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것조차도 아니야(Not Even Wrong) (번역)

“그건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틀린 것조차도 아니에요.” (That is not only not right; it is not even wrong.)

볼프강 파울리(오스트리아의 이론물리학자)

정말 중요하다고 이야기되던 기술들이, 비싸고 쓸데없는 장난감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기술적 완성도가 낮고, 상호 호환성도 떨어지고, 개발 과정도 생소하고 불완전해보입니다. 그리고 그 가장 핵심적이라 이야기되던 것은 몇몇 새로운 것들로 대체됩니다. 아예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말이 안돼요. 비싸기는 엄청 비싸고요. 우스꽝스럽죠. 장난감처럼 말이에요.

지난 100여년 동안 늘 그랬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판명난 것들이 그랬죠. 비행기, 자동차, 전화, 휴대폰, PC가 모두 그랬어요. 장난감 취급을 받았죠. 그런데 실제로 그냥 쓸데없는 장난처럼 보였던 많은 것들은,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그냥 ‘그건 안될거야’ 혹은 ‘그건 기술일 뿐이잖아’ 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아무 의미없는 예측일 수 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동시에 ‘사람들은 ~라고 이야기한다’라는 것 역시 무언가를 예측하는데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파울리가 이야기했듯, 그런 말들은 ‘틀렸다고 할 수조차 없습니다’. 문제가 정의되어있지 않으면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 아무런, 아무런 통찰도 주지 못해요.

한발 더 나아가야만 합니다. 스스로 물어야합니다. 스스로의 관점과 이론을 갖고 있는지 말이죠. ‘왜 이것은 좋아질 수 있을까/ 왜 이것은 그렇지 않을까, 사람들은 왜 그들의 행동을 바꿀까/ 왜 그들의 행동을 바꾸지 않을까’

“사람들은 콜롬버스를 비웃었습니다. 라이트 형제도 비웃었죠. 광대 삐에로를 보고 비웃듯이 말이죠.”

칼 세이건

이해를 위해 이 이야기를 해볼까요.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라이트 플라이어’와 백팩형 제트엔진인 ‘벨 로켓 벨트’입니다. 양쪽 모두 당시에는 비싸고 쓸데없는 장난감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는 세상을 바꾸었고, 다른 하나는 그렇지 못했죠. (여기에는 사후 판단의 편향이나 생존자 편향이 없음을 밝힙니다.)

하지만 라이트 플라이어는 기존 법칙의 한계를 넘었습니다. 더 이상 나아지지 않을 수 없었죠. 아주 빠른 속도로 말이죠. 불과 6년 뒤 루이 블레리오는 영국 해협을 가로질러 비행했습니다. 라이트 플라이어에는 더 큰 개선이 가능한, 아주 명료하고 분명한 길이 있었어요.

라이트 플라이어는 겨우 200미터 정도만 날 수 있었습니다. 벨 로켓 벨트는 21초 동안만 비행이 가능했고요.

벨 로켓 벨트가 21초 동안 비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초당 거의 1리터의 연료를 사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30분을 비행하려면 거의 2톤에 달하는 연료가 필요합니다. 그것을 등에 짊어지고 비행할 수는 없습니다.

물리법칙을 거슬러 기술 로드맵을 만들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건 지금 알게된 사실은 아닙니다. 40년전, 1962년에 이미 우리는 알고 있었어요.


기술 로드맵이라는 것은 단계적으로 만들어집니다. 라이트 플라이어에서 해협 횡단을 가능하게 하는, 나아가 그보다도 더 진일보한 비행기로 발전한 것은 여러 단계를 밟아가며 진행되었습니다. 그 단계들은 각각 큰 의미가 있었어요.

개인용 컴퓨터 역시 단계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취미로 기계를 만지던 이에서 시작해 스프레드시트와 웹 브라우저로 나아갔죠. 휴대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비싸고 무거운 아날로그 폰에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들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한 ‘모바일’ 인터넷 시대로 발전했죠.

중요한 것은 언제나 중요한 것은 그 ‘여정’입니다. 맥킨토시의 첫 애플 컴퓨터, 넷스케이프 브라우저, 아이폰의 첫 모델은, 당시에는 그냥 비싼 장난감 같아 보였습니다. 그것이 ‘일상에서’ 동작할 것이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로드맵이 그것을 바꾸었습니다. 분명한 로드맵이었죠. 그 종착점이 무엇인지는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아주 유의미한, 그 다음 스텝은 있었어요.

어떤 때에는 그 로드맵이 ‘일단 잊었다가 20년 뒤에 다시 이야기합시다’가 될 수 있습니다. 92년 출시되었던 애플의 PDA 뉴튼이나 94년 출시된 IBM의 사이먼은 너무 일렀어요. 8,90년대의 VR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죠.

결과론적으로, 우린 그냥 대충 VR이나 모바일 컴퓨팅이 무어의 법칙을 따랐다.. 고 안일하게 말해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념적인 로드맵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로드맵은 다음으로 착수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있었죠.

벨 로켓 벨트와 다른 점이 이것입니다. 등에 메는 로켓에는, 발전을 위해 예측 가능한 미래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세상을 바꾸지 못했던 것이죠.


때때로 우리가 잃어버린 어떤 조각들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다시 존재하게 됩니다. 19세기 말 (최초의 기관총을 발명한) 히람 맥심이 비행에 대한 모든 것을 기술한 아주 멋진 에세이가 있습니다. 딱 하나, 엔진만 빼고 말이죠.

그는 (비행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지만) 적절한 중량비로 동력을 만들어낼 증기기관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등장한 내연기관이 모든 것을 바꾸었죠. 이것를 로드맵이라 부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갑자기 튀어나와 모든 것을 바꾸어버릴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은, 계획이라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마지막으로, 때로는 좋은 로드맵이 있더라도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자율주행차가 그 사례가 될 수 있을거에요. 2013년 머신러닝의 획기적인 발전은 전혀 작동하지 않던 자율주행차 개념에서, 그래도 어느 정도 준수하게 작동할 자율주행차를 꿈꾸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하다 볼 수는 없었요. 아직 10%의 빈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나머지 10%의 노력은 지난 90% 노력 이상의 것이 필요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혹은 완전히 다른 무언가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내연기관의 존재를 (알지 못했지만) 기다리는, 히람 맥심과 같은 상황인지도 모릅니다.


대부분 같은 종류의 질문들이 문제의 다른 측면에도 적용됩니다. 어떤 것이 저렴해지고, 성능이 좋아졌다고 칩시다. 그것을 누가 사용할까요?

개발 로드맵의 워터폴 차트를 만들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을 던져봐야해요.

무엇을 바꿀건가요? 여러분은 인간 본연적 욕망의 변화를 제안하려 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그의 표현 방식을 달리 제안하려 하는 건가요?

무엇이 왜 바뀔거라 생각하세요? 아니면 바뀌지 않을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그것을 설명하는 여러분의 이론과 관점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면서도 어떤 일은 일어날지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핵심이에요. 우리는 모든 답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최소한 유의미한 질문은 해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거라 주장하는 모든 주장에 대한 핵심 질문은, ‘그래서, 무엇을 바꾸려고 하는 건데?’입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만약 일어난다면, 그것은 의미가 있을까요?

틀릴 때가 있습니다. 늘 그렇습니다. 하지만 틀리는 것도 올바른 이유로 틀리려 노력해야 합니다. 볼프강 파울리의 말처럼, 어떤 이론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론과 관점이 먼저 정립되어야, 틀리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이론, 여러분의 관점은 무엇인가요?



같이 읽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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