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크리에이터인 세상, 열정 이코노미(Passion economy) (번역)

유료 뉴스레터 플랫폼 섭스택Substack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가는 구독료로 연간 50만 달러 이상을 번다고 합니다. 동영상 강의를 온라인 회원제로 제공하는 포디아Podia의 탑 크리에이터들의 월 수입은 10만 달러가 넘는다고 해요. 미국의 교사들은 아웃스쿨Outschool이나 주니러닝Juni Learning에서 과외로 실시간 화상 수업을 진행하고 매달 수천불의 추가적인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주 : 한국에는 유사한 서비스로 클래스101, 탈잉, 스터디파이 등이 있겠네요)

이런 이야기는 더 큰 트렌드의 일부입니다. 이 트렌드를 ‘크리에이터 스택(Creator stack)’ 또는 ‘소비자의 기업화(Enterprization of the consumer)’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여태까지 대형 온라인 노동 시장에서 노동자의 개성은 무시되었습니다. (주 : 우버 드라이버에게 개성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기 고유의 기술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도 진행중이지만, 개인의 창의성으로 수익을 내는 방법이 새로운 트렌드입니다. 게임 플레이 영상을 만들거나, 비디오 콘텐츠를 제작해 대규모로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다면 그들의 열정으로 생계 유지가 가능해집니다. 이런 트렌드는 미래의 기업가 정신이나 우리가 여태까지 ‘직업’이라고 생각했던 개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열정 이코노미의 진화

지난 10년간 우후죽순 생겨난 ‘Uber for X’와 같은 온디맨드 서비스들이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공식을 확립했습니다. 긱이코노미의 노동자들은 음식 배달, 주차, 운송 등의 구체적인 서비스에 자신의 시간을 제공해 손쉽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이 시장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수요와 공급의 매칭뿐만 아니라 가격 결정까지 자동화해 유동성을 높였습니다. 플랫폼을 이용하는게 사용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편리했습니다. 전통적으로 비즈니스에게 장애물로 느껴지는 고객 확보, 가격 책정 등을 플랫폼이 처리해주기 때문에 공급자(노동자)는 서비스 제공에만 집중하면 되었습니다. 

이런 플랫폼은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자영업의 길을 열어주는 동시에 일관성과 효율성을 놓치지 않으며 서비스직의 (퀄리티와 프로세스를) 균일화했습니다. ‘내 사장님은 바로 나(Be your own boss)’ 라는 모토를 약속했지만, 대체로 업무는 일차원적이었습니다. 

개성의 수익화

열정 이코노미의 새로운 플랫폼은 긱 이코노미의 플랫폼들과는 다릅니다. 새로운 플랫폼들은 사용자가 개성을 살리면서 수익을 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사용자가 고객과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하고,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게 지원하고, 경쟁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더 나은 도구를 제공합니다. 그 과정에서 인터넷 기반 창업의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역학은 아마존과 쇼피파이의 역학 관계와 유사합니다. 아마존은 표준화와 대량생산의 상징이고, 쇼피파이는 고객과 직접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인디 마켓을 만들고 있습니다. (주 : 카페24 판매자가 직접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판매, 결제 등의 모듈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해주는 플랫폼) 상품 판매 시장에서는 이미 분명한 트렌드가 되었고, 이제 서비스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열정 이코노미의 새로운 플랫폼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1. 기업이나 전문직이 아니어도 누구나 돈을 벌 수 있습니다.
  2. 개성은 버그가 아닌 기능이 됩니다.
  3. 디지털 상품 및 온라인 서비스가 메인입니다.
  4. 사업을 운영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5. 새로운 형태의 직업에 대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긱 이코노미열정 이코노미
수익화 모델회당 과금 – 일회성 수익구축된 고객을 기반으로 발생하는 정기적인 수익
제공 서비스구체적이고 상품화된 서비스다양한 종류의 창의적인 상품 및 서비스
소프트웨어제공자의 개성을 무시하는 주문형 플랫폼제공자의 개성을 강조하는 마켓플레이스 
제공자가 사업을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SaaS 툴
소비자와의 관계소비자와 관계 구축 가능성 적음직접 교류하고 충성도 고객을 모을 수 있도록 플랫폼 차원에서 장려
사업 확장 가능성더많은 시간을 투자하거나, 작업을 완료하는 등 노력 투자 고객 확장, 또는 차별화된 서비스 또는 상품 제공

1. 기업이나 전문직이 아니어도 누구나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누구나 창업자가 될 수 있습니다. 2010년 중반 인플루언서 산업이 떠오르면서 크리에이터들은 광고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플랫폼은 점점 확장되어서 물리적 상품을 제작하는 영역(Vybes, Hipdot, Genflow 등), 브이로그 제작(Cameo, VIPVR, Celeb VM)까지 광범위한 수익활동을 지원합니다. 

창의성을 활용해 수익을 내는 기술이 모든 사람의 손에 쥐여진 덕분에 (인플루엔서가 아닌) 일반인도 창업하고 사업을 키우는게 가능해졌습니다. 이전에는 기업들만 개발자를 고용해 웹사이트나 앱을 만들 수 있었지만, 이제 웹플로우Webflow나 글라이드Glide와 같은 논-코드 플랫폼 덕분에 개발자가 없어도 웹사이트나 앱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심지어 데스크탑 PC에서만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가벼운 모바일 버전으로 만들어서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캐핑Kapwing은 웹이나 모바일에서 동영상, GIF, 이미지를 제작할수 있는 툴인데, (프리미어, 포토샵 등의) 기존 제작 소프트웨어를 대체하려고 합니다. 

열정 이코노미의 플랫폼 기업들에게는 창업 초기 단계부터 창업자들과 협업하고 그들의 성장에 따라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습니다. 창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창업자 고객이 수익을 창출하며 새로운 니즈가 생겨남에 따라 추가 기능을 제공하여 수익을 내는 모델이 가능해집니다. 

2. 개성은 버그가 아닌 기능이 됩니다.

기존의 서비스 시장은 주로 표준화된 업무를 처리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새로운 플랫폼들은 선택의 다양성이 중요한 분야에서 공급자(노동자)의 차별화 포인트를 살리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실시간 온라인 강의 플랫폼 아웃스쿨Outschool의 강사는 주로 전직 교사 또는 집에 있는 부모입니다. 플랫폼에서 강사들은 자체 커리큘럼을 개발하거나 사용자가 요청한 강의 목록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아웃스쿨은 수업 주제뿐만아니라 강사의 배경과 경험, 강사가 직접 작성한 설명을 강조하는 UIUX를 구축했습니다. 학생이나 부모님들은 강사와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상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개성이 느껴지는 아웃스쿨의 교사 프로필

물론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플랫폼에게 리스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가 공급자와 직접 연락할 수 있으니, 플랫폼 밖에서 (더 적은 수수료로) 계약을 진행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플랫폼은 작업 툴, 예약관리, 결제 처리, 인보이싱 등의 기능을 제공하거나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동원해 공급자와 사용자를 플랫폼에 머무르드록 유도합니다. 또한 공급자와 사용자의 직접적인 관계가 만들어지는 플랫폼은 교육이나 튜터링 같은 분야에 집중해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사용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어려 분야의 다른 공급자와 반복적인 매칭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3. 디지털 상품 및 온라인 서비스가 메인입니다.

과거의 창업 지원 플랫폼은 물리적인 상품 (예 : Amazon, Etsy, Ebay, Shopify) 또는 대면 서비스 (예 : Taskrabbit, Care.com, Uber) 에 중점을 두었지만, 새로운 플랫폼들은 디지털 상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디지털 상품을 선보이고 판매하기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은 물리적인 상품 판매를 위해 만들어진 플랫폼과 다른 특성을 가집니다. 

클래스101의 다양한 온라인 클래스들

포디아Podia, 티쳐블Teachable, 씽크픽Thinkfic은 모두 크리에이터가 동영상 강의나 디지털 멤버십을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 SaaS 플랫폼입니다. 이전에는 ‘지식 인플루언서’들이 (로컬 고객에게만) 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거나 쇼피파이와 같은 상품 판매 플랫폼을 변형해 고객을 확보하거나, 윅스Wix, 스퀘어스페이스Squarespace와 같은 사이트를 이용야 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플랫폼은 지역과 면대면 채널에 한정된 전문 지식의 제공 범위를 넓혀도 경제적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인테리어디자인 마켓플레이스 해븐리Havenly에서 디자이너는 원격으로 작업하고 고객과 대화합니다.  디자이너는 (해븐리가 마케팅을 책임지니)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꾸준히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과 언제 어디서나 작업할 수 있다는 유연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습니다. 고객은 가격이 높고, 물리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온라인으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사업을 운영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검색 중심의 마켓플레이스 모델은 광고, 멤버십, 거래당 비용 등으로 수익을 창출했지만 크리에이터 스택의 새로운 플랫폼은 고객의 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SaaS 비용으로 수익을 창출하거나 크리에이터 수입의 일정 비율을 가져가기도 합니다. 이것의 의미는 플랫폼이 일회성 거래보다는 크리에이터가 성장하고 성공하는데 인센티브가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플랫폼은 맞춤형 랜딩페이지나 쿠폰, 추천 프로그램 등의 마케팅 도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다른 플랫폼은 비즈니스 뒷단의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왈든Walden은 창업자들에게 전략이나 회계 전문가를 연결해줍니다. 

창업자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지원이 플랫폼과 함께 번들로 제공되는 것도 가능합니다. 가령 K-8 microschool을 위한 마켓플레이스 프렌다Prenda는 가이드라고 불리는 교사들에게 커리큘럼, 컴퓨터, 소프트웨어, 준비물, 규제 및 보험 등을 통합 솔루션으로 제공합니다. 

5. 새로운 형태의 직업에 대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열정 이코노미에서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직업이 가능해집니다. 

인적 자본으로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광범위한 방법론은 역시 중국에서 발전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블로깅 사이트 웨이보에서 사용자는 Q&A, 비공개 채팅, 전용 라이브 방송 등의 컨텐츠를 멤버십이나 건별 구매로 판매합니다. 덕분에 뷰티, 패션 인플루언서 중심의 산업이 재무상담사, 블로거, 교수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플랫폼 방법론 : 마켓플레이스 vs SaaS

열정 이코노미 산업에 뛰어들 생각이라면, 타겟 크리에이터의 니즈뿐만아니라 그들이 타겟하는 고객이 누구인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마켓플레이스 모델과 SaaS 모델은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마켓플레이스는 크리에이터가 회원가입만하면 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플러그앤 플레이 모델입니다. 그래서 크리에이터는 최소한의 초반 작업으로 수익을 내는게 가능합니다. 마켓플레이스는 소비자와 공급자를 동시에 모으는 양방향 네트워크 효과가 장점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공급자와 수요자를 중개할 수 있을수록 네트워크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이런 예시로는 블로그 플랫폼 미디엄이 있습니다. 미디엄에서 사용자는 컨텐츠를 읽기 위해 구독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작가가 올리는 수익은 사용자가 컨텐츠를 읽는 시간에 비례합니다. 

반대로 SaaS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 별도의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런 플랫폼은 마케팅, CRM, 분석 툴을 제공해 비즈니스 성장을 도울 수 있으나 핵심은 크리에이터의 역량에 달려있습니다. 유료 뉴스레터 플랫폼 섭스택Substack은 작가 홈페이지, 메일링리스트, 결제, 통계, 다양한 구독 옵션을 기능으로 제공합니다. 그리고 구독료 수입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아갑니다. 

마켓플레이스 모델에서 작가는 트래픽 및 구독 유도를 위해 미디엄 플랫폼에 의존하게 됩니다. 섭스택과 같은 SaaS 플랫폼에서 작가는 직접 트래픽과 구독을 유도해야 하지만, 확보한 구독자를 데리고 언제든 (더 좋은 조건의) 다른 플랫폼을 떠날 수 있습니다. 

마켓플레이스의 가치는 아직 뜨지 못한 크리에이터가 고객을 유치할때 효과적입니다. SaaS는 이미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크리에이터에게 적합합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많은 신생 기업은 마켓플레이스에서 활약하는 크레이터를 데려오기 위한 SaaS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열정 이코노미의 미래

열정 이코노미의 새로운 플랫폼 덕분에 창업가들은 개성과 창의성을 수익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몇년간 열정 이코노미는 계속 성장할것이 분명합니다. 특별한 기술이나 지식의 가치가 많은 소비자에게 발견되고, 전달되어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미래가 기대됩니다. 


원문 : Li Jin(a16z) – The Passion Economy and the Future of Work

번역 : 쭈(객원) / 편집 : 에디

“유튜버가 꿈”인 요즘, 그 뒤에 있는 큰 트렌드를 짚어 보고 플랫폼 사업을 하려는 이들에게 인사이트가 많았던 글 같다. 최근 배달노조와 우아한형제들 간의 갈등도 있었지만, 긱이코노미가 그리는 ‘플랫폼 노동’의 미래는 조금 암울했다면, 열정 이코노미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겠다.  

또 한명의 직장인으로서 넣어둔 열정을 다시 찾아내야하는 과제를 받은 것 같다. ‘열정’은 어디서 찾을수 있지 않을까요?

변역자 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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