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모리슨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비디오게임/ 콘솔게임은 제 어린 시절의 큰 부분이었습니다. 제가 자란 때는 콘솔 시장의 황금기였거든요. (부모님은 게임기를 사주지 않으셨지만, 글쓰기 대회에 나가 상금을 타서 플스2를 샀습니다) 초등학교 때 플스를 사서 처음 했던 스파이더맨 게임은 이랬습니다.

그 게임이, 제가 대학을 졸업할 때쯤 되니 이렇게 되더군요.

저의 최애 게임은 늘 오픈월드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세계관 구석구석을 탐험하며 개발자들의 창의성과 미친 감성을 발견하는 그 순간의 감각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오픈월드 게임은 제가 파고드는 주제와 닿아있습니다.
바로 맵map입니다.
지금의 맵 서비스를 발명한 게임 개발자들
온라인 맵 서비스 업자들은 이 역사에서의 핵심 회사로, 구글 어스의 개발사인 키홀Keyhole을 꼽습니다.
아주 오래된 썰이죠. 일군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게임을 개발하려 했는데 잘 안되었고, 그 결과로 만들어진 죽은 코드를 그저 만지작거리다가 우연히, 고인물 산업을 혁신해버렸다는 그 썰 말입니다.

(사실 슬랙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 프로젝트 글리치Glitch가 잘 안되자 사람을 전부 정리하고 커뮤니케이션 모델만 떼어냈고.. 그게 잘되어버렸죠)
키홀은 원래 ‘인트린식 그래픽스’라는 프로젝트명의 게임엔진을 만들려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가 잘 안되었고 투자자를 찾지도 못했죠. 그러니 그들은 그들의 플랫폼 중 맵 콤포넌트에만 집중하기 위한 회사를 피벗했습니다. 그 회사가 (구글 어스의 전신인 ‘어스 뷰어’를 개발한) 키홀이었습니다.
인큐텔(In-Q-Tel)이 이 키홀에 투자했었습니다. (정확히는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A의 전신인 국가 이미지/지도 공사가 LP로 투자한 것입니다) 인큐텔은 지식산업에 투자하는 비영리 벤처캐피털입니다.

인큐텔로부터 투자를 받은지 약 1년 만에 키홀은 구글에 인수되었고, 구글 어스를 개발했습니다. 그 인수는 꽤 성공적인 인수라고 평가됩니다. 구글은 수백만 불을 들여 키홀의 창업자 존 행키에게 구글 맵스를 맡겼습니다. 그리고 그는 수십억 불 짜리 비즈니스와, 거대한 브랜드를 만들어냈죠.
존 행키는 최고의 천재였습니다. 그는 (구글을 나와) 나이언틱을 창업했습니다. 역사상 최고의 AR 게임을 만든 포켓몬 고를 만든 회사죠. 네, 맞습니다. 그는 결국 (처음부터 개발하고 싶었던) 게임 회사를 만드는 것으로 귀결되었네요.

마찬가지입니다. 몇십년 전 키홀이 하려했던 ‘인트린식 그래픽스’ 엔진이 지금의 맵 서비스에 영향을 미쳤듯, 지금의 비디오 게임들이 미래의 맵 서비스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추측해보는 건 재미있겠죠.
이건 제 감입니다만, 건물 외관을 보는 것뿐 아니라 골조와 배관을 살펴보는 것에서 시스템의 이면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사이버펑크 2077>은 정말 끝내주는 3D 맵을 갖고 있어요. (음, 객관적으로 보자면, 게이머 관점으로는 끔찍한 수준이지만요)
아름답지만 아직 부족해
게임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두 가지 끝내주는 발명은, 결국 이 지루한 맵 업계를 바꿀겁니다. 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게임 엔진 그래픽스
작년에 발표된 언리얼 엔진5. 그냥 이건, 진짜x1000 끝내 줍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는, 빙Bing의 모든 항공/위성 이미지를 텍스처 처리한 자체 게임엔진을 사용했습니다. 그 엔진의 퀄리티는 정말 실제 같아요. 게임을 하면 정말 고소공포증이 올 지경이에요.
맵박스Mapbox와 세슘Cesium은 3D 매핑을 끝냊주게 구현해주는 최신 SaaS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원하는 퀄리티를 맞추려면 아직 가야할 길이 좀 남아있지만, 결국 해낼겁니다. 전 그것에 대해서도 기대가 아주 큽니다.
압축
비디오 게임에서는 2D 픽셀로 이루어진 표면을 ‘텍스처’라고 표현합니다. 맵 서비스에서는 ‘래스터raster’라고 하는데, 본질적으로는 같습니다. 이 분야 제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업체는 바이노미얼Binomial입니다. GPU에 최적화된 압축 알고리즘과 HD급 텍스처를 처리하는 기술을 가진 곳이죠.

지난 몇년간 그들 동향을 체크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이 글을 쓰면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지리정보시스템을 제공하는) ESRI의 로고가 있더라고요. 봤죠? 될 줄 알았다니까요.
앞으로에 대한 두 가지 전망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UX 디자인
비디오 게임 업계와 지리정보 SaaS 사이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습니다. 남은 격차는 사용자 경험의 유려함 정도일겁니다.
이 관점에서 지난 몇년간 제가 최고로 꼽는 회사는 언폴디드Unfolded입니다.

뛰어난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디자이너들이 (안락한 베이 에어리어의) 우버를 떠나 창업했고, 제가 이제껏 경험해본 중 가장 흥미로운 맵 인터페이스를 개발했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가 언폴디드 솔루션을 썼어도 될 것 같습니다. 진짜에요. 이것좀 보세요.
아마 지난 5월 포스퀘어가 인수했다는 기사가 뜨면서 언폴디드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본 이들도 있을겁니다. (인수조건이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아마 자비없이 질렀을 것 같아요) 좋은 이들이 좋은 일을 할 때 생기게 되는, 아주 전형적인 일이죠.
(아 네, 그리고 포스퀘어는 잘 살아 있습니다. B2B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훌륭한 턴어라운드를 이루어냈어요)
창업한지 몇년 되지도 않았지만 언폴디드가 가치를 인정받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들의 기술력은, A급 게임 개발사가 10년간 개발해야 얻을 수 있는 맵 퀄리티를 10분만에 만들어낼 수 있는 정도니까요.
매핑/ 트래킹 시스템에 노출되는 것
제가 성장한 때가 콘솔의 황금기라면, 오늘날의 아이들은 AR(증강현실)의 황금기 속에 자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뉴스레터에 처음으로 쓴 글이 페이스북의 맵필러리Mapilary 인수였습니다. 알고보니 AR 이슈였다고 알려진 그것 말이죠.
(위 트윗을 쓴) 숀 고먼은 알았겠죠. 그는 AR 매핑 회사인 픽셀8어스를 창업해 최근 스냅에 매각했습니다. 맵필러리의 전 COO였던 재닌 융이 그와 함께 일하죠. 그리고 이제 그들은 랜디 미치와도 일합니다. 그는 POI(Place of Interest) 매핑 스타트업인 스트릿크레드StreetCred를 창업했고, 올해 초 스냅에 인수되었죠.

스냅은 마치 프랑켄슈타인처럼 요상한 괴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스냅의 기업전략Corp Dev에서 일하시는 분이라면, 굉장히 독특한 취향의 소유자일지도 모르겠네요. 축하드립니다?
지금 AR 매핑 업계는 마치 대규모 군비 경쟁을 시작한 것과도 같습니다. 애플은 최근 거의 게임 <괴혼> 시리즈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유려한 UX을 애플 맵스에 업데이트 했으니까요.

말할 것도 없죠. 이들은 어쨌든 모든 아이폰을 (라이다LiDAR 업그레이드가 있든없든) 어떤 매핑 추적 시스템으로 편입시킬지도 모르니까요.
한편 엔비디아, GPU의 세계 1위는 지난 6월 ‘HD 매핑’ 회사인 딥맵DeepMap을 인수했습니다. 자율주행차 내비게이션을 위해서일 수도 있고 좀 더 리얼한 AR 지도를 위해서일 수도 있고, 둘 다 일수도 있죠.

제가 AR을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생각하는데 있어 가장 재미있는 것은, AR이라는 것이 너무 새로운 것이라서 게임 개발자들조차도 AR을 어디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생고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디자인 패턴과 기술은 결합할 것이고, 맵 업계 전부를 느릴지언정 반드시 바꾸고야 말 것입니다. 보세요.
지금 AR 게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혁신들이, 상용 시장으로 넘어와 SaaS로 제공되고 일상에서도 쓰일 때가 되면, 아마 저는 할아버지가 되어있을지도 모릅니다. 요즘 애들이 뇌에 이식된 칩으로 세상의 지식을 너무 쉽게 접근하는 것에 대해 세상을 쉽게만 산다고 투덜거리는 그런 할아버지가요.
하지만 그때에도 최소한, 그 친구들한테 뇌내 검색엔진을 통해 지금 이 글을 한 번 검색해보라고 한 다음에 우쭐댈 수는 있겠죠. 젊은이들 봤지? 난 이렇게 될 줄 알았다구.
- 원문: 조 모리슨 블로그 https://joemorrison.substack.com/p/mappings-future-looks-like-gamings
- 번역, 편집: 뤽
“구글 맵스와 같은 지금의 벡터기반 맵 서비스들이 콘솔게임의 맵 시스템을 따라갔듯, 포켓몬 Go와 같은 AR게임에서 선보이게될 맵 시스템이 앞으로의 맵 서비스들의 UX 표준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역시, 게임이야말로 모든 UX의 가장 앞에 있는 분야겠네요.”
번역자 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