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랙은 팔릴 겁니다 (번역)

슬랙은 업무용 메신저를 만드는 곳입니다. 2019년 상장한 회사 중 가장 기대를 받기도 했죠. 꽤 오래전인 것 같지만, 지난 6월 상장한 슬랙은 약 6개월만에 주가가 약 40% 하락했습니다.

하락의 원인은 이렇습니다. 슬랙의 매출 성장세가 눈에 띄게 빠지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경쟁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특히 테크 공룡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들의 주특기를 쓰고 있어요. 모두가 쓰는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오피스 365의 제품에 슬랙의 경쟁서비스인 ‘팀스Teams’를 끼워 팔고 있는 것이죠.

이를 감안하면, 2020년은 어쩌면 슬랙이 어딘가의 테크 기업에게 인수되는 해가 될지도 모릅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과거 슬랙을 검토하기도 했었던 아마존과 구글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곳 모두 최고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슬랙을 클라우드에 연결해서 온라인 서비스의 매출을 높이는 것이 가능하죠.

공시에 따르면 2018년부터 5년간 슬랙은 이미 아마존의 AWS 사업부에 2.5억 불을 지불하는데 합의했습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를 쓰게 되면 슬랙의 비용 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되어 수익성 일부 개선할 수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에 슬랙이 박차를 가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스코 시스템스와 세일즈포스 역시 인수의 타당성이 존재합니다. 이 두 회사가 갖고 있는 엔터프라이즈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슬랙은 (현재 갖지 못한) 포춘 500 급의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새로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슬랙은 덩치가 꽤 큽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120억 불(13조 원) 규모인데 경영진은 (프리미엄을 더해)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할 것입니다. 상장 직전 사모 시장에서 190억 불로 평가되기도 했던 것을 감안하면, 경영진의 요구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 정도 가격으로 인수가 이뤄진다면 슬랙 딜은 아마존, 구글, 시스코, 세일즈포스, 누가 되었든 그들이 인수한 건 중 가장 큰 딜이 될 것입니다.

슬랙을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곳 중 하나라면 (아마도 슬랙의 매출에 가장 큰 압박을 주고 있는) 마이크로소프일 것입니다. 슬랙의 가장 직접적인 경쟁 서비스인 팀스에 더해 슬랙까지 갖게 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 협업툴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2016년에 슬랙을 80억 불에 인수하려 했다 불발되었고, 이후 팀스를 만드는데 더 큰 투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당시 진짜 슬랙을 인수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되진 않습니다. 그들이 직접 경쟁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죠. 슬랙 인수가 불가능하진 않겠으나 당국의 승인을 받는 것이 거의 재앙 수준으로 어려울 것이에요. 2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독과점 이슈로 고생을 했습니다. 요새 다른 테크 회사들이 겪고 있는 규제 이슈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이 천만다행이겠죠.

(이 건과 관련해서 아마존 AWS와 세일즈포스의 대변인은 언급을 피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노코멘트했습니다. 시스코와 구글의 대변인은 의견 요청에 응답이 없었고요.)

슬랙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스튜어트 버터필드(Stewart Butterfield)는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회사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려면 말이죠. 월스트리트는 1) 슬랙의 성장세가 꺾인 것과 2) 영업 손실에 대해 걱정이 큽니다.

슬랙의 연 매출은 2017년(2018년 1월 마감) YoY 110% 증가했습니다. 2018년에는 이 숫자가 82%로 떨어졌죠. 최근 공개된 가이드에 따르면 슬랙은 2019년의 연매출 성장이 55%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연간 당기순손실은 4,800만 불에서 8,800만 불(약 1천억 원)로 증가했고요.

슬랙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되었던 것은 제품의 무료 버전 덕분이었습니다. 슬랙의 성장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무료로 유입된 고객들이 유료로 전환될 수 있도록 충분한 이유를 제공해야 합니다. 슬랙은 지난 3분기 실적 콜에서 현재 유료 고객이 10만 5천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

퓨처럼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트스 다니엘 뉴먼은 슬랙이 초기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경쟁 서비스들,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프Skype와 시스코의 웹엑스WebEx와 같은 제품들이 뒤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마이크로소프트가 작심하고 돈을 쏟아붓는 팀스가 대기업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마당에, 슬랙은 지금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이죠. 줌Zoom이나 아사나Asana와 같은 새로운 스타트업은 물론 매터모스트Mattermost나 로켓 챗Rocket.Chat 같은 오픈소스 솔루션들도 있으니까요.

“엔터프라이즈 협업툴 시장의 경쟁은 지금 정말 치열합니다”

다니엘 뉴먼, 퓨처럼 리서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또 하나의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초기 입소문을 통해 충성도 높은 개발자 및 사용자를 확보했던 이 회사가, 이제 영업과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여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회사의 생산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데 힘을 쏟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난 분기 영업마케팅 비용은 전기 대비 42% 증가한 9.9억 불(약 1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CEO 버터필드는 처음부터 마이크로소프트를 잔뜩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2016년 마이크로스트가 팀스를 처음 출시할 때 슬랙이 뉴욕타임즈에 광고를 걸고 팀스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던 그 때부터 뻔했죠. 지난 실적 콜에서 버터필드는 슬랙이 모든 고객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해야 하니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다른 솔루션과 묶음 상품을 구성할 수 없다고 항변하며, 꽤 방어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종종 팀스의 DAU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산정 기준에 반발합니다. 스카이프로 음성통화를 하는 사람들을 포함시켜 왜곡시킨다고 말이죠. 버터필드에 따르면 슬랙의 사용자 지표야말로 서비스의 관여도를 훨씬 더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합니다. 지난 실적 콜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의도적으로 지표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뭐, 어쨌든. 이유가 어쨌든 말이죠. 버터필드는 곧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열심히 (서비스를) 팔아서 회사를 지켜내거나, 아니면 항복하고 회사를 팔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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