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 핀테크: 대출 그리고 그 너머 (번역)

*VC 안드레센 호로비츠(a16z)의 애널리스트 애니시 아차리야Anish Acharya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그 동안 소외되어왔던 수백 만명의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개인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 P2P 대출을 렌딩클럽LendingClub이 세상에 내놓은 것은 2006년이었습니다. 그 후 P2P 대출은 기존 은행이 하던 방식을 새로운 기술로 대체하며 미디어와 투자자들의 환호와 사랑을 받았습니다. 2014년 렌딩클럽의 IPO는 85억 불(약 9.5조 원) 규모로 그 해 미국의 테크회사 IPO 중 가장 컸죠.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핀테크 업계의 개척자로 여겨졌던 렌딩클럽은, IPO 당시 기업가치의 85%을 잃었습니다.

상장 이후 렌딩클럽 주가

그 사이 머니라이언MoneyLion이라는 신생 모바일 기업이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2013년 모바일 기반 P2P 대출 서비스를 출시해 렌딩클럽과 경쟁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현재 500만 명 이상의 고객과, 10억 불 이상의 기업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렌딩클럽은 낮은 비용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구글 검색에서는 P2P 대출 관련한 키워드로 경쟁이 없는 상황이었고, 페이스북은 그들을 f8 파트너로 홍보했습니다. (주: f8 파트너는 고객의 신용정보, 자산, 수입, 월별 현금흐름, 소셜 데이터 정보 접근권한을 대출기관에 제공하는 회사를 말합니다) 

그런데 왜 렌딩클럽은 그 어려움을 겪었고, 머니라이언은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바로 머니라이언의 시작은 온라인 P2P 대출이었지만, 그들은 단지 대출만 하는 회사가 아니라 대출-저축-투자자문 형태의 올인원 사업으로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머니라이언

이는 거래를 일회성으로 알선해주는 것과, 금융과 관련한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사이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핀테크의 첫 물결 대부분은 거의 대출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대출을 다른 가치를 주는 금융 서비스들과 엮어내는 것이 추세입니다.

요즘 새로 나오는 대출 서비스들은 대출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손 안의 재무상담사(swipeable financial assistant)’ 같은 느낌이죠. 저는 이제 우리가 폰 속에 소위 ‘원스톱 머니 숏컷’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짝 서비스, 휘발성 이익

초기 핀테크 스타트업들 중에는 기술 기반 대출서비스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 가장 잘나갔던 회사가 프로스퍼Prosper와 조파Zopa와의 경쟁과 마주했던, 렌딩클럽이었죠. 그런데 갈 수록 핀테크 서비스들이 복잡해지는 상황에서는 초반에 반짝 잘나갔던 서비스들이 이후로도 장기간 시장을 점유한다는 보장이 없었습니다.

금융에서는,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도 쉽지만 잊혀지는 것도 쉽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이자비용을 더 받기 위해) 고객의 대출을 연장시키고 싶겠지만 고객은 반대로 대출을 더 받으려고 할 때 (더 나은 조건의 상품을 찾기만 하면) 이전의 거래처를 다시 찾으리라는 보장이 없듯이 말이죠. 

그러니 대출서비스라면 대출고객의 유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계속 비용을 써야할 수 있죠) 렌딩클럽은 대출 상품의 판매비용은 2013년에서 2018년 사이 95% 상승한 반면, 대출 상품의 수익은 8% 감소했습니다. 경쟁 상황이 나빠지니, 고객을 유치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투자대비 수익이 나빠진 것입니다. 

달리 보자면, 학자금 대출이나 주택자금 대출 등의 일회성 거래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까지는 쉽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런데 이 대출이 끝나버리면, 고객은 다시 찾아오지 않습니다. 추가 구매/계약을 위한 동기책은 잘 동작하지 않죠. (대출해준 곳에서 파티 같은 걸 한다고 하면, 누가 갈까요?) 

결국 업계 차원에서 보자면 이 바닥에서 오래 살아남는 기업들은 결국 고객들을 계속해서 붙잡아둘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가치를 꾸준히 제공하는 곳이어야 할 것입니다. 


일회성 대출(X), 지속하는 서비스(O)

핀테크 업계의 새로운 파도는, 그것이 무엇이든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서비스가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탈리Tally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를 자동화하는 것으로 큰 규모의 대출사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어닌Earnin은 고객들이 자신들의 소득을 격주 단위로 나누어 확인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는 정기적으로 신용등급 정보를 제공하며 고객들을 방문시킵니다.

급여 담보 단기대출 상품, 어닌

이런 회사들이 앱으로 제공하는 이 편리한 서비스들은 대출을 넘어서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지속적이죠. 이를 통해 이 회사들은 고객 재유치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사업들은 (대출 서비스를 포함해) 고객 경험과 상품의 구조 자체를 개선해가기 마련입니다. 신용카드가 좋은 예가 될 수 있겠네요. 결제를 신용카드로 하는 행위를 통해, 고객은 보상을 얻고 회사는 거래를 통한 이익을 얻습니다. 여기서 나아가 크레딧 카르마 회원은 개인 대출을 받아 카드 값을 미리 줄일 수도 있고, 신용등급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핀테크 뿐만 아닙니다. 구글 검색광고도 그렇죠. 검색 광고가 잘 동작했을 경우 구글 검색의 질 자체가 개선될 뿐 아니라, 사용자들이 더 다양한 상품정보에 재방문하게 되는 유인동기가 됩니다. 이렇게 고객 유지와 수익 증대 사이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게 되죠. 

앞으로도 몇 년 동안 핀테크 기업들은 고객들을 최초에 붙잡기 위한 상품을 두고 피튀기는 경쟁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것이 주택 자금, 학자금 대출, 카드값 관리 등 무엇이 되든지 말이죠. 

하지만 결국 ‘원스톱 머니 숏컷’의 자리는 지속적으로 고객을 방문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가진 이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핀테크 시장은 결국 상품의 교차판매나 신규 상품 가입까지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서비스가, 결국은 차지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렌딩클럽과 프로스퍼와 같은 기업들이 이전만 못한다고 해도, P2P 대출은 1,380억 불(150조 원) 규모의 시장입니다. 핀테크 시장은 다음 세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주머니 속, 우리 손 안에 꼭 들어가는 재무상담사에게 말이죠.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했을 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전화와 문자는 기본, 길을 걸어 다니면서 검색을 할 수 있으며 심지어 음악까지 같이 들을 수 있는 말 그대로 똑똑한 기계가 세상에 나왔고 그것을 한번이라도 써 본 사람들은 좀처럼 안 쓸 수가 없었습니다. 바쁘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지금보다 조금 더 편리하게, 더욱 쉽게 쓸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늘 관심이 많고 그것들을 대단히 좋아합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은 참 게으른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금융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9 to 6에 갇힌 복잡하고 어려웠던 금융 생활은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들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신용등급을 알기 위해 웹페이지를 열고 로그인을 한 다음 탭을 찾아야만 알 수 있었던 예전에 비해 요즘은 여기저기서 신용등급이 변경되었다고 먼저 알려주기도 합니다. 핀테크 및 인터넷 은행의 시작으로 모바일 금융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우리를 편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사람은 참 게으르기 때문에 지금보다 또 다른 편한 것을 원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에서 나왔듯이 이 또한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를 누군가가 완벽하게 만들어 낸다면 어떨까요? 다양한 금융업을 넘나드는 일들을 한 곳에서 언제든지 해결해 줄 수 있는 ‘국민 금융앱’ 같은 것 말이죠.”

번역자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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