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메타버스? 메타버스!! (번역)

‘메타버스’는 요즘 가장 핫한 유행어입니다. 하지만 화이트보드에 붙은 포스트잇에 쓴 개념과 같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메타버스가 하겠다고 하는 아이디어들은 말로만 그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진짜 새로운 ‘IT’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동작을 하든,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기기, 경험,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겠죠.


테크 업계는 계속해서 ‘넥스트 빅 띵’을 궁금해 합니다. 15년 동안 모든 산업의 혁신을 이끌었던 기관차는 스마트폰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45~50억 인구가 스마트폰을 씁니다.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 메가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크립토 업계에서는 이에 의문을 갖지 않습니다. 그들은 크립토가 그것이라 이미 믿고 있으니까요. 테크 업계 역시 크립토와 블록체인이 새로운 트렌드라는 것 자체는 확실하다 얘기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빅 띵이라 확신하지는 않죠. 크립토는 (인프라 기술이기 때문에) 다른 무언가와 결합된 채로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언가의 움직임, 새로운 개념을 정의하려는 노력은 언제나 있어왔습니다. 딱히 관련이 있어보이지는 않은 일련의 트렌드를 연결하고 개념화하고, 그걸 새로운 개념어로 묶는 그런 것이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꼭 쟁이들이 마케팅 용어로 헛소리를 한 것 같은 느낌이긴 합니다만 어떤 면에서는 엔터프라이즈 컴퓨팅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트렌드를 대변하듯이 말이죠.)

2000년대 중반, ‘웹 2.0’은 우리에게 닷컴 버블의 잔해에서 생겨난 이런저런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유용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개념어들을 잘만 활용한다면, 그저 트렌드만 좇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서비스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죠.

크립토 신봉자들은 웹 2.0의 의식적인 벤치마킹으로 ‘웹3’라는 개념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레거시 테크 위에 올라간 프로덕트를 위한 혁신 로드맵으로 포지셔닝하려 하고 있죠. 그런 개념어는 또 많습니다. 최근 담론이 많은 ‘크리에이터 경제’도 마찬가지이죠.


그런데 테크 미디어들의 트위터에서 시작했다가 IT 솔루션 회사들의 기술영업 덱에까지 진출한 개념어 중 하나가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이 버즈워드가 확산되는 속도는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마치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에서 말코비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에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심지어 ‘엔터프라이즈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요즘 메타버스는 거의 만능이에요. 뭐든 다 갖다 붙이려고 합니다. VR, AR, 게임, 크립토, 가리질 않아요.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아직은 그저 화두에 머물러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스마트폰 이후의 ‘빅 띵’이 AR과 VR이라는 데에 크게 베팅했습니다. 자연히 마크 주커버그는 요새 ‘메타버스’를 부쩍 많이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VR은 하드코어 게임의 일부 정도로만 머무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꽤 그럴듯한 VR 헤드셋이 출시되어 있습니다만 (게임을 제외한) 사용 케이스가 딱히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게임에서도 VR이 그닥 매력적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무어의 법칙에 따라 어느 정도 집적도가 향상되면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성능이 좋아진다는 것이 잘될거라는 보장인 것은 아닙니다.

반면 AR은 아직 연구 중인 신기술이지 상용화 단계까지 온 것은 아닙니다. 안경을 쓰면 우리 주변의 실제 세상에 무언가의 정보가 얹어진다는 것은 일견 그럴싸합니다. 그런데 아직 중대한 광학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애플이나 그에 준하는 누군가가 그 문제를 해결한다는 보장을 아직 우리는 보지 못했습니다.

어찌되었든 메타버스에서는, 우리는 디스플레이를 착용해야 할 것입니다. 그 디스플레이가 무언가를 보여주겠죠. 그것은 게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완전히,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두 번째 쟁점. 테크 업계에 광범위하게 퍼진 화두입니다. (메타버스에서의) 게임이 지금의 게임에서 진일보 할 수 있을지 하는 것입니다. 하드코어, 리치한, 몰입감 있는 게임은 언제나 큰 비즈니스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콘솔게임을 하는 사람보다는 스냅챗의 사용자가 더 많습니다. 게임(만으로는) 보편적이지 않아요.

사람들은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에서 일어나는 오픈 이노베이션 – 외부의 크리에이터, 콘텐츠와 크로스오버로 일어나는 움직임들이 게임 씬의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합니다. (그 생태계에서 VC들이 투자할 만한 회사들이 더 많이 나타날 수 있을테고요)

메타버스에서는 이 개념(오픈 이노베이션) 역시 VR, AR과 같이 움직입니다. VR과 AR과 게임의 결합은 현실과 콘텐츠 업계 전반을 이전과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혁신할 것입니다.


이 모두를 묶어낼 마지막 마법의 비약으로 NFT라는 것이 있습니다. 올해 이쪽 업계에서는 NFT가 크립토가 어떻게 어플리케이션이 될 수 있을지, (인터넷에서의) 넷스케이프와 같은 모먼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몇 가지 시도가 시작되었습니다.

NFT는 화폐, 크리에이터, 수집품, 게임, 토큰과 스킨과 게임, VR, 위치정보, 개인고유정보와 콘텐츠를 결합해서 새로운 경제, 새로운 인센티브, 새로운 경험의 층위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우리는 아바타의 스킨을 사는 것처럼, 리한나 브랜드의 새로운 옷의 NFT를 구매하게 될까요? 그 옷은 (AR을 통해) 우리 모습 위에 입혀진 채로 다른 이들에게 보일까요? 그것이, 앞으로 우리가 원할 그런 미래일까요?

유행하는 버즈워드는 많습니다. 그런데 게임 업계에서는 (예술계와 마찬가지로) NFT가 풀겠다고 하는 그런 문제에 대해 딱히 문제라고 생각해오지 않았습니다. (그걸 문제라고 주장하는 사기꾼이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게임도, 심지어 VR도 딱히 (NFT가 고쳐야 할만큼) 망가져있지 않습니다. 아직 AR은 상용화된 글래스 조차도 나와있지 않아요. 사실, 아직 진정한 ‘메타버스’를 구매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이 모든 것들은 마치 1990년대 한 회의실의 화이트보드 앞에 서서 ‘인터랙티브 스크린, 하이퍼텍스트, 광대역, AOL, 멀티미디어, 멀티플레이 게임’ 같은 단어들을 쓰고는 그 전체를 큰 박스로 묶어서 ‘IT’라고 부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용자들 모두가 어디에 있든 어딘가에 연결되어 있다는 비전은 전적으로 당연하고 옳은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들이 상상하던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그때 그것들은 결국 답이 아니었습니다.

요즘 ‘메타버스’는 화이트보드에 덕지덕지 붙은 포스트잇의 모음과 같습니다. 그중 일부는 다른 것들보다 더 실제적일 수도 있을테고, 그중 몇몇은 합쳐질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사실 그건 화자가 의도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 솔직히 지금 여러분과 저 역시 메타버스에 대한 상이 다르다는 것이 확실하듯이 말이죠.

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 경험, 디스플레이, 그리고 화폐경제에 대한 우리의 인터랙션은 아직 막 초기단계입니다. 아이폰은 나온지 고작 14년 되었습니다. 우리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아직도 배워가고 있습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새로운 폼팩터의 스크린, 그리고 게임, 미디어 소프트웨어의 개념을 새로 정의할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인터넷 상에서의 개인, 개인의 표현, 그리고 대중 콘텐츠와 어떻게 인터랙션할지에 대해서도 말이죠. (그래야 ‘메타버스’라는 말의 의미가 생깁니다.)

단순히 이것이 그냥 IT와 같은 (벙벙한) 말, 혹은 캐치프레이즈에 그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헤겔이 이야기했죠. 미래라는 것은 그 무엇도 알 수 없다고, 마침내 일어나고야 말 것이라는 것 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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