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에 소매를 걷어붙인 밥 아이거 (번역)

*2019년 11월, 디즈니+의 출시 직전의 블룸버그 인터뷰를 번역했습니다.

2005년 월트 디즈니의 CEO가 되기 훨씬 전부터, 밥 아이거는 평일이면 매일 새벽 4시 15분에 일어나 운동을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디즈니의 영화와 TV 쇼의 작업 중 버전을 보기 위해 주말에도 그 시간에 일어납니다.

그는 요새 배우 겸 감독 존 파브로가 만든, 스타워즈 세계관의 스페이스 웨스턴(우주 서부극) <만달로리안>의 첫 시즌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보바 펫의 갑옷으로 알려진 그 갑옷을 입은 현상금 사냥꾼의 이야기에 관한 것입니다. 그는 <제국의 역습>에 나오는 한 솔로를 추적하죠.

아이거는 이야기합니다. “저는 아마 <만달로리안>의 에피소드들을 세 차례 리뷰 했을 겁니다. 처음 볼 땐 메모를 하면서 보죠. 두 번 째에는 러프 컷과 첫 번째의 메모가 반영되었는지를 봐요. 얼마 전 파이널 컷을 리뷰했습니다. 아주 끝내주더군요.” 디즈니는 이 프로그램에 1억 불 이상을 쏟아부었습니다. 볼거리가 더 훌륭한 것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달로리안>을 보고 싶다면 11월 12일 런칭하는 OTT 디즈니+에 가입해야 합니다. 디즈니는 그동안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해 1928년 미키마우스의 첫 등장(<증기선 윌리>)부터 <어벤져스>의 모험, <스타워즈> 속의 우주를 모두 볼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해왔습니다.

출시 첫 해 동안 25개의 새로운 TV 프로그램과, 10개의 새로운 영화를 선보이겠다고도 했죠. 디즈니+는 15년 동안 CEO로 재직해온 아이거에게 가장 중요한 제품인 셈입니다.

중요한 만큼 도전적이기도 합니다. 아이거는 수십 억 불 단위의 인수를 통해 디즈니를 할리우드 최고의 스튜디오로 만들었습니다. 2006년 픽사를, 2009년에 마블 스튜디오를, 2012년에 루카스필름을 인수했죠. 그리고 2019년에는 이 헤게모니를 굳히는 성격으로 무려 710억 불(80조 원)을 들여 21세기 폭스를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디즈니는 스트리밍 경쟁자인 아마존, 넷플릭스, 애플과 달리 제품에서의 경쟁력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기술적인 배경이 없죠.

그들의 콘텐츠를 고객들에게 바로 제공해오지도 않았고요. 최근까지 디즈니의 콘텐츠(디즈니/ ESPN)들을 보기 위해서는 케이블 방송에 가입해야 했습니다. <어벤져스>의 최신작을 보기 위해서는 극장에 가야했죠. 집에서 <어벤져스>를 보려면, 넷플릭스였고요.

디즈니의 스트리밍 전쟁 참전

이제 디즈니는 다릅니다. 다른 경쟁자들이 가진 걸 그들도 갖게 된거죠. 디즈니는 스트리밍 기술을 가진 뉴욕 기반의 회사 뱀텍(BAMTech)의 지배지분을 26억 불(약 3조 원)에 인수했습니다. 그 인수를 통해 그들은 경쟁사에 준하는 기술 기반을 갖게 되었을 뿐 아니라, 가격에서의 경쟁력도 생겼습니다. 넷플릭스 가격인 12.99불의 절반 수준인 6.99불의 요금을 도입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디즈니는 2020년에만 새로운 프로그램과 영화에 10억 불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머지않아 이 금액은 두 배가 될 것이고요. 마블 스튜디오는 ‘토르’의 이복동생인 ‘로키’가 등장하는 새로운 시리즈를 만듭니다. 픽사는 <몬스터 주식회사>의 마이크와 설리가 등장하는, <몬스터 앳 워크Monsters at Work>를 만들고 있죠.

디즈니가 이 건에 대해 지난 4월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에게 발표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은 디즈니의 스트리밍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1년 전 내놓은 스포츠 OTT인 ESPN+는 가입자 200만 명을 모아놓고도 수익이 없었고,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하며 주도하게 된 훌루는 2,500만 명의 미국 가입자가 있긴 했지만 돈 먹는 하마나 마찬가지였죠.

다음 날, 디즈니의 주가는 13% 이상 폭등했습니다.

“그 날 발표에서 두 번 탄성이 터져나왔습니다. 한 번은 가격이었죠. 그 누구도 그런 가격을 예상하고 있지는 못했거든요. 두 번째는 <만달로리안>이었습니다. 존 파브로가 그 영상을 보여주는 순간, 주변에서 모두 미치더라고요. 특히 남자들이요.”

제시카 얼리히,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들은 2024년까지 디즈니+가 확보한 가입자 수가 9,000만 명은 쉽게 넘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여기 ESPN+과 훌루를 더하면 1.6억 명의 스트리밍 고객을 가질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그 때면 3억 명의 가입자를 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거대하지만, 넷플릭스가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아이거는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경쟁하는 것은 아니라고 자주 이야기합니다만, 다른 이들은 그다지 동의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아이거는 넷플릭스를 노리고 있을 것입니다.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하겠죠.” 웨드부시 증권사의 마이클 패터는 이야기합니다.

디즈니의 급등하는 주가는 아이거에 대한 지지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그가 취임 초기 예산을 집행할 때는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이 많았습니다만, 그의 전략은 훌륭했습니다. 디즈니는 가장 가치있는 엔터테인먼트& 캐릭터 시장을 정복하고 있으니까요.

외교적으로도 완벽했던 아이거에게는 일찍이 전임자인 마이클 아이스너가 (디즈니의 주요 주주기도 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불화를 일으켰던 것 같은,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몇 년 전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가 대선 출마를 고려할 때 당했던 조롱과 같은 것을 아이거는 당한 적이 없습니다.

(아이거에게 풀어야 할 다음 숙제가 있다면, 마블 영화를 놀이공원의 라이드에 비유하며 ‘그것은 시네마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던 마틴 스콜세지와의 화해가 아닐까요. 이 질문에 대해 아이거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 분과 와인 한 잔 해야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디즈니+는 아이거 재임 기간의 정점이라 부를 만 합니다. 현재 68세인 아이거는 원래 올해 은퇴할 생각이었습니다. 다만 폭스 인수 건 때문에 2021년까지 유임을 결정했죠. 그는 디즈니+ 전략에 대해 확신으로 가득합니다.

“디즈니+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느낍니다. 의심의 여지 없습니다. 이것은 미디어의 미래에요.”

밥 아이거, 디즈니 CEO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외에도 AT&T는 2020년 봄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맥스’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프렌즈>처럼 그들이 가진 케이블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들과 민디 칼링의 작품들, 리들리 스콧의 신작 들을 포함해서 말이죠. 4월에는 <오피스> 시리즈와 <죠스> 등을 가진 컴캐스트가 NBC유니버설의 OTT ‘피콕’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스트리밍 시장은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디즈니는 이 전장에 충격과 경외심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사용자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과열되면 결국 끔찍한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고 전망합니다. S&P글로벌의 나빈 사르마 이사는 “언제 끝날 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쪽이 아닐 듯 합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이거의 사무실은 캘리포니아 버뱅크에 있는 디즈니 본사에 있습니다. 96년 역사를 가진 회사의 과거와 현재를 상징하는 기호들로 장식되어 있죠. 창가의 선반 아래에는 픽사의 <카>에 나오는 자동차들과, <스타워즈> 시리즈의 C-3PO, <백설 공주>의 일곱 난장이들이 있습니다. 커피 테이블 위에는 묵직한 마블 피규어가 있고요. 다스베이더의 머리도 세 개나 있습니다. 레드, 화이트, 블랙.

머리가 희끗하고, 얼굴에는 주름이 졌지만 아이거는 여전히 군살 하나 없습니다. 인터뷰를 하던 10월말 아침, 아이거는 짙은 청색 카디건을 입고 베이지색 소파에 기대 앉아 오른 팔은 등받이에 왼 팔은 팔걸이에 걸친 채였습니다.

13일 뒤 공개될 디즈니+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이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겠죠. 그는 인터뷰에서 말합니다. “솔직히 흥분됩니다. 이 회사에 엄청난 일이 될 것입니다.”

디즈니 입장에서 스트리밍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수 년 동안 디즈니의 이익 40%을 창출했던 건 ESPN으로 대표되는 그들의 케이블TV 네트워크였습니다. 인터넷 기반의 OTT를 하는 것은, 그들의 사업을 잠식할 것이 확실했습니다. (디즈니는 홈비디오도 잘되었거든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넷플릭스로 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는 것도 옵션은 아니었습니다.


디즈니의 첫 번째 전략: 테크

아이거는 2015년 8월 어느 날 경각심을 느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케이블TV의 구독을 끊고 OTT 서비스들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디즈니가 그 영향을 받고 있으며 ESPN의 수익이 하락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가 이를 발표하자 디즈니의 주가는 9% 폭락했습니다. 아이거는 주가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긴 했지만 그 정도일거라 생각하진 못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반응은 미리 예측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보통 제가 틀리더군요.”

OTT 경쟁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그와 임원들이 진지하게 진행했던 딜은 트위터 인수였습니다. 2016년 10월, 디즈니의 트위터 인수는 사인만 하면 체결되는 단계까지 갔다가 어느 일요일 아침 취소되었습니다.

아이거는 당시 몇 주 동안 트위터의 잭 도시와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가 정지척인 선동과 가짜뉴스에 대해 국회에서 증언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결렬되었죠. 인수 딜을 철회한 것에 대해 안도하느냐는 질문에, 아이거는 “매일 안도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위터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다행히 디즈니에게는 대안이 있었습니다. 트위터와 딜을 진행하기 몇 달 전, 디즈니는 라이브스트리밍 기술의 선구자인 뱀텍의 33% 지분을 10억 불에 인수했습니다. 당시 실리콘밸리에서 높이 평가받던 뱀텍은 메이저리그가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거는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을 때, (뱀텍이 만든) 메이저리그 앱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그 앱의 수준은 매우 높았죠.”

디즈니가 당초 뱀텍에 투자를 한 건 ESPN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트위터와의 딜이 결렬된 이후 아이거와 디즈니의 임원들은 뱀텍에 대한 통제권을 높이기 위해 16억 불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그 대신 뱀텍은 스트리밍서비스의 핵심 기반을 개발하게 되었죠.

2017년 8월 아이거는 향후 디즈니+라 불릴 첫 번째 서비스에 대한 계획과 뱀텍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에게 깊숙한 견제구를 날립니다. 조만간 넷플릭스에서 디즈니의 영화와 콘텐츠를 전부 내릴 것이라고 말이죠. (수 억 불의 잠재 매출을 포기하면서 말이죠.)

뱀텍은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Disney Streaming Services’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지구의, 예전엔 비스킷 공장이었던 곳에 있죠. 노출 콘크리트 벽과 노출 배관으로 둘러싸인 이 공간은 후드티와 헬멧을 쓴 이들이 오고가는 인더스트리얼 양식의 공간이죠.

아이거가 각별히 신뢰하는 케빈 메이어는 디즈니의 스트리밍 사업을 총괄합니다. 190센티가 넘는 키에 짧은 갈색 머리, 각진 턱을 가진 그는 마치 ‘미스터 인크레더블’ 같은 인상이죠. 직원들 옆에 그는 흰색 버튼다운 재킷에 회색 슬랙스, 반짝이는 구두 차림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CNBC 인터뷰가 있었어요. 그것만 아니면 청바지를 입었을건데 말이죠.”

뱀텍은 고화질을 유지하면서 끊김 없이 스트리밍할 수 있는 용량으로 비디오를 압축하는 것의 전문입니다. 메이어는 라이브 스포츠 중계를 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영화나 드라마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영화는 시간이 조금 흘러도 화질을 회복시키면서 알고리즘을 최적화하며 영화를 재생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에 그런 건 사치입니다. 신호를 너무 압축하면 결정적인 순간 플레이가 흐려질 수 있죠. 그것이 리얼이죠. 생방송.”

케빈 메이어, 디즈니

인터뷰를 하는 우리는 층고가 높은 어떤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ESPN+에서 중계하는 스포츠 이벤트의 위성 현황을 보여주는 엽서 크기의 스크린이 벽에 수 백개 붙어있는 방이었습니다. 홀을 따라 내려가면 더 작은 방이 나오는데, 이전에는 쿠키를 굽던 곳이었습니다.

그 곳에서는 여섯 명의 사람들이 데스크톱의 스크린을 보며 각 중계가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도달하는지를 통제합니다. “인터넷은 애초에 영상 배포를 감안하고 개발하지 않았습니다.” 디즈니 스트리밍의 운영 책임자 토마스 카펜터가 말합니다.

“(영화 <마션>처럼) 화성을 개발하고 정착하는 것과 같아요. 환경은 매우 척박합니다. 이 환경에서는, 스트리밍 회선은 자꾸 뻗죠.”

토마스 카펜터,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

최고기술책임자 조 인제릴로는 더 재미있는 은유를 합니다. “여러 큰 중계를 동시에 한다고 치면, 마치 인터넷 자체가 삐걱거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트래픽이 거대해질 때도, 좀 다루기 어려운 부분도 다 있죠.”

“그래도 우회할 수 있죠?” 메이어가 묻습니다.

“뭐 그렇죠.” 인제릴로는 답했습니다. “가끔 트래픽이 몰리면 우회 회선을 타야 하는데, 고속도로가 막히면 지방도로로 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네 이것이 바로” 메이어가 이야기합니다. “예술과 과학이죠.”

코너를 돌면 직원들이 <만달로리안>을 비롯한 디즈니+ 쇼들을 인코딩하는 방들이 있습니다만, 내부인들도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어 있습니다. 디즈니는 스타워즈 팬들이 얼마나 광적인지를 차치하고 쇼의 어떤 세부사항도 유출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잠겨있어요. 들어갈 수 없죠.” 카사노 앤토넬리스 홍보부사장은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요청을 해봤거든요.”

“못들어가나요?” 메이어가 물었습니다.

“열쇠.. 못 받았어요. 음 (부사장인) 메이어 혼자 간다면야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요”

“네.. 뭐.. 그래요.” 답하는 메이어의 목소리에는 왠지 실망하는 기색이 있었던 듯요.


디즈니의 두 번째 전략: 콘텐츠

뱀텍을 인수하고 넷플릭스에 도전한다는 디즈니의 발표는 즉각적인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주가는 오르기 시작했죠. 아이거는 그의 사무실에서 “전략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라고 말했죠. “그 때 더 빨리 움직였어야 했죠.”

우연의 일치였을까요. 2주 뒤 루퍼트 머독은 디즈니가 21세기 폭스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인수하는데 관심이 있는지 물어왔습니다.

아이거는 그의 사무실에 있는 아이패드에서 아직 출시 전이었던 디즈니+을 보여줬습니다. 바로 그들이 21세기 폭스를 인수한 이유가 거기 있었죠. “자, 여기 <심슨 가족>의 30개 시즌이 있습니다.” 자랑스러워하며 그가 말했습니다.

영화를 검색하자 폭스의 영화들이 보였습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마저도 거기 있었죠. <패밀리 가이>같은 콘텐츠나 나 R등급의 <데드풀>과 같은 콘텐츠들은 훌루에 남습니다.

디즈니+ 출시를 준비하며, 아이거는 픽사와 루카스필름, 마블 스튜디오와 같은 자회사들을 돌며 물었습니다. 전사 차원에서 수십억 불 이상을 투자할 텐데, 각 스튜디오에서는 무엇을 더 만들 수 있을지를 말이죠.

스튜디오의 간부들은 행복한 상상에 빠졌습니다. 픽사는 <몬스터 주식회사>의 마이크와 설리가 뛰놀 수 있는 아이디어와 함께, 다양한 단편 아이디어를 이야기했습니다. 토이 스토리의 사랑스러운 포크 ‘포키’가 등장하는 아이디어들을 포함해서요. 루카스필름은 <만달로리안>을 제안했습니다. <스타워즈: 로그 원>의 카시안 안도르가 나오는 스핀오프 시리즈와, 이완 맥그리거가 복귀하는 ‘오비완 케노비’의 시리즈와 함께요.


그리고 마블과 클래식 디즈니

마블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케빈 파이기도 몇 가지를 떠올렸습니다. ‘디즈니 제국’에서 그는 개봉할 때마다 점점 거대해지는 슈퍼히어로 황금시대를 담당하고 있죠. 슈퍼히어로 팬덤의 욕심에 비하면 마블이 만들어내는 작품 수는 언제나 부족했습니다.

파이기는 디즈니 본사의 사무실에 앉아, 검정 ‘어벤저스’ 플리스 자켓 주머니에 손을 넣고, 실제 사이즈의 토르 망치 옆에 있는 커피 테이블에 걸터 앉은 채 이야기합니다.

“수 년 단위로 저희 마블은 9~10개의 프로젝트를 발표해왔습니다. 적지 않죠. 그런데도 제가 항상 첫 번째로 받는 질문은 ‘오 좋네요. 그런데 이 캐릭터 이야기는요? 저 캐릭터 이야기는요? 아니면 저 캐릭터 이야기는요?’처럼, 캐릭터의 전사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디즈니+는 마블이 그런 이야기들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018년 4월 어벤저스 출연진들은 <인피니티 워> 프리미어를 위해 모여있었죠. 파이기는 그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로키’를 연기한 톰 히들스턴, ‘스칼렛 위치(완다 막시모프)’를 연기한 엘리자베스 올슨, ‘비전’을 연기한 폴 베타니도 있었죠.

여러 아이디어들 중에 파이기는 <로키> 스핀오프 시리즈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완다와 비전의 로맨스를 담아낼 수 있는 <완다비전> 시리즈의 계획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파이기가 말하길, 완전히 꽂혔습니다.

파이기는 ‘호크아이’ 역할을 맏았던 제레미 레너에게 이야기할 때 한층 신경을 썼습니다. 마블은 레너와 호크아이 역할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 계약을 맺었지만, 파이기는 이 계약을 디즈니+ 시리즈로 바꾸고 싶었습니다. 레너는 그 변경에 만족했습니다. “레너는 제대로 감을 잡았습니다. ‘해 보죠’ 라고 흔쾌히 이야기했죠.” 파이기는 회상합니다.

그는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예산에 대한 언급은 피했습니다. 디즈니가 어떤 마블 시리즈에서 한 에피소드에만 2,500만 불을 썼다는 어떤 보도에 대해서도 답을 피했습니다. 그 금액은 HBO의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 전체 예산에 준하는 예산입니다. 하지만 그가 하나 힌트를 준 것은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마블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디즈니+를 구독해야 할 것이라고 말이죠. 새로운 프로그램들은 앞으로 나올 영화에 들어갈 이야기의 단서가 될 것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새로운 시리즈에 나올 멀티버스의 개념 같은 것 말이죠. 스칼렛 위치는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 인데, 파이기는 로키의 단독 시리즈 역시 그 정도일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만들어지기 전까지 그 연결의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는 알 수 없지만, 연결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가족 친화적인 디즈니는 다른 그 어떤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콘텐츠가 있습니다. 장르 불문, 세대 불문한 애니메이션/실사영화 모두 그렇죠.

지난 3월 아이거는 디즈니+에 <백설공주>를 포함한 13편의 디즈니 클래식 영화들도 포함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전에는 이런 영화들을 홈비디오 형태로 간헐적으로 발표했지만, 곧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디즈니의 팬클럽 D23은 이에 열광했습니다. 이들은 특별히 구독료를 할인 받을 예정이었기 때문이죠. 아베트 니콜 브라운은 ‘우리가 어릴 때 사랑했던 그것들이, 마침내 돌아온다’고 말했습니다.


디즈니의 세 번째 전략: 규모의 경제

디즈니처럼 이미 콘텐츠를 충분히 갖추고 있더라도, 디즈니의 스트리밍 사업이 바로 이익을 낼 수 있진 것 같지 않습니다. 미디어와 테크 회사에 투자하는 모펫나탄슨은 향후 4년 동안 이들의 3개의 서비스(디즈니+, 훌루, ESPN+)가 총 110억 불(13조 원)의 손실을 입다가 2024년에야 마침내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이 예측대로 흘러간다면,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증함에 따라 디즈니와 경쟁사들이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마케팅에 터무니 없는 비용을 쏟아붓게 될 것입니다. 이 회사들 모두가 제작 편수를 늘리고 스타 감독과 배우를 영입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비용 경쟁은 과열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테드 사란도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지난 10월 실적 발표에서 “경쟁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아마 전년부터 30% 이상의 가격 상승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아이거는 콘텐츠 제작에 대한 예산 부담이 상승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즈니의 기존 IP들이 튼튼하고, 새로운 것에 대해 무리하게 투자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디즈니가 상대적으로 경쟁에 유리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디즈니는 무엇을 반드시 가져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아주 큰 이점이죠.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퀄리티가 떨어지거나, 짜릿한 부분이 없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밥 아이거, 디즈니

디즈니+의 숨은 무기 중 하나는 훌루와 ESPN+와의 묶음 요금제입니다. 디즈니 테마파크의 입장료 할인이나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의 1,700만 가입자에 대한 할인도 물론이고요. 구독의 중도해지를 막기 위해(주: 업계에서는 churn rate라 부릅니다) 그리고 디즈니+는 시리즈의 에피소드들을 한 번에 오픈하는 넷플릭스 방식을 따르기보다는 주 단위로 공개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아이거가 디즈니의 진정한 엣지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입니다. 픽사의 <토이 스토리4>는 2019년 10억 불(1.2조 원) 이상을 세계적으로 벌어들였습니다. 마블의 <어벤저스: 엔드게임>은 28억 불(3.1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역대 최고 매출의 영화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비록 스핀오프 <한 솔로>가 생각만큼 잘되진 않았지만) 여전히 최고의 시리즈 중 하나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이거는 그가 그런 프랜차이즈의 스핀오프에 대한 대중의 기호를 잘 알아보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스타워즈 스핀오프 영화에 대한 수요가 그렇게 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한 솔로>가 4억 불 정도를 벌어들이며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그는 <만달로리안>의 성공에 대해 확신하고 있습니다. “멋지잖아요. <스타워즈> 세계관으로 만들어진 첫 번째 실사 TV시리즈에요.”

<한 솔로>만 아니었다면 그는 이 상황을 탐탁치않게 바라보고 있는 유명인사 – 조지 루카스를 좀 더 설득하기 수월했을 것입니다. 그는 디즈니의 프렌차이즈 전략의 첫 번째 흠이라 할 수 있는 <깨어난 포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니까요.

그런 루카스가 <만달로리안> 세트장을 방문했습니다. 비판의 코멘트는 없었습니다.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말이죠. “조지는 좋아했어요.” 아이거는 이야기했습니다. (루카스 측은 문의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만달로리안>은 디즈니+ 출시의 최전방 그리고 중심에 설 것입니다. 2006년 TV 영화 <하이 스쿨 뮤지컬>에서 영감을 받은 프로그램, 여섯 개의 신규 시리즈, 두 개의 신작 영화와 함께 말이죠.

호크아이, 로키, 카시안 안도르가 나오는 시리즈는 이 다음 해에 공개될 것입니다. 리지 맥과이어와 힐러리 더프가 등장하는 쇼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2024년까지, 디즈니는 50개 이상의 새로운 쇼를 공개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거는 디즈니+를 훨씬 더 파격적으로 출시해도 좋았겠다고 말하지만,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균형을 또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는 “세상과 소통해야 하는 것이니까요”라고 이야기합니다. 그의 재임 기간에서 이 서비스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묻자, 그는 미소지으며 답했습니다.

“그런 걸 생각하기엔, 이젠 너무 늦은거 아닐까요. 주사위는 던져졌으니까요.”

“최근 디즈니의 밥 아이거 CEO가 퇴진을 발표했습니다. 그의 후임자는 (기사에 나오는 케빈 메이어가 아니라) 디즈니파크를 담당하던 밥 체펙이었습니다. 전부터 퇴진 이야기를 종종 해오던 그가 결국 떠나는 것을 보며 이 기사를 떠올렸습니다.

밥 아이거는 전임자와 달리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웠습니다. 픽사와 마블, 루카스필름을 인수하며 최고의 콘텐츠 프랜차이즈들을 디즈니 제국에 편입시켰죠. 그리고 뱀텍을 인수하며 D2C 플랫폼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갖게 되었고요.

이 기사에서 말하듯 디즈니+는 그가 세운 전략의 종지부라 할 만합니다. 그리고 출시 첫 날 1,000만 명, 7주 만에 2,5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그 전략의 준수한 시작을 확인했죠. 아이거는 그 결과를 보고, 이제는 퇴임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요.”

번역자 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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