. 그리고 어디론가 옮겨갔어요. “
The frontier is closed here, and it has moved elsewhere.

그렇다면 미국, 그리고 (아마 조만간) 유럽에 남겨질 것은 무엇일까요. 속좁은 정책. 외부로부터의 기술혁신을 차단해줘서 경색되어 곪아버린 레거시가 세계 최고와 경쟁하지 않아도 되게 보호해주는 그런 치졸한 정책일까요. 그건 경제 파탄의 비법이라고 밖에, 전 이해할 수 없네요. 

뭐 그래도. 최소한 젊은 애국자들은 많-이 나오겠네요. 뭐, 네.

“몇 달을 이어져오던 트럼프 정부와 틱톡 사이의 딜이 마무리되는 모양입니다. 틱톡 글로벌 법인을 텍사스에 만들고, (좀 뜬금없는) 오라클과 월마트가 지분 참여하고, 50억 불의 추가 세금을 납부합니다. 전례가 없던 이 이상한 딜은 테크 업계에 의아함을 주고 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미국 정부에서 이런 일을 하다니. 아무리 트럼프가 특이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말이죠. 테크크런치의 매니징 에디터 대니 크라이튼도 꽤 실망했나봅니다. 그의 글을 옮겼습니다.”

번역자 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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