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의 시대 (번역)

199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인터넷에 대해 이렇게 단언했습니다.

‘멧칼프의 법칙(네트워크의 최대가능한 연결 수는 유저 수의 제곱에 비례)’이 의미하는 바는 명백하다. 인터넷의 발달은 빠르게 둔화될 것이다. 사람들의 정보는 빠르게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다. 인터넷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2005년 전후로 팩스 밑으로 떨어질 것이다.

폴 크루그먼, 1998

말이 안되죠. (인터넷은 계속 성장해왔잖아요) 하지만 2015년 즈음의 저는 크루그먼을 조금씩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그런 틀린 분석을 했던 것은 인터넷에 생성된 정보가 너무 많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플랫폼(어그리게이터)의 효율성을 과소평가 했기 때문입니다. 

이 담론은 점점 더 많은 사용자 이용을 유도하는 페이스북에 달려있습니다. ‘팔로잉하는 친구들의 포스트가 많은 것’이 그들의 성공비결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경제에 대한 인터넷의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1998년 폴 크루그먼의 주장은 모두가 신이나서 조롱하고 있습니다만, 생각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사용자가 친구의 말과 전문 매체에서 제공하는 정보 중 어느 쪽에 더 가치를 둘 것인지 말이죠.

앞서 언급했듯, 2013년 페이스북은 무언가의 이유로 뉴스의 가치를 높이기로 했습니다. 그 즈음 버즈피드 역시 사용자를 늘리고 정보의 바이럴을 독려하는 일관되고 반복적인 방법을 찾았습니다. 크루그먼이 틀린 것은 우리가 생각보다 친구들의 코멘트에 가치를 둔다는 것을 간과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온라인에는 가십거리 말고도 공유할 만한 정보가 아주 많다는 것을 놓쳤기 때문일까요. 

페이스북과 피드’, 2015

제가 2015년 쓴 글과 1998년의 크루그먼이 쓴 글만 놓고 말한다면, 제가 좀 더 더 정답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뭔가를 놓쳤습니다. 좁게는 페이스북, 넓게는 인터넷 전체에 대한 무언가를 말이죠. 


오판 1: 정보의 수요에만 집중했던 것

크루그먼을 인용했던 2015년 글에, 저는 아래처럼 덧붙였습니다. 

저는 마크 주커버그가 ‘사람은 본디 다른 사람의 말에 가치를 둔다’는 만트라를 최우선한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이 오늘날 필수 서비스가 된 것은 그 만트라 때문이었습니다. 마크 주커버그의 이상과도 잘 부합하고요.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페이스북은 배포자와 관계없이 (꼭 배포자가 내 친구가 아니더라도) 볼만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이 맞다면, 페이스북의 가장 굳건한 성벽은 10억 명이 넘는 사용자 자체일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을 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할 관문과도 같은, 디지털 시대의 하나의 습관입니다.

앞의 글, 2015

사실 페이스북의 ‘배포자에 관계없이 볼만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설명은 틱톡을 설명하는데 써도 얼추 말이 됩니다. 하지만 틱톡은 ‘(배포자가 아니라)작성자’와 관계없이 볼만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작년 저는 다음과 같은 글을 쓰기도 했죠.

2015년 제가 쓴 글 중에서 맞았던 부분은 우리가 쓰는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볼 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전문적인 콘텐츠 메이커가 그 대안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죠.

틱톡의 핵심은 그것이 애초에 소셜 네트워크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틱톡은 영상 서비스입니다. 페이스북보다는 유튜브에 가깝죠. 모바일에 최적화된. 틱톡의 전략적 함의는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데일리 업데이트, 2020

저는 이 글에서도 지나치게 정보의 수요에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공급 측면은 충분히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죠. 사용자들이 생성한 콘텐츠는 단순히 반려동물 사진이나 정치 뒷담화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 자체로 새로운 유형의 네트워크를 만들 초석이 되었습니다.

멧칼프 법칙의 결정적인 것, 그 네트워크는 개인 단위의 연결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개인화된 콘텐츠로 대변되는 정보값이 그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죠.


오판 2: 정보의 공급에 대한 오해

두 번째 오판은 훨씬 근본적이었습니다. 인터넷의 본질에 관련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과 종이신문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 주제를 이야기할 때 저는 주로 한계 비용에 집중합니다. 책이나 신문은 손으로 직접 필사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저렴합니다만, 절대 무료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인터넷 게시글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전달될 수 있습니다. 넘쳐나는 정보 가운데 좋은 것을 발견하는 데 대한 프리미엄도 있습니다. 경제에서의 무게중심은, 작성자가 아니라 어그리게이터와 플랫폼으로 옮겨갑니다. 

특히 사회적인 임팩트 측면에서 고정비용이 큰 폭으로 감소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작성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누구에게나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작성자가 되는 것도 가능합니다. 소셜 네트워크가 전세계에 전달해줄 수 있기 때문에, 출판물의 제작 자체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주커버그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자신을 충분히 표현할 능력을 갖춘 이들은 이 시대의 새로운 힘, 즉 사회의 여타 권력 구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힘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를 대변하기 위해 더 이상 정치의 미디어의 전통적 힘에 좌우되지 않아도 됩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여파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 말은 지금까지 너무 과소평가 되어왔습니다. 인쇄술과 전통매체의 등장이 얼마나 기존 질서를 무너뜨렸는지, 그리고 인쇄술이 근대국가와 새로운 계급의 등장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저는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렇다면 인터넷이 전통매체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권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 상상보다도 훨씬 급진적일 것입니다.

인터넷과 중산층‘, 2019

그런데, 그 때만 해도 그 누가 상상이나 했었을까요?

게임스탑에 대한 진짜 믿음, 치밀하게 설계되었던 공매도, 월가에 대한 포퓰리스트들의 분노, 헤지펀드를 향한 비난 – 그동안 게임스탑을 둘러싼 수 많은 이야기가 무용담처럼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말들은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기와 같습니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완전히 상충되는 말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요. 물론 여기서 코끼리는 ‘인터넷’입니다.

이건 처음 경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터넷은 지난 여러해동안 수많은 커뮤니티들을 만들어왔잖아요. 엄청나게 빠르게 말이죠. 그게 문제였습니다. 네트워크가 너무 쉽게 만들어지다보니, 조직력 측면에서 강한 외부 변수에 취약했었던 거죠. 

디지털과 인터넷은 공동의 목표를 가진 행동가들을 빠르게 모을 수 있게 합니다. 이것이 다양한 시위를 가능하게 하죠. 하지만 이런 네트워크들은 조직을 구성하기 위한 전통적인 작업들을 선행하지 않았습니다. 조직이 거대해지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죠. 

전통적인 조직화 과정은 업무의 처리 뿐 아니라 공식 혹은 비공식적인 리더십 구조를 만들어 집단의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좋고 싫은 경험들을 공유하며 단체 행동에 참여하는 집단의 대응 능력을 높이죠. 

표현에 활발하고, 재치도 있는 이 네트워크 조직은 참가자들에게 매력적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번성하고, 빠르게 덩치를 키우죠. 하지만 외부의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머지 않아 불안에 빠지게 됩니다. 

트위터와 최루가스‘, 자이넵 투페키, 2017

투페키는 온라인에서 촉발된 오늘날의 시위 운동을 이전 미국의 시민권 운동과 비교합니다.

시민권 운동 이후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모든 단체행동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섬세한 조직화 과정입니다. 단체행동이 최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술적인 행동 능력이 필요합니다. 외부의 억압을 버티고 10년 가까이 정치 환경의 변화를 따라가며 기회를 찾는 능력 말이죠. 

앞의 글, 자이넵 투페키, 2017

투페키에 따르면, 1963년의 워싱턴 행진은 여러해 동안 준비해온 단체행동의 정점이었습니다. 2011년의 ‘점령하라’ 시위처럼 갑작스럽게 시작된 봉기가 아니었죠. 

오늘날 네트워크 시대에 벌어지는 대규모의 조직적 행진이나 시위, 과거처럼 조직의 역량을 쌓아올린 결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단체행동이 일어나기 전의 전초적인 모습에 가깝죠. 긴 여정의 첫 번째 단계에 불과해요.

시민권 운동은 1963년 워싱턴 행진에서 절정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 주코티 공원 점령은 점령하라 운동의 시작점 정도일 뿐이었죠. 

앞의 글, 자이넵 투페키, 2017

얼마 전 게임스탑 이슈와 점령하라 운동을 비교해보면 아주 재미있습니다. 2021년 레딧의 /r/WallStreetBets는 분노의 표출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2011년 주코티 공원의 연장선이라 볼 수도 있었겠죠. 레딧 이용자 중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2008년 금융위기에서부터 이어진 경기침체와 관련해, 월가의 책임에 대한 분노를 이어받았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동안 그 둘을 연결지을 수 있는 어떤 역사적인 추이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월가의 사람들은 그냥 쭉 잘 살고 있어요. 놀랍지도 않은 일입니다. 

아무리 무언가 의미를 찾고 그 두 사건을 이어보려고 해도, 실제로 일어났던 일은 월가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습격이 일어나고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월가의 건물을 점거하고 투쟁을 하는 것도 아니었어요.

레딧의 /r/WallStreetBets은 공매도를 자행하는 헤지펀드와 맞서 싸우지 않았습니다. 시스템에 대해 투쟁하지 않았어요. 그냥, 그들은, 그들의 반대 포지션에 돈을 걸었을 뿐이었습니다. 


밈 주식

그런데, 게임스탑 사태에서의 정보 공급자, ‘그들’은 대체 누구일까요.

물론 ‘딥퍼킹밸류’ 키스 질이 있겠습니다. 2019년부터 게임스탑 주식을 사는가 하면, 유튜브 활동도 열심히 하죠. 레딧에는 지난 가을부터 게임스탑의 숏스퀴즈를 준비해왔다고 주장하는 ‘제프아마존’도 있습니다. 그리고 월가 출신인 사람들도 있고, 그냥 한탕을 바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트위터도 있고, CNBC도 있고. 물론, 헤지펀드도 있습니다. 

게임스탑에 관련한 모든 이들이 각자의 사정과 이야기를 갖고 있습니다. 아마 다 거짓은 아닐거에요. 2019년의 이야기도, 2020년 여름의 이야기도, 2020년 가을 그리고 올해 1월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 이야기들은 다들 조금씩 얽혀있습니다. 이전 이야기들을 복제하고 변형하며 다음 이야기로 이어졌죠. 바로 여기가 제가 정보의 공급에 대해 오해했던, 앞서 말한 두 번째 오판이 일어난 곳입니다. 

인터넷은 한계비용이 없는 인쇄술이 아닙니다. 기묘한 복사기에요. 여러번 인쇄할 수록 조금씩 변형되고 왜곡되는 그런.

인쇄술 이전의 시대에는 수도원에서 글을 직접 필사하기도 했습니다만, 대부분의 정보는 구전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보가 스스로 진화하기도 했지만 그 영향은 아무래도 시간 때문에 제한적이었죠. 인쇄술의 등장 이후 정보는 본을 떠서 저장되고, 고정된 상태로 전파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변화는 혁명적이었습니다. (종교혁명을 거친) 유럽의 일부 문명에서는 특히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졌습니다. 교회 권력이 통치하던 도시국가의 세계에는 지역 내 정보의 창발이나 진리의 전파가 제한되었습니다. 하지만 인쇄술과 출판의 등장은 통일된 언어가 등장하고 새로운 정부와 새로운 강역을 등장시켰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계급(브루주아지)과 국가권력을 탄생시키는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인터넷은 정보의 수요나 공급 둘 중 어느 하나로 정의되는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정보의 수요와 공급은 서로 생겨나고 상호 의존합니다.

‘바이럴되다(going viral)’라는 말은 단순히 기사나 이미지, 영상을 널리 퍼뜨린다는 말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바이럴, 바이러스가 확산되어 변이를 일으키는 것과 같습니다.

최초의 기사, 이미지, 영상은 바이럴 되며 원형과 동떨어진 무언가가 되어갑니다. 바로 이것이 ‘밈meme’입니다. 

게임스탑과 관련해 발생한 일들은 밈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밈은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습니다. 인쇄술 발달 이전 구전과 같은 진화방식을 따르지만 그 속도는 그 무엇보다 빠른 것이죠. 그리고 현실세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적어도 이번 사태로 월가에서 돈을 벌거나 잃은 사람들이 있듯이 말이죠.

이것이 밈의 본질입니다. 그 자체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바이러스처럼, 기존 네트워크에 쉽게 침투해 장악합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을 막대하게 키워갑니다. 


밈 대통령

2016년 워싱턴 포스트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대통령 선출에 대한 포챈(4chan) 사이트의 반응들을 보도했습니다.

포챈의 운영진은 2016년 캠페인 기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를 필수불가결한 일종의 대체현실로 인식해왔다. 하지만 바로 그 화요일 저녁, 그간 트럼프를 지지해온 이 인종차별적 이사회는 그것이 진짜 사실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포챈의 한 사용자는 개구리 페페의 짤을 올리며 다음처럼 글을 썼다. “정말 흥분되고 떨리네요. 우리가 레알로 밈을 대통령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워싱턴포스트, 2016

보호주의와 반이민자 정책을 부르짖던 트럼프는 이전 로스 페로나 팻 뷰캐넌 같은 부류의 사람인가보다 정도로 치부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공화당이라는 기존 네트워크에 침투하고 장악했습니다. 그리고 대선에서 성공했죠. 

이와 관련해 2016년 제가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정당의 힘은 정보를 확산시키는 미디어 권력으로부터 나옵니다. 미디어가 그 권력을 잃으면 정당 역시 그 통제력을 잃죠. 

하나의 권력이 정치적 정보의 확산산을 지배할 수 없으며, 앞서 정당에 관해 설명한 내용도 포함됩니다. 페이스북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피드를 통해 뉴스를 제공받기 때문에, 공급자가 제공하는 정보는 모듈화, 상품화 되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1) 모든 미디어는 동일선상에서 경쟁합니다. 정당에 의해 관리되는 것도 본질적으로 특권을 받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2) 특정 메시지가 흥행할 가능성은 그 메시지를 내보내는 사람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받아들이는지에 달려있습니다. 힘이 공급 측면에서 수요측면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변화입니다. 그동안 미국 정치에서는 인물보다는 정책을 우선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이 주도하는 미디어에서는 다릅니다.

이슈의 흥행은 유권자(혹은 사용자)들이 결정하며, 정책이 아니라 인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제 플랫폼 시대의 성공한 정치인은 정당의 정책에 헌신하지 않습니다. 사용자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이슈를 모으는데 집중합니다.

유권자의 결정‘, 2016

공화장 지지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간 몇 가지 해석들이 제시되었습니다만, ‘진실’은 게임스탑 때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모든 가설들이 각각 참이에요. 최초 지지자들이 밈에게 투표했고, 그 밈은 기존에 존재하던 네트워크를 감염시켰고 결국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냥 우경화라 넘길 것이 아닙니다. 포르투갈의 정치가이자 작가인 브루노 마상이스는 <역사가 시작되었다>라는 책의 한 챕터에 미국 사회주의 출현에 관해 아래와 같이 적었습니다. 

글로벌의 ‘그린 뉴딜’은 모든 과제들과 마찬가지로 이상향을 배경으로 투쟁과 갈등과 같은 극적인 요소를 많이 추가했다. 하지만 사회적·역사적 현실과의 괴리는 분명했다. 예를들어, 기술과 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결여되어 있었다.

문제와 해결책 사이의 인과관계는 비현실적이었다. 그린 뉴딜의 정책 입안자들만이 그 논리를 이해했다. 이 논리에는 복잡한 비약들이 있었다. 가령 우리가 무공해 발전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고 할 때, 그 효율을 위해 이미 있는 건물을 다시 지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린 뉴딜이 부르짖는 꿈이, 이슈를 더 끌고 주목을 더 받는다.

2019년 8월 인터뷰에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는 그의 정치 철학을 다음처럼 설명했다.

“우리는 이야기꾼이 되어야 합니다. 공공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은 이야기꾼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오감으로 논쟁하라고 조언합니다. 사실을 근거로써 사용하되, 우리는 동일한 인간의 경험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야 합니다. 나, 우리, 그리고 지금을 이야기 해야 합니다. 오바마 시절 우리가 누렸던 미국이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이것이 시간의 본질입니다.”

밀레니얼의 사회주의는, 역사를 밈을 통제하기 위한 치열한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역사가 시작되었다>, 브루노 마상이스, 2020

조 바이든이 대선 캠페인 동안 웹사이트에서는 그린 뉴딜을 수용하면서, 토론에서는 지지하지 않는다 주장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밈의 관점에서 본다면 말이죠. 밈은 우리가 원하는 그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마상이스에 따르면, 이러한 조 바이든의 행보는 그의 약점이 아닙니다. 강점이에요.


밈의 마스터

최근 엘론 머스크는 클럽하우스의 세션에서 밈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모더레이터: 엘론, 당신은 밈의 대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로 ‘밈을 지배하는 자가 우주를 지배한다’라는 말을 한 적도 있죠. 그것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엘론 머스크: <듄> 시리즈의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 우주를 지배한다’에서 따왔어요. 밈은 작품 속 스파이스와 같아요. 시대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무언가에 대한 힌트가, 밈에 있다는 뜻이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까요?

밈은 실제로는 아주 다층적 맥락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사진 한 장이 천 마디의 말을 한다면, 밈은 만 마디 이상의 말을 하죠. 밈은 함축적인 내용을 담은 상징이에요. 맥락을 알 수록 재미있죠.

음 글쎄요, 저는 밈을 사랑합니다. 밈에는 인사이트가 많이 담겨있다고 생각해요. 역사적으로 그렇잖아요. 대체로 기호와 상징이란, 사람들을 강하게 매료시켜왔으니까요. 

엘론 머스크는 밈이라는 것이 그냥 사진 한 장의 의미를 훨씬 뛰어넘는다는 것을 정확히 이해합니다. 무언가를 담아내는데 언어가 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제한적입니다. 밈의 힘은 그 안에 정보를 많이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밈은 그 밈이 어디서 누구에게서 전해지는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됩니다. 마치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를 따르는 듯도 합니다. 그 의미는 어떤 것도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 밈에 통달한다는 것은 아주 강력한 것입니다. 와이어드는 양자 컴퓨팅을 아래처럼 설명합니다. 

양자 컴퓨터는 비트 대신 큐비트를 사용합니다. 큐비트는 단순히 온오프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소위 ‘중첩’에 있기도 하고, 동시에 켜고 끄거나 둘 사이 스펙트럼의 어딘가에도 있습니다.

동전을 한번 던지면 앞면이나 뒷면이 나옵니다. 하지만 회전시켜 버리면 앞면이나 뒷면이 될 가능성이 동시에 있습니다. 동전을 멈춰서 확인하기 전까지 둘 다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중첩은 이와 같이 회전 중인 동전과 같은 상태이며, 양자 컴퓨터를 매우 강력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큐비트는 불확정성을 허용합니다.

와이어드, 2020

제가 밈을 설명하는 방식과 아주 유사합니다. 즉 밈의 대가가 된다는 것은 조건에 따라 회전하는 동전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의 예시로는 테슬라만한 것이 없습니다. 제가 2016년 썼던 테슬라에 대한 글의 핵심은 아래와 같습니다. 

엘론 머크스의 ‘마스터 플랜’의 진정한 결실은 이런 겁니다. 테슬라가 지속가능성과 환경 보호를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테슬라라는 것 자체가 ‘경이로움’을 상징하고, (디트로이트가 아닌) ‘실리콘 밸리’의 쿨함을 내포한다는 것입니다.

고급차 시장의 전략적 집중은 테슬라의 비용구조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시연한 적이 없는 테슬라 모델3의 예판에 27.6만 명이 몰렸던 것의 비결은, ‘타협 없는 최고의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집념어린 엘론 머스크 그 자체였습니다. 결국, 테슬라는 테슬라니까요.

‘테슬라니까’, 2016

이런 밈에 있어서 테슬라와 비교할만한 유일한 브랜드는 애플입니다. 

테슬라에게 전기가 의미하는 것은, 구동계를 혁신하여 테슬라가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게 하는, 자동차를 아주 혁신적으로 재정의하는 것입니다. 테슬라는 자동차에 대한 경험이 없었습니다. 백지부터 시작한 것이 오히려 이점이 되었죠. 회사의 미션, 내부 목표, 핵심 지표는 모두 (자동차가 아닌) 전기와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아이폰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데스크탑에서의 지위를 모바일에서는 애플에게 내어주었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스마트폰은 범용적인 컴퓨팅 자체를 재정의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발목을 잡았죠. 미션이나 내부 목표, 핵심 지표를 애플처럼 모바일 중심으로 잡을 수 없었으니까요. 

앞의의 글, 2016

위 비교는 어느 정도 그럴싸하긴 하나 전체를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애플은 수십년 동안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주식을 추가 발행해서 자금을 모으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곧 파산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테슬라 회의론자들과 안티들은 득세했죠.

그러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통상 주식을 발행하면 기존 주식의 가치가 희석되며 주가가 하락합니다. 하지만 테슬라의 주식 발행은 주가의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회사의 가치를 대변한다는 전통적인 주식 개념에서는 말이 되지 않았죠. 

테슬라는 그 자체로 밈입니다. 자동차로서의 밈,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서의 밈, 그리고 엘론 머스크 그 자신으로서의 밈이죠. 주식 발행은 적어도 테슬라에게 있어 기존 주식 가치의 희석이 아닙니다. 더 많은 이에게 ‘테슬라의 밈’을 전파할 기회를 늘린 셈이죠. 엘론 머스크의 안티가 많아진 만큼, 팬 역시 많아졌습니다. 

결국 인터넷이란, 희소성으로 정의되지 않는 것입니다. 풍부함으로 정의되죠. 인터넷은 단체행동을 뒷받치는 인프라가 아닙니다. 단체행동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그 단체행동이, 주식시장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할 돈을 끌어모으죠.


밈과 미래

이건 명확히 할게요. 테슬라의 사업을 분석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테슬라에 대해 글을 자주 쓰지 않은 이유는 테슬라의 실제 사업과 주가 사이의 괴리가 혼란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추구하는 회사가, 비트코인을 매수하다니!

인터넷은 점점 더 현실과 뗄 수 없는 것이 되어갑니다. 그러니 오히려 현실 세계를 인터넷을 이해하기 위한 가이드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투페키가 기록으로 남긴 여러 시위들처럼, 어떤 것들은 그 계보나 영향을 추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군중심리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단기적인 영향으로만 그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큰 변화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앞으로 적어도 몇년 내로 (지난 공화당에서 트럼프라는 밈이 스며들어 장악했던 것 만큼은 안되겠지만),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와 같은 밈들이 민주당에 스며들기 시작할 것입니다.

어쨌든 이제 사람들의 흥미를 잡아끄는 사람들은, 좋은 쪽이든 그렇지 않은 쪽이든, 밈을 만들고 이용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이들일테니까요.


“우리는 어떤 판단에 앞서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다각도에서 사안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경제현상을 볼 때 한쪽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렇게 신중을 기하더라도 세상에는 ‘밈’과 같이 미묘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인터넷의 상용화는 이제 우리 삶을 매우 빠르고 복잡하며, 변화무쌍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거센 풍랑 속에서는 집요함과 치열함이 능사가 아닐 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번쯤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번역자 벨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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